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쬐끔 “블러드 다이아몬드” – 어디에 쓸 것인가?

영화감상평

스포쬐끔 “블러드 다이아몬드” – 어디에 쓸 것인가?

1 흰곰 0 1824 4
“다이아몬드”
난 “다이아몬드”를 잘 모른다.
내가 먹고 있던 멸치가 진짜 멸치의 사촌이었다는,
실제 멸치는 기존의 것보다 훨씬 큰 종류라는 아무 쓰잘데기없는 사실과
너무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큐빅과 다이아몬드의 알고 싶지 않은 상관관계.
나에게 있어 다이아몬드는 돈으로 바꿔주기 전까지는 유리구슬과 다를 바 없다.
그렇기에
누군가 내게 와 진심 어린 말투로 이게 “다이아”야 한다면
 “오, 그래”하며 기꺼이 믿어줄 수 도 있다.
“다이아는 사는 순간 값이 반 토막 난다”는 알토란 같은 정보로
가뜩이나 관심 없던 다이아대신 언제나 현금으로 둔갑할 수 있는 친구 같은 금으로
결혼 예물을 대체했을 때가 아무 연관 없이 생각남과 동시에 
“그런 다이아가 왜 그리 소중하며, 비쌀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희소성”
이것이 가장 의심가는 이유이다.
고대 시대의 음식 맛을 내는 “소금”,“후추”와
동물원에 앉아있지 않고 쌩으로 사람 잡아 먹으며 활보하던
잡기 힘들었던 시대의 호랑이 “가죽”
이런 것들은 희소성도 있었겠지만
그 기능성에 더 중점을 두어 몸값이 산정됐던 것과 달리
다이아는 그것의 기능인 “모양의 심미성”보단
“희소성”이 더 가격을 올리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지 않았을까?

“희소성”과 그 이면의 “돈”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이 특성 때문에 00회사가 돈을 벌었고,
미국이 암묵적 방관을 했으며, 아프리카 인들이 동족을 죽였다.
난 이 영화가 잘 만들어진 액션 영화인 줄로만 알았다.
그냥 007에서 소품으로나 나오는 “다이아”와 같이
소재만 차용하여 만든
심각한 인상이 가능한 디카프리오를 전면에 내세워,
그럴듯한 실화를 쏘스삼아 뿌려놓은
잡탕 카레식 액션 영화인 줄 알았다.
물론 그렇다는 평도 보이지만,
아직도 순수한 감성(?)을 가진 나에겐
그다지 “미국만세 액션로망영화”로 보이진 않는다.
그 보단 앞에 장황한 사설에 말한
“희소성” 결국엔 “돈”을 대하는 여러 군상들이 보여졌고
오히려 이 영화가 액션을 가장한 다른 용도의 영화가 아닐까 하는
“역전의 명수”식의 믿기 어려운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사람이 사는 데 있어서 편하자고 만든 돈이
사람을 노예로 만들기까지는 그리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았고
결국엔 돈의 용도와 의미조차도 잊은 시대에 우린 살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이 작품을
“순진한 아프리카를 등쳐먹는 미국과 거기에 놀아난 반정부 테러집단,
그 틈바구니에서 비극을 생산하는 아프리카 인,
이들을 철저히 미국적 시각으로 바라본 액션영화”쯤으로 보는 것은
막 사온 사이다 김 빼는 것같이 맥 빠지는 일 아닐까?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은
본래 도구로 쓰이던 “돈”이 “맹목”이 되어
사람의 인생살이에 관여하게 되고 심지어 생명을 취할 수 있게 된
강력한 세력자 “돈”의 횡포에 어떤 식으로든 피해를 당한 희생자들의 이야기이다.
물질이 인생의 전부가 된 자와 그런 눈 먼 자에게 인생을 빼앗기는 자.
둘의 만남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 살기힘든 지옥 같은 세상을 만들지 않을까?
가해자로만 보이던 테러집단의 두목이 절규하듯 외치는
“이 지옥을 빠져 나가기 위해 그 다이아몬드가 필요해”
이 대사를
나 또한 현실에서 되풀이하고 있지 않을까……

욕심이 지옥을 만든다.
분명
다이아몬드에 피를 묻히는 것은 우리의 삐뚤어진 욕망이며
그 욕망이 시간과 물질을 지배하던 인간의 삶을 비극으로 만든다.

“시간과 돈의 횡포”

당신은 이 다이아몬드를 어디에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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