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여인 - 홍상수라는 브랜드, 약빨이 떨어지는 듯...

영화감상평

해변의 여인 - 홍상수라는 브랜드, 약빨이 떨어지는 듯...

1 Dark B;John 3 205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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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감상평 문체가 읽는이의 기분을 거슬리게 할 수도 있습니다.
        반말투, 대화체의 문체에 거부감을 느끼신다면 안 읽는게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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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소한 일상을 이렇게도 영화로 옮길 수가 있는 거구나...홍상수 영화는 왜 항상 우리네 일상을 별 특징도 없이 스크린에 옮기는 걸까?
그리고, 항상 남자와 여자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도 또한 특징이라 할 수 있겠다.

한 영화 감독이 후배와 후배의 여자친구와 함께 해변에 가고, 거기서 감독이 후배 여자친구와 썸씽이 난다. 썸씽은 일어났지만 어딘가 어색한 그와 그녀...그리고, 이틀 후에 다시 홀로 해변을 찾은 감독은 비슷한 사람과 또다른 만남을 갖는다는 아주 정말이지 이렇다할 내용없는 것으로 영화를 이끌어간다.

정말 짜증났던 초반 김태우의 참을 수 없는 찌질함-왜 일까? 김태우란 배우를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영화마다 맡는 역할이 그래서인지 캐릭터가 싫어지면서 덩달아 김태우라는 배우까지 싫어지게 되었다-을 어떻게든 견뎌냈더니, 후반부는 내가 아는 어떤 누군가의 연애담을 엿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면서 그럭저럭 재미를 찾아갈 수 있었다.

그렇다. 홍상수의 영화는 누군가의 일상을 엿보는 듯한 재미를 느낄 수가 있는 영화인 것이다.

삼각관계와 가식폭로는 홍상수의 영원한 테마인가?

근데, 초반부에 김승우가 영화 내용 설명해 보라니까, 무슨 기적에 관한 영화라며 설명을 하던데, 정말 그따위 내용갖고서 영화를 만들려는 걸까? 싶을 정도로 어이없는 내용이더라.

반복되는 세번의 우연을 무려 10년에 걸쳐 추적한다고? 장난하나...

또한 고현정의 약간은 어딘가 모자란듯 하면서도 어벙벙한 캐릭터는 영화의 현실성을 떨어트리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고야 만다. 글쎄, 설정이랄수도 있겠지만, 의도된 코믹함이라면 모를까 어딘가 극히 현실적인 내용으로 채워지는 홍상수 영화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이 아닐까 싶다.
요즘의 '여우야' 에서는 다소 코믹한 극의 내용과 잘 맞아떨어져서 맘에 들지만, 여기서는 아니다 싶다.
반면 김승우는 약간 치사하고 소심한 남성의 역할과 의외로 잘 맞아떨어진다는 느낌이었다.
뭐 오히려 이왕 일상적인 내용으로 가는거 차라리 더 평범해보이는 인상의 배우를 기용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

하긴, 김승우, 고현정 커플이 아니었더라도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래도 김승우와 고현정의 아둥바둥거리는 내용이라서 소소한 일상이라도 힘을 갖은 것이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젠 고착화된 이런 홍상수라는 브랜드의 영화가 과연 언제까지 먹힐 수가 있을런지...
슬슬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한남자를 두고 두 명의 여자가 신경전을 벌인다던지 반대로 한여자를 두고 두 남자가 신경전을 벌이는 내용은 어째 각각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배우들을 제외하고는 변한 것이 없으며 맨날 허구헌날 그놈의 현대인의 가식적인 모습 폭로 타령인지...

이젠 뭔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말이다.

개인적으로 홍상수 작품 중 가장 재밌게 감상했던 '오! 수정' 이외엔 크게 감흥을 느끼기가 힘들다.
주인공을 두고 펼쳐지는 두 묘령의 여인네들의 묘한 신경전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일종의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 줄 수도 있겠지만, 글쎄...그건 어디까지나 잔재미에 불과할 뿐이지않나...

마지막에 중요한 거 물어본다며 사실대로 대답하라고 물어보던 장면은 마치 모방송 코미디 프로그램 중 '이건아니잖아' 라는 코너의 한 대목을 보는 듯 했다.
엉뚱한 한 마디 쏴 하게 날리고선 이건아니잖아~해대듯이 말야.

"너 그날밤 나 넘어갔지?"

뭐냐고 그게...하긴 솔직히 웃기긴 했다. 말도 안되는 것 갖고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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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한윤부  
문체가 많이 부드러워 지셨네요 읽기가 훨씬 편합니다.
1 니귀미  
  글게요ㅋ 이분 뭔가 '별로 친하고 싶지 않은데 괜히너무먼저 자기가 친밀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해놓구 같이 점심시간후 커피자판기 앞에서 주머니속 동전들이 서로 부딪히지않게 손으로 붙잡아두는 느낌의'  그런... 문체에서 일반적인 수필 문체처럼 되신듯
1 BG_Pop  
역시 다 개인차가 있나보군요..
전 정말 재미 있게 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