디워- 괴수영화는 괴수영화다우면 되는 것이다.

영화감상평

디워- 괴수영화는 괴수영화다우면 되는 것이다.

1 가륵왕검 3 2110 4
요즘 아마 심형래감독의 디워만큼 논란의 촛점이 되는 영화도 없을 겁니다.

영화판에서 변두리 인물 취급을 해왔던 그가 디워를 통해 독자적으로 이루어낸 성과를 기준으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대요.

그런 와중에 한편으로는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몇백억이라는 돈으로 자신이 원하는 영화를 만든 그를 부러워하며 피눈물을 삼키는 사람들 또한 있을 겁니다.

저는 디워를 괴수영화 팬이라는 입장에서 무척 재밌게 봤는데요.

영화를 보기 전에 솔직히 가장 궁금했던 것은 배우의 연기나 연출력 따위가 아니라 거대한 뱀에 지나지 않는... 그래서 손과 발이 없는 이무기를 가지고 어떻게 전투 장면을 만들어 낼까라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이건.... 최후의 상황이 올때까지 악한 이무기가 일방적으로 미국 도심을 박살내는 것으로 나오더군요.

그래서 한국산 뱀(?)인 이무기에게 쩔쩔매는 미국 사람들을 보니 괜히 통쾌하기도 하고 거대한 괴수끼리 부딪히는 아찔한 액션 시퀀스가 나오지 않아 아쉽기도 했답니다.

사실 따지고보면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인 이무기를 중심에 두고자 했을때 시나리오가 후지다는 비판을 떠나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지 심감독님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을거라 짐작됩니다.

괴수영화의 역사와 제작편수 면에서 한국영화를 훨씬 능가하는 일본에서 조차 거대한 뱀이 메인 괴수인 영화는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뱀이 가진 역동성과 민첩함을 CG만으로 훌륭하게 묘사를 해낸 점은 정말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특히 마지막 드디어 선한 이무기와 악한 이무기가 싸움을 벌이다 선한 이무기가 용으로 변하는 장면에서 박력은 괴수영화라는 면에서 볼때 최고의 연출력이라 생각합니다.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28편이 만들어진 일본의 고지라 시리즈 중 대부분을 보았지만 그 어느것도 인간의 동작 형태를 빌리지 않고 동물의 원형을 철저히 살리면서 박진감이 넘치는 액션을 연출한 경우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엔 배우가 괴수 모양의 슈트를 입고 연기를 해오다 1990년대를 넘어가면서 CG를 도입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겠지만 말입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괴수영화는 절대적으로 괴수영화답게 봐야하며 기존의 영화문법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앞뒤자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즉.. 괴수영화가 가진 기본적인 플롯은 인간의 무력함을 넘어서는 거대한 괴수들이 일으키는 파괴의 미학과 그러한 존재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플롯을 얼만큼 사실적으로 표현해내었느냐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 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는 괴수의 동작 패턴과 성질 전투력등의 설정과 이를 둘러싼 세계관의 설정이 얼만큼 제대로 되었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납니다.

예를 들어 고지라는 핵실험으로 인하여 동면중인 공룡이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매우 포악한 성격에 입에서 방사능화염을 뿜는 것으로 되어있으며 영화에서는 고지라를 비롯해서 출몰하는 괴수들을 막기위한 국가기관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물론 그외의 부분들도 섬세하게 다듬어져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디워는 적어도 이러한 괴수영화의 기본에 철저히 충실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인간 배우의 연기력이 아니라 CG로 창조된 이무기가 얼마나 파괴자로서 그럴듯하게 보여지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말입니다.

분명한 것은 위에서 말했듯 50년이라는 역사를 가진 고지라보다 괴수영화의 역사 자체를 따져보기 힘든 한국영화 토양에서 만들어진 디워의 완성도가 더 낫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인간의 잘못으로 태어나 파괴만을 일삼는 고지라와는 달리 이무기라는... 인간을 지키는 수호자로서의 용에 대한 한국 고유의 전설을 기초로 이야기를 확장시켜나간 심형래감독의 의도를 최소한 파악이라도 하고 비판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원래 괴수영화는 당연히 취향을 타는 장르입니다.

일본에서 고지라 시리즈 중에서 100만이 넘은 경우가 많은데  그러한 작품을 봐도 솔직히 사람이 들어가서 연기하는 것 티가 다 나고 일반 배우들의 연기 역시 썩 괜찮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재밌는것은 괴수영화를 즐기는 층들은 그러한 어설픔과 유치함까지도 하나의 즐길거리로 인정하고 본다는 점입니다.

300억이 들었든 애국심 마케팅이라고 오버를 하든 괴수라는 단어와 유치하다라는 단어를 동일시하는 사람들에게 디워는 온통 비판할 부분이 가득한 작품일겁니다.

하지만 본인의 얄팍한 취향으로 배우의 연기력이 어색하고 CG가 구리고 스토리의 개연성이 없다고 하기전에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낼 수 있는 기술을 먼저 갖추게 된 지금..

다음은 우리 영화판에서도 기술이 딸려 드라마와 캐릭터에만 치중하는 지겨운 작가놀음에서 벗어나 괴수영화라는 장르 안에서 스타워즈와 킹콩이 그랬던 것 처럼 섬세한 이야기를 짜낼 수 있도록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줘야 하지 않을까요.

스크린쿼터 때 나온 이야기가 민족이 어쩌고 우리영화를 지키자는 것이었죠.

미국인들까지도 아무런 사전지식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면 과연 우리영화라는 의미가 필요한 걸까요?

자신들의 아집과 오만에 빠져 심형래감독이 이룬 것을 상상도 못해 본 잘난 영화인들. 제발 뭐든 장르영화라도 그럴듯하게 좀 만들어보고 변명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호러영화들도 대부분 엉망진창인데 미술과 소품에만 돈 처들이고 정작 무섭게는 못 만드는 아이러니 투성이니 말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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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안말순  
  글잘쓰셨네요..맞는 말인듯,, 드라마가 아닌 액션쪽이면 볼거리가 우선이죠..두가지 다 잘 만들수없죠..그게 쉬운데 아무나 못 만들겟나요?그리고 꿋꿋하게 한국 어떤 영화도 해내지 못한걸 해 낸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
근데 킹콩보다 낫나요?액션씬이?킹콩은 액션이나 스토리 둘다  좋던데..
킹콩에 비하면 괴물은 진짜 상대도 안되는 영환데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서 성공한듯....
1 babel2005  
  솔직히 킹콩보다는 한수위라고 볼수 있을 겁니다... 한번 보십시오...선입견 없이 보면, 아마 엄청난 광경이 펼쳐질겁니다.... 대단한 영화임에는 틀림없음....
1 안말순  
  진짜 킹콩보다 낫나요?근데 왜 까이나요?킹콩보다 너무 재미없는 괴물도 이ㅣ렇게 안까였는데 이해가안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