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레루 - 서글픈 '카인과 아벨' 이여...

영화감상평

유레루 - 서글픈 '카인과 아벨' 이여...

1 Dark B;John 1 1930 7

* ゆれる(유레루) : 흔들리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다.
믿고 싶은 만큼 기억된다.
과연 욕망과 선함중에서 인간 행동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흔들거린다' 는 뜻의 제목이 나타내주듯 불안하게 흔들거리는 위태로운 형제들의 이야기.
아마 현대판 카인과 아벨의 변주곡쯤 되겠다.
이렇게 흔들거리는 형제들 사이에서 스멀거리는 욕망의 그림자를 보게되었다.

아무리 시기와 질투로 인해 분노에 가득차있다고 해도 아벨을 죽여야만 했을까?

'결국은 항상 자신이 손해만 본다' 는 피해의식속에서 억압된 욕망과 '내것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 는 이기적 욕망을 뒤로한 채 표현되는 어설픈 선심은 씁쓸하기만 하다.
결국 타인을 위한 이타심에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이기심의 발로가 아닌가.
개인적으로 위선은 위악보다 훨씬 구역질나는 인간행동 양식의 한 행태라고 생각한다.

정말 본심에 충실하며 솔직하게 살아가기란 힘든 일인가?

안그런 척, 참고 살아가는 척, 형제니까, 장남이니까, 난 남들이 착한사람으로 알고있으니까 따위에 휘둘리지 않고서 말이다.

카인과 아벨이후에 시기와 질투는 인간이 품고 살아가야할 원죄인건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본연의 모습을 인정받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슬픈 일일 것이다.
무엇인가를 빼앗겨본적 없는 자가 처음으로 무언가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것은 불안한 일일 것이다.

위태로운 두 형제의 관계 만큼이나 흔들거리던 다리 위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 순간은 어쩌면 이미 내정되었던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극단의 상황에서야 각자의 본성이 드러나듯 이들 형제도 둘중 한명이 죽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 자기를 죽여달라고는 이야기하지 못한 채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다른 한명을 낭떠러지로 밀어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이란 존재는 얼마나 욕망에 충실한가?

항상 빼앗기고 욕망을 억누르며 살아가는 사람이 이제와서 갖고 싶은 것을 갖고싶다고 말하는 것은 안되는 걸까?
그동안 빼앗겼던 것에서 이제 자신의 몫을 조금이나마 달라고 하는 것은 용납받을 수 없는 일인 걸까?
결국엔 다시 항상 빼앗기며 살아가는 것을 당연한 듯 여기고 살아가야 하는 자신의 위치로 돌아갈 수 밖에 없는 건가?

물론 자신의 처지가 그렇게 되도록 방관아닌 방관을 한 책임은 있을지 몰라도 책임 유무를 떠나서 빼앗김과 인내를 당연시하며 살아가야 하는 신세가 서글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벨을 죽인 카인의 심정이 알듯말듯 어느정도는 이해가 간다.

아마도 욕망에 자유롭지 못한 존재이기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누군가의 무엇인가를 빼앗으며 살아가야하는 우리들이기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또한, 누군가에게 나의 무엇인가를 빼앗기며 살아갸야하는 자신의 모습이기에 그럴지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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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흰곰  
  결국엔 자기밖에 남지 않는 걸까요...?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