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 - 미국판 소년탐정?

영화감상평

브릭 - 미국판 소년탐정?

1 Dark B;John 0 196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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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감상평 문체가 읽는이의 기분을 거슬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반말투, 대화체의 문체에 거부감을 느끼신다면 안 읽는게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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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의 세계에서나 있음직한 일을 소년소녀들의 무대를 중심으로 보여주는 영화.
여기선 제법 분위기 있어보이는 아웃사이더 소년이 무개념 막가는 인생의 청춘들에 의해서 희생양이 된 자신의 옛 여자친구를 위해서 고군분투한다.

보기엔 그저 도서관 한켠에서 책이나 파고 혼자 겉도는 왕따스런 스타일에 신체적인 능력이라고는 쥐뿔도 없이 어느 어두운 골목길에서 껌 좀 씹는 형들에게 코묻은 돈을 주기적으로 상납할 것만 같은 녀석이었다.
하지만, 이건 왠걸?
동그란 안경너머로 예리하고 차분하게 상대방을 응시하는 두 눈에선 단순히 루저인 왕따가 아닌 스스로 선택해서 타인들을 왕따시켜버린 해탈한 애늙은이의 풍모를 느낄 수가 있었다.
교묘히 상대를 조종하며, 사건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서 스스로 호랑이굴에 뛰어들줄 아는 용기를 지닌 주인공은 뜻밖에도 그 또래 남학생들에 있어서 남성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맨손 대결에서도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지닌 숨은 고수였던 것이다.
자기는 두뇌만 쓰고 몸쓰는 것은 듬직한 친구들에게 맡기는 타입이 아니라 의외의 행동파적인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원맨 히어로의 모습은 어딘가 맘에 들지 않았나 싶었던지 그의 옆에 뒤에서 도움을 주는 존재를 파트너로 붙여줌으로써 아주 허무맹랑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주인공 캐릭터를 보통의 아이들과는 쉽사리 어울리지 못하는 유별난 녀석으로 묘사하는 캐릭터 구축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확실히 향정신성 약품, 즉 마약이라는 유혹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10대 소년 소녀들의 조직화된 어두운 이면 세계와 그네들만의 또래 계급사회의 병폐같은 것들을 보여줌으로써 어떤 경각심 같은 것을 느끼게 해주지만, 사실 이 영화에서 크게 그러한 측면이 영화적 재미라던지 메세지 전달에 기여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내게 단지 이 영화는 어딘가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어두운 이미지를 풍기는 아웃사이더 적인 히어로의 활약상으로만 느껴졌을 뿐이다. 또, 그런 측면에서의 흥미거리들이 나를 만족시켜줬기에 어울리지 않는 10대들의 어른행세 비슷한 것과 이야기 자체의 특별할 것 없음이 큰 단점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그저 우리의 어린 아웃사이더 히어로가 어떠한 방식으로 문제를 돌파해나가느냐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 있었다.
그리고, 미국판 소년탐정이라 할 수 있는 주인공은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몸을 사리며 교묘하게 주변의 적들을 현혹시키거나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켜가며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게 된다.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좋았다.
그런 의미에서 "범인은 바로 이 안, 여러분 중에 있닷!" 이라며 버르장머리 없이 삿대질을 해대는 슈퍼 천재의 모습보다도 이 영화에서의 어딘가 허무하고 쓸쓸해보이는-영화 중반부터 기침을 계속해대더니 막판엔 완전 그로기더라- 미국판 소년탐정에 더 정이 가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영화 보는 내내 들던 의문점, 진짜 미국 고등학생들이 그렇게 막나가는 걸까?
만약 사실이라면 정말 청소년들이 살기 힘든 동네구나...하는 생각이...
어린 것들이 벌써부터 돈 맛을 알아가지고는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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