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브룩스 - 뒤틀림의 미학 (스포일러)

영화감상평

미스터 브룩스 - 뒤틀림의 미학 (스포일러)

S MacCyber 5 2523 6


근래의 헐리우드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재 고갈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각 영화마다 포장만 조금씩 다를 뿐 결국
스토리는 다 비슷비슷하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몇몇 영화들은 기존의 스토리를 조금 비틀어서 새로운
트렌드로서의 성공을 만들어 낸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정말 평이한 (지루할 수도 있는) 유령영화를 뒤집은 식스센스,
그냥 죽여버리던 희생자와 게임을 하는 쏘우, 공포영화의 공식을
대놓고 비웃는 스크림 등등, 최근에 영화팬들에게 지적 쾌감을
선사한 적잖은 영화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미스터 브룩스'도 기존의 범죄 스릴러를 통째로
뒤틀어서 참신함과 놀라움을 동시에 주고 있습니다.
물론 잘 만든 영화인데 여기서는 그 재미라든가 연출, 연기보다는
역시 좋은 영화가 나오기 위해서는 좋은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 촛점을 맞추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소개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스포일러라고 느껴질 수도
있으며 본 글은 10초당 300원의 요금이 부과되오니 원치 않으시면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 ^^ 농담입니다. )

이 영화의 장점은 모든 캐릭터가 자기 만의 스토리와 개성을
가지고 있어서 마치 장편 드라마처럼 각각의 이야기가 동시
진행되어 간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그럼 기존의 범죄영화 공식과 비교해보겠습니다.


1. 연쇄살인범

스테레오 타입으로 보면 혼자 살고 성격 이상하고 벽에다
사진들 잔뜩 붙여놓고 변태적인 기질이 있습니다만 여기서는
성공한 사업가에 사랑스런 아내와 딸까지 있는 점잖은 중년
신사로 나옵니다. 살인중독을 스스로 치료하기 위해 알콜중독
모임에 참여까지 합니다.

2. 살인방법

연쇄살인은 거의 잔인하고 시체도 엽기적으로 전시(?)하는데
비해 총알 한방으로 피도 거의 안흘리고 '깨끗하게' 죽이는 데다가
남여 커플을 죽여서 사랑스런 장면을 연출합니다.

3. 이중인격

살인마는 보통 외곬수 성향인데 여기서는 또 하나의 자아를
등장시킵니다. 하지만 그것도 선과 악의 극단적 대립이 아닌
서로 상의하고 때로는 격려까지 하는 특이한 관계입니다.

4. 형사

맡은 사건에 집착을 갖는 것은 같지만 여기 형사는 '재벌'이라는
설정이 독특합니다. 게다가 전남편과 이혼하고 연하의 남편과
결혼했다가 이혼 소송중인데 오히려 위자료를 뺏길 처지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5. 협박자

살인자의 사건 현장을 목격했다... 그러면 으레 모른 척하고
도망가거나 돈 내놓으라고 협박을 하겠지만 한술 더 떠서 같이
살인에 참여하고 싶다?

6. 계략

살인자가 협박자를 어떻게든 처리할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살인자가 자기를 죽여달라고 한다...
보통은 이게 속임수겠지만 여기서는 진심입니다. 다만 살인자가
두가지 가능성을 다 준비했다는 것으로 넘어가죠.

7. 가족

혹자는 이 것이 범죄를 다룬 가족영화라고 평할 정도로
가족이라는 소재는 이 영화에서 중요한 배경입니다. 특히
이 영화의 백미인 딸의 정체는 영화를 또 다른 방향으로
끌어가게 되죠. '살인 유전자'를 물려받은 딸과 이젠 그녀에게
살해당할 지 모른다는 공포에 떨어야하는 진짜 살인자...


이상에서 이 영화의 차별점들을 간단히 살펴 보았습니다.

살인자와 여형사의 구도는 한니발 박사와 FBI 여수사관의 그것을
많이 닮았습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어차피 영화들은
비슷비슷한데 어떻게 다른 포장을 입히느냐가 관건인 것입니다.
어찌보면 재벌 살인자와 재벌 형사의 대결이라는 다소 우스운
설정으로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 측면보다는 시나리오적 구성에 조명을
맞춘 것은 좋은 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입니다. (역설적으로 생각했을 때, 기존의 연쇄살인영화를
기대하고 보셨다면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한국영화 중에서라면 '달콤 살벌한 연인'이 의외의 소재와
구성으로 살짝 놀래킨 적이 있었습니다. 헐리우드 영화 뿐
아니라 우리 영화도 기존의 소재를 쓰더라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입해서 창조는 무궁하다는 진리를 증명해주기를 바랍니다.


사족으로, 번역을 한 입장에서는 일반 감상자보다 좀 더
영화를 정확(?)하게 보게 됩니다. 원어로 이해를 하게되기
때문이죠. ^^; 원어의 느낌이나 뉘앙스, 재치, 유머를 바꾸다보면
최선을 다 해도 80 ~ 90% 정도 밖에 전달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늘 남습니다.

한가지,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잘하시는' 자막제작자가 만든
자막이 극장, 섭 자막보다는 훨씬 원어 전달에 충실합니다.
영화의 참맛을 느끼시려면 이 점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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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Realdoc  
  감상문 잘 읽었습니다...이영화에 핵심 포인트만 쪽쪽 뽑아 잘 표현 하셨네요 ^^
1 김성호  
  더운날씨에 고생하셔서 제작해주신 자막덕분에 오랜만에 조은영화 감상했네요~!!!!!
감사합니다~!!!!!!!!
1 에레미야  
아메리칸싸이코느낌이 많~이 납디다...허나 윌리엄허트와 케빈코스트너의 조합은 정말 멋지다고밖에 말할 수 없네요..그들의 대화장면에선 마치 잘 짜여진 연극작품을 보는 듯한 포스가 있었음.
멋진 설정이었고..데미무어도 좋았고..CSI의 마그 헬젠버거마님도 볼 수 있어서 쵝오였소이다..
케빈의 딸로 나온 그 여자애 뜰거같애요..
1 나무그늘  
  오늘 낮에 이 영화 한 편 땡겼습니다... ㅎㅎ<BR><BR>제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더군요... ^^<BR><BR>덕분에 즐감했습니다... 감사... ^^
4 TerraBlues  
  모처럼 즐긴 스릴러물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