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없는 감상문 만들기 제 4탄..타짜

영화감상평

스포일러 없는 감상문 만들기 제 4탄..타짜

1 박정환 2 1822 4
어릴적에 누구나 한번쯤은 겪었을 법한 이야기가 제게도 있습니다..
학교 빼먹고 만화방에 짱박혔다가 선생님과 부모님께 잡혀서...뭐 이런 스토리 말입니다..

요즘처럼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고
담배연기에 짜장면 혹은 라면같은 각종 음식 냄새가 뒤섞인 퀴퀴한 만화방 구석에서
주인 몰래 친구 녀석과 만화책을 서로 바꿔가며 많은 작품(?)들을 섭렵했었습니다..

조금 머리가 크고 나서 활동무대가 당구장..비디오방..노래방..등등으로 넓어져 갔지만
그 와중에도 만화방이나 오락실 출입을 끊지 못했던건 어렸을 적의 그 아련한 추억이
가슴 속 한 켠에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타짜는 이미 몸이 다 커버린 후에 만난 그러나 정말 몇 안되는 기억에 남는 작품 중의
하나였습니다..물론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 방 구석 어딘가에서 구라를 치고 속고
속이는 게임을 펼치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어제 영화 타짜를 보았습니다..
영화를 다 본 직후의 느낌은 정말 낯선 영화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본 줄거리를 차용한 것 이외에 영화는 만화와 어느 면에서도 닮아있지를 않았습니다..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것은 바로 영화 속 캐릭터들이었습니다..
어느 누구 할것없이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제가 알고있던 2차원 평면 속의 그들이 아니었습니다..
달라도 너무나 달라서 처음에는 도저히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것이 바로 이 영화 타짜의 매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정말 방금 잡아올린듯 퍼덕거리는 싱싱한 캐릭터들은 영화의 재미를 한껏 더해주었습니다..
다만 장편의 원작을 2시간 남짓한 한편의 영화 속에 집어넣기 위한 취사선택에 있어서
캐릭터들간의 관계 설정이 좀 모자라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가령 고니에게 절대적 영향을 미친 평경장과 고니의 관계가 좀 싱겁게 그려진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 원작에 비해 영화가 상당히 가벼워 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무튼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는 내내..
그리고 보고난 지금도 타짜는 상당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원작과 달랐던 만큼 영화만의 색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구요..
영화를 보고난 후에는 원작과 이런저런 비교를 해보는 또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네요..
그만큼 감독의 원작에 대한 재구성이 제게 괜찮게 다가왔다는 뜻이겠지요..
원작을 보신 분은 원작과 비교해 가며 즐기셔도 무방할 듯 싶구요..
안보신 분은 안보신 분데로 단지 영화만의 재미를 즐길 수 있을 법한
간만에 괜찮은 한국영화 한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상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구요..
설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들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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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유후  
  영화나름에 매력이 있지만 역시 저는 만화가 더 매력적이네요..
1 윤종섭  
  저도 만화가 상당히 매력적이였죠 뭔가 캐스팅이 대충 엇비슷한 이미지로 만들려고 한것 같은데 고니의 이미지는 제 생각하고는 상당히 다르게 연출되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