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 duelist엔딩에 대한 정의 (스포 有)

영화감상평

형사 duelist<<6-5>>엔딩에 대한 정의 (스포 有)

1 씨네 3 3428 3
형사는 일종의 판타지 영화입니다. 다만 그것의 밑바탕은 시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것이죠. 행동, 대사, 음악, 소리, 공간, 사물과 같은 요소속에서 시상을 이루는 단어 하나하나를 찾아내 재구성해야만 스토리의 완성이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번에는 엔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수없이 펼쳐 놓았던 시적 상징들도 개개의 스토리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가 결말부에 다시 모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에 완전히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과정보다는 결과 위주로 최대한 간략히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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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엔딩 - 슬픈눈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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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설명했듯, 위의 장면은 반역도들이 처단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슬픈눈의 존재적 의미와 맥락을 같이하는 그림자를 겨눈 모습처럼, 자기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내면적 존재와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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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엔딩 - 회상 그리고 사랑을 맺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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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픈눈의 죽음 후, 남순은 슬픈눈의 자취를 쫓아 다닙니다. 사방으로 뻗은 길, 홍등가, 돌담길....... 그들이 만났던 장소의 역순이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남순의 상상속에서 첫번째 대결을 다시 재연해 내고 싶었던 겁니다. 단, 이제는 대립으로써의 대결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행위가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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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 장면은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중 하나 입니다. 남순이 슬픈눈의 손을 놓으며 떠나보내는 장면 이후에 슬픈눈과 함께 어디론가 날아가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 영화가 계속적으로 시간적 순서를 뒤섞어 놓았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면 간단한 문제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눈치채지는 못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의 시간적 순서는 조금씩 어긋나 있습니다. 다만, 남순과 슬픈눈의 만남을 기준으로 어긋났던 시간의 순서는 다시 바로 잡혀지는 역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 대결에서는 두 사람이 만나는 순간조차 시간의 순서를 뒤섞어버리며 어긋났던 시간의 혼재가 제자리를 찾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것이죠.


세번째 대결은 이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위의 장면 속에서 사랑에 대한 이미지를 주변의 사물과 어떻게 발전시켜나가는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죠. 의인화된 두 사람의 검은 형사와 살인범이라는 족쇄속에서 거리를 갖다가, 슬픈눈의 죽음 이후 자유로움을 얻게 됩니다. 또한 첫번째 대결에서 소리로만 느껴지던 숨결은 두번째 대결에서 형태를 드러내며, 세번째 대결에서는 두 사람의 온 몸을 감싸던 눈이 숨결이 되어 완전한 사랑의 형태를 갖추게 됩니다.
여기에서 한가지 더 재미있는 것은 슬픈눈이라는 이름이 갖는 이중적 의미입니다. 눈이 슬퍼보인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죽음 이후의 대결에서 그의 이름은 말 그대로 슬픈 눈(snow)이 되어 흩날리게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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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들이 뻗었던 손에서 느끼고자 했던건 상대의 숨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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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엔딩 - 정체성을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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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들 앞에 자유롭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던 두 사람. 세번째 대결을통해 장터라는 개방된 공간에서 환한 빛과 여성적 상징인 꽃이 가득히 두 사람을 가득히 메우고 있는 곳에서 뒤바뀌었던 자신들의 정체성을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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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번째 엔딩 - 사랑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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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의 실질적 엔딩을 세번째 대결이나 장터씬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엔딩롤의 검은 화면에 이르러서야 진정한 이야기의 끝을 맺게 됩니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의미와 의미의 경계를 나누고 그것을 더 심화시키는 날(日)과 날(日), 단절과 소통의 경계인 낮과 밤, 다시 날과 날 - 낮과 밤의 상황의 변화와 역전을 일으키는 슬픈눈의 살인. 이 세가지의 변화를 알아야만 하죠. [이걸 설명하는게 제일 난감한 부분이라서 얼렁뚱땅 넘어가겠습니다;;]

위의 세가지를 토대로 영화의 전체적 흐름을 이어가면 영화 마지막 장면의 장터씬은 멀리 떨어져 있던(단절된) 두 사람의 낮은, 엔딩롤의 어두운 화면이 의미하는 밤을 맞이하며 소통을 갖게 되고, 결말을 맺게 되는 것이죠. [이 영화가 끊임없이 보여주는 반복성을 통해 단절의 낮 장면 다음에 소통의 밤이 없는 것은 불완전하기에 엔딩롤 그 자체는 밤이 되며, 엔딩송 역시 그것을 분명히해주는 것중 하나입니다.]

