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디센트

영화감상평

[스포] 디센트

1 이현우 3 2833 17
많은 분들의 글을 읽어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이 주인공의 정신적인 불안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영화의 장면마다 주인공의 교통사고 후유증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에서 소위 반전으로 간주할 수 있는 생일케잌과 딸의 모습도 그런 점으로 볼 수 있고, 약을 먹는 모습과 동굴 속에서 편집증적인 요소는 정상인의 그 것과는 많이 틀려 보입니다. 후자의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괴물의 실재 여부에 대한 논란) 천재지변적인 요소가 주인공의 불안한 정신이 더 빨리 무너지게 부채질한건 분명한 사실로 보입니다.

동굴에 들어온 이 후에 주인공의 편집증적인 요소들을 볼 수 있는데, 무언가를 계속 찾아보거나 어떤 소리에 대해 극단적인 주관을 개입시킨다거나, 환각을 본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이런 요소(편집증적인 모습)가 천재지변 이전에 감독에 의해 보여졌다는 데 있습니다. 동굴밑으로 내려올 때, 주인공은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죠. 피로 핸드프린팅이 된 동굴입구의 장면(이게 과연 누구의 눈으로 본 것일까요? 진실일까요?.. 아니면 주인공의 불안감을 표출하려고 한 감독의 의도일까요..), 작은 소리에도 일일이 반응을 해가며 뭔가를 찾는 모습 등....

아무 의미 없이 이런 부분을 삽입하진 않았다고 봅니다. 정확한 커넥션을 찾을 수는 없지만 상징적인 의미는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쪽을 찾아볼 수 있을 수도 있겠지요.. 물론 가정입니다만..

앞서 말했듯이 천재지변이 주인공의 심리적 불안을 굉장히 가속시켰고, 이런 불안감은 일년전에 겪었던 교통사고의 트라우마가 재발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런 트라우마가 재발했다는 증거는 주노의 목걸이

(레프팅에서 약간 성급한 이별을 기억하십니까? 너무 짧은데다 세세한 감정표현을 하지 않아서 개인적인 차이가 많을 수 있겠지만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습니까? 주인공이 불륜에 대해 알고 있었다...라고..)

와 목을 찔린 베카(??? - 주노가 찔러죽인..)가 말을 하죠. 다른 장면도 찾을 순 있겠지만 일단 생각나는건 여기까지입니다. 이에 대해 얘기를 하는 이유는 바로 그 때의 트라우마가 재발했다는 점 말고도 말하고 싶은게 있어서 입니다. 아마 결론일 수도 있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해석이기도 하고요... 천재지변은 주인공으로 하여금 사고 당시의 트라우마를 재발하게 하는 하나의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동굴에 갇힌 직후 친구들이 잠깐동안 말다툼을 하죠. 이 부분도 마찬가지로 영향을 끼칩니다. 여기서 괴물과의 전투는 주인공의 눈에 비친 그녀의 친구들이구요. 이를 짐작하게 해주는 장면은 주노가 베카를 실수로 죽였을 때입니다. 아무리 광란에 휩싸인다 하더라도 소리없이 뒤에서 접근하는 사람을 모를리 없습니다. 베카 또한 그런 전투를 벌이고 있는 친구에게 그렇게 조용히 다가갈 이유 또한 없습니다. 이는 이미 친구들간에 서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인물들 간의 충돌을 보면 교통사고 당시에 주인공에게 말을 해준 이를 짐작할 수 있는데요. 아마 베카일 겁니다. 이로 인해 주노와 갈동관계가 성립되죠. 다른 세세한 관계는 시간관계상 생략;;;

마지막 장면에서 그 흔하디 흔했던 혈흔이 낭자한 주변환경(뼈, 피웅덩이 등)은 싹 사라져 있군요. 단지 붉디 붉은 조명만 비치고 있고, 주인공이 쓴웃음을 날리고 있습니다.
저는 아마 여기서 확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살아남은 건 사실이고, 주인공이 당시 하지 못했던 생일파티를 하고 있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정신상태는 일년전 교통사고가 일어났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일종의 정신적인 퇴행현상을 하게 되었다고 말입니다. 물론 생일파티를 하기 위해서 방해가 되는 어떤 요소를 제거하는게 전제가 되었어야 겠죠...

해석하려 할수록 점점 난잡해지는 것 같군요. 이만 마치겠습니다.


p.s 1. 재밌게도, 천재지변은 우연일지 몰라도 사라가 로프가방을 놓치는 군요. 우연일까요? 프로이트를 읽어 보신 분들은 작은 실수행위에도 무의식이 개입을 한다는 것을 알겁니다. 물론 100년전의 이론이라 구식일 수도 있습니다만, 사실 제가 접한 부분도 한계가 있는 터라 -.-;;;

p.s 2 낼 군대 갑니다 -_-;;; 아이덴티티 이후로 괜찮은 영화를 본게 개인적으론 흐뭇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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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허상도  
재미있는 해석이네요. 읽고보니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을것 같습니다만.
상당히 무섭게본 영화라 또보기는 어려울것 같네요.
만약 기회가 되거나 다른사람들과의 이야깃거리가 되면 기억에 남을듯 하네요.
군대 잘 갔다오세요. 저는 외출 외박 나가서 영화보고 들어왔답니다 :)
1 이근진  
마지막 군대......안습....건강히 다녀오세요~
1 룰루 ~  
캐릭터들의 심리 변화를 잘 표현하셨네요 ^^

오래돼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불륜...관계는 아닌듯 싶어요.
그여자의 마음(다정 다감한 친구남편을 사랑하게 되는)뿐인 것이 아닐까 합니다.(일방통행의)
주인공의 남편과는 별개의 문제로 그 남편은 그 사실조차 모르고 있지 않았나 싶죠.
(만약 불륜의 증거로 목걸이를 그 남편이 주었다고 가정을 한다면 조금 억지가 있죠. 상식적으로 쉽게 들킬수 있는(불륜의) 물건을 아내의 친구에게 선물한다는 것이...)

영화상에서 실제로 그러한(불륜) 사실을 보여주지 않고 화면상의 애매한 설정만 보여주는 것 또한 '인간심리'의 '불안'과 '맹점'을 보여주고자 한것이 아닌가 합니다.
영화 초반에 주인공이 그여자와 남편을 바라보는 시선은 표현할수 없는 시기심이라고 생각되요. 내 남편과 사이가 좋은 (여자)친구라... 애매하죠 뭐라 말하기가...
(그여자의 주인공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표현되는데... 그 또한 사랑의 연장선이라고 봐요.)

주인공이 목걸이의 글씨를 보고, 또 죽어가는 친구의 한마디...
오해를(질투, 쌓였던시샘) 하게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는...
그 죽어가던 친구조차도 어쩔수 없는 상황에서 허망하게 죽게되죠. 죽음의 폭력으로 흥분이 극에 달한 상태의 사람에게 소리없이 뒤에서 다가가는것이 잘못 이라는... 하지만 모든 책임을 그녀에게 돌리죠. 억울하게 죽어가는 자의 심리... '콜래트럴 데미지'라 할수 있겠죠.
영화 전체적 분위기가 그렇듯, 때마침 나타난 친구 속내의 증거들이 주인공의 숨겨진 마음에 불을 당깁니다.
엔딩이 그렇듯이, 그래서 더 '''비극'''적이지 않나 싶어요.

영화를 제대로 기억했나 모르겠네요 ;;;

우어 ~~~
군대 안녕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