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 이상한-최대한 스포일러를 없애려고 했지만 먼저 영화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영화감상평

-소설보다 이상한-최대한 스포일러를 없애려고 했지만 먼저 영화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1 촬리 1 2109 4
이 영화 네이버 평점이 8점대더군요.

먼저 영화를 안 보신 분은 더 이상의 글은 보지 않고 영화부터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 만큼 최근 나왔던 영화들 중에서 플롯면에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작품입니다.

이 이상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은 사소한 이야기라도 스포일러가 되어 영화를 보는 흥미를 줄일 듯 해서요.

일단 한 번 봐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300같은 영화보다는 머리를 때리는 지적 흥미가 더 클거에요.


 

 


네이버 평점이 높은 것은 그 만큼 많은 분들이 좋은 평을 내렸다는 것인데...

일단 소제만큼은 정말 탁월합니다.

소설가가 쓰고 있는 소설의 주인공이 동시대인이라는 것인데

이제는 어느 정도 레퍼토리가 고갈되었다고 느껴지던 영화판에서 상당히 신선한 소제였습니다.

소설가가 나레이션하는 소설의 주인공이 결국 현실의 인물이며 작가와 대면하고 결말을 알 수 없게 되는 장면은

정말 수 많은 반전 영화에 길들여졌지만 끝을 기대하게 하는 힘이 있더군요.

하지만 주인공이 죽었으면 소설의 완성도만큼이나 이 영화의 감동도 더 컸을 듯 합니다.

주인공이 소설의 주인공으로서 자신을 깨닫고 해당 작가에게서 자신의 죽음을 선고받죠.

차마 작가가 타이핑한 글은 못 읽지만 살고 싶어서 최종 결말을 문학 이론 전문가에게 넘겨주면서 조언을 구합니다.

밤잠 설쳐가며 살 기를 갈망하지만 다음 날 문학 이론 전문가는 이 소설의 결말이 너무나 뛰어나서 '넌 그냥 죽는게 좋을 것'이라고 하죠.

이런 식으로 죽는 것은 오히려 선물이라는 뉘앙스의 위로를 받으면서요.

허망한 마음에 주인공이 버스 안에서 그 타이핑함 글을 모두 읽고는 결국 그  아름다운 죽음에 감복해서

소설에 따라 자신의 마지막 하루를 그대로 답습하죠.

이 부분이 사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죠.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의 마지막을 알 수 없고, 그래서 아름다운 죽음을 맞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영화속의 주인공은 비록 죽음의 순간은 알지만

자신의 죽음을 포장받는다는 것에서 그 어느 누구도 못 받은 선물을 받는 것이죠.

물론 삶의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은지 얼마 안되었다는 점에서 주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순간에서 맞이하는 고귀한 희생이라는 죽음만큼 의미있는 것은 없지 않나합니다.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서 새로이 발견한 삶의 희망을 버릴 수 있는 것은

문학전문가가 말했던 것 처럼 너무나 훌륭한 결말이라서 죽음을 권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하네요.

그런만큼 결국 주인공을 죽이지 못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결말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물론 소설 속의 주인공이 실제하고 그 주인공이 자기 죽음의 실체를 깨닫고도 의연히 나아가기를 원하는 것에서

작가가 차마 주인공을 희생시킬 수 없었다지만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희극보다는 비극으로 끝나는 결말이 더 많은 감동을 주었을 듯 합니다.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오히려 죽음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가 비극이 지니는 최고의 덕이니깐요.

그런 맥락에서 예전에 보았던 "더 재킷"이라는 영화가 떠오르네요.

주인공이 자신을 희생하며 한 여자의 미래를 구하는 것으로 끝나는 영화인데

마지막에 자신의 죽음으로 희생하는 주인공의 의식이 흐려지는 순간에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가 "우리에게 얼마나 시간이 있죠?"라고 묻죠.

그러면서 크레딧이 올라가고 엔딩 음악이 흘러 나오는데..."We have all the time in the world..."

비록 비극이었지만 정말 결말에서의 임팩트 하나로 관객에게 최고의 기억을 남긴 영화였습니다.

저도 대학 다니면서 교양으로 여러 문학 수업들었지만 역시 희극보다는 비극이 남기는 여운이 긴 듯 합니다.

삶의 부조리에 맞서서 의연함을 넘어서 자신의 의지로 죽음을

삶의 의미로 승화하는 인간의 모습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는 듯 합니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1 Comments
G DUNHILL  
  죽음이 주는 .. 예술성 마저.. .. 진부함 이라고 말하고 있는듯 했습니다.<BR><BR>비관적이고.. 죽음으로써  예술이 되고.. 걸작이 되는 현 시대의 <BR><BR>작가주의적 엔딩을 비웃는 멋진 헤피 엔딩 이였습니다.<BR><BR><BR><BR><BR><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