@ 엔딩롤의 음악을 통한 결말

엔딩롤에 흐르던 남순과 슬픈눈의 노래. 하지만 재미있게도 이 음악은 그림자와 love song 이라는 각각의 멜로디를 가진 두개의 노래를 하나의 노래로 합쳐 놓은 것이죠. 들리지 않는 대사와 들리는 대사, 제대로 표현되지 않는 슬픈눈의 행동과 과장된 남순의 연기, 어긋나 있던 시간의 순서처럼 음악 역시 두개로 나누어놓고 남순과 슬픈눈의 사랑과 더불어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림자 and love song

(blue moon 눈물의 달 숨지 말아줘)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그대의 속삭임
(어둠 속의 빛 느낄 수 있게 다가와 줘) 무슨 말을 해야 할런지 알수 없는 나인데
(no tears 슬픈 바람 나를 안아줘) 화를 내는 모습까지도 담아 둘 수만 있다면
(아픔까지도 사랑할 수 있어 이제는) 사랑하고 싶어 이젠 널 가질 수만 있다면
i love so much 말하지 못해 i love so much 가슴이 터져 i love so much 내 맘 가득한 사랑
i love so much 그리움에서 i love so much 현실이 된 널 i love so much 떠나 보내기 싫어
내 눈 속에 기쁨이 내려 항상 니 곁에 있고 싶어
사랑해

(no tears 슬픈 바람 나를 안아줘) 뒤를 돌아 한번 나를 봐 항상 너의 곁에 있어
(아픔까지도 사랑할 수 있어 이제는) 사랑하는 거야 이젠 모든 아픔 다 버리고
i love so much 이제 나를 봐 i love so much 살아있는 i love so much 가슴 가득한 사랑
i love so much 그리움에서 i love so much 현실이 된 널 i love so much 떠나 보내기 싫어
내 눈 속에 기쁨이 내려 사랑해 항상 니 곁에 있고 싶어
사랑해

사랑을 이루지 못한 현생에서의 슬픈눈의 대사는 그의 존재처럼 들리지 않는 대사이지만, 이제는 반대로 남순의 노래 소리는 희미해지고 슬픈눈의 목소리는 뚜렷해집니다. 하지만 노래가 끝나가면서 남순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가면서, 어긋나있던 두 사람의 목소리는 사랑해 라는 말로 하나가 됩니다. 영상으로는 직접 보여주지 않았던 결말을 음악을 통해서 대신 전달해주고 있는 것이죠.
[세번째 대결에서는 원래 하지원 혼자 부른 love song이 실려 있었는데 시사회에서 평이 안좋아서 하지원의 목소리를 들어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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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시를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독창성이 돋보이는 영화이기는 하나, 상업성과 완성도 측면에서는 비난을 피하기 힘든 영화입니다. 전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적 표현들을 이해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빠른 화면 구성 탓에(대부분의 관객들이 느끼는것과는 정반대지만) 그것을 인지하기 힘들게 됐죠.

감독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존의 영화들과 같은 전개를 갖되, 그 안에 시적 네러티브를 덧씌워 두개의 이야기가 공존하면서 분리되는 영화를 원했던 듯 하지만, 그것을 표현해내기에는 아직 버거웠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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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씨네  
아예 첨부터 다시 쓰려다가 벅차서, 전에 쓰던글을 중간중간 잘래내기해서 다시 쓴글인데, 설명이 제대로 된지 모르겠네요. 이 영화는 모든 것들이 시적 형태를 기본으로 만들어졌지만, 첫째날은 슬픈눈과 남순의 접점 사이에서만시적 이미지들이 주로 적용되다가 날이 바뀌며 그 폭이 넓어지는 형태를 띄기 때문에 시상의 연결고리를 찾기 힘들어 영화를 이해하기 더 어려워졌죠. 어쩃든 도배 죄송;
1 조완제  
  지독한 사랑의 잔상때문이라도 전 여전히 이명세 감독이 너무좋네여...^^ 물론 형사도 작년에 제가 본 인상적인 작품중에 한편이었습니다...개인적으로 인정사정 볼것없다 와  다른것이 별로 없는데 왜 이작품은 철저히 외면 받았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네여...자신감의 발로에서의 과잉이 보는 내내 걸리긴 했지만여...^^
1 고경종  
대단하시내요 이 영화를 보고 이런 감동을 받는 분들도 있내요. 솔직히 조금 놀랐습니다.
소설이 아닌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걸 충실히 구현(?)했다고 해야할려나 하지만 솔직히 저같은 경우는 끝까지 보느라고 맘고생좀 했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