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세 '형사'

영화감상평

이명세 '형사'

1 김정군 4 1777 0

감독의 의도는 좀더 시적인 영화를 만들어 보자는것이었다.

-또한 액션영화의 탈을 쓴 로맨스영화를 만들려고 했던것이다.-

때문에 보통의 영화에서의 내러티브를 이 영화에서는 이미지로 함축시키고 있다.

예를 들면 남순과 슬픈눈의 사랑은 보통의 영화라면 조금더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채웠을것이다. 하지만 이영화에서의 사랑은 액션으로 시작하여 액션으로 그사랑이

마무리 된다.  최소한의 서사구조만을 남겨둔채 이미지로 모든 이야기를 함축시키고 있지만

묘하게도 그 사랑은 설득력을 가진다.

 

특히 보름달 아래서의 전투는 놀랍도록 아름답고 창조적인 장면으로 이 장면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가 있다고 말할 수 있을정도다. 이명세 특유의 연출 철학으로 위험해

보일정도로 낡은 방식을 적절히 활용하여 독특한 영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역시 이런 스타일의 영화는 관객에겐 불친절하다.

특히 이 영화가 드라마 '다모'의 극장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극장에 오신분들은

조금 황당했을수도 있다.  둘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보름달 아래서의 남순과 슬픈눈의 압도적인 싸움이 이미 영화의 모든것을 말해줘

버린듯, 그 이후에 영화는 다시는 이정도의 미적 쾌감을 만들어 내지 못하고 그것을 반복하는

정도에 머물게 된다.  영화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사건은 너무도 시시하게 막을 내리고(사실

인정사정 볼것 없다에서도 사건 그자체는 시시했다.)몇몇 유치한 설정은 그다지 설득력을

지니지 못했다.

 

어찌됐건 이명세가 시도한 이 실험의 다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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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6 김상현  
모르겠습니다. 전 이명세가 시적인 영화를 원했다고 생각되지 않던데요. 움직이는 동화책으로 변질되는 영화 흐름에서 그냥 초기 무언극 시절로 돌아가려는 느낌이었던 것 같네요.
내러티브에 익숙한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엄청나게 많이 '까인' 작품이지만, 전 너무 인상깊었네요. 다만...DVD 박스는 영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1 씨네  
형사는 시의 형태를 차용한 영화가 맞습니다. 기존의 영화에서 쓰이던 단순한 시적 차용을 넘어서 영화 전체를 시의 흐름으로 이어가고 있죠. 그래서 이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의 단어 하나하나를 화면 안에서 찾아내는 일부터 해야하는거죠. 전에 형사에 대해 쓰다가 만 글이 있는데, 다음에 더 쉽게 써보도록 하죠
1 김정군  
이명세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드라마를 강조하는 사람들을 비판하면서 영화는 시에 가까운 것이라고 강조 했죠. 김상현님도 기본적으론 같은 생각이신것 같지만
1 씨네  
이명세 감독의 이야기의 본질은 이 영화가 서사가 없는것이 아니고, 시를 통해 그것을 나타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