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전혀 볼 생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 하도 말이 많길래
호기심에 극장을 찾았습니다.
솔직히 심형래 감독의 괴수 영화 너무 지겨웠어요. 쥬라기 공원을 얼마나 감동적으로 봤길래 그리도 파충류에 집착하시는지....

영화를 보기전에 생각한것은 이 영화가 어느 나라의 어떤 감독이 만들었는지, 그 감독의 전직이 뭐였는지, 심지어 감독의 예전 작품에 대한 기억도 가급적 초기화 시키고 봐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여러 게시판을 보면 영화에 대한 얘기와 심감독의 독보적인 행보에 대한 얘기로 찬반이 갈리고 비판과 비난, 욕설이 난무했으니까요. 가급적 영화 자체만으로 느껴보고 싶어서였습니다.

100% 의도한바대로 봤다고는 장담할 수는 없지만, 영화는 재미없었습니다.
이 영화가 졸작이라기 보다는 기존에 봤던 SF영화가 너무 잘 만들어져서일까요?
지금의 기술력과 비교하면 애들 장난같은 2~30년 전 SF영화보다도 더 수준이 낮아보이는건 결코 제가 가진 선입견이나 편견 탓은 아닐겁니다.

그렇게 찬사를 받던 특수효과도 하이라이트 부분의 CG를 제외하고는 획기적인게 거의 없고 너무나도 이질적인 코스튬, 결정적으로 등장인물 모두의 엑스트라 같은 연기를 참고 봐야할때는
마치 가족과 함께 애로영화를 볼때 처럼 민망하더군요.
크레딧이 올라갈때의 고생씬(?)을 메이킹 필름으로 받아들이기엔 영화가 제게 준 재미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 영화는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선전영화도 아니고 발전된 우리의 CG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PR영화도 아니며 심형래 감독의 SF장르 개척을 기념하기 위한 다큐멘터리도 아닌만큼
철저하게 오락영화로 인식하고 재미를 위주로 감상했습니다.
결과는 그동안 무수히 봐온 재미없는 영화 중 하나일 뿐이었습니다.

누가 뭐라해도 영화를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는 역시 독창적인 시나리오,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뛰어난 배우의 연기력 등등일텐데 여러모로 부족했고, 그 불완전성을을 덮어버릴 만큼 언론에서 이슈화가 되었다는 점이 오히려 이 영화에겐 독이 될듯합니다.

영화에서 재미와 감동을 느끼고 평가를 내리는 기준이 모두 다르기에 객관적인 평가는 불가능 하다고 하지만, 국내 영화판이 매너리즘에 빠져있고, 심형래 감독이 (국내에서는)아무도 가지 않던길을 개척하려 했기때문에 이영화가 좋은 영화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진 않군요.

SF영화 좋아라 하는데 이번달에는 좀 더 재밌는 영화가 개봉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