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누군가의 의도한 대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딸의 죽음을 알고 괴물에 대한 복수가 진행되는 과정이라면 좀 더 자연스러웠겠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왜 괴물은 그 딸만 죽이지 않고 잡아갔을까?
왜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괴물은 그 딸만 입으로 삼켜 가지 않고 꼬리로 감아서
유유히 사라져갔을까?

영화는 그렇게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입이 여러갈래로 벌어지는 괴물은 이미 오래전부터 외국 영화를 통해 학습해 왔다.
토종 괴물은 나는 좀 다를 줄 알았는데 말이다.

외국 영화나 우리 영화나 경찰들은 그 난리통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이 끝나면 나타나는 공식을 택하고 있다.

총으로도 죽지 않았던 괴물을 향한 배두나의 양궁 한발의 선택은
무모하기 보다는 멋져 보이는 것을 택한 감독의 마음이었으리라.

영화는 감독이 만들고 홍보는 매스컴이 하고 제작사는 돈을 번다.

괴물을 통해 감독은 무엇을 보여 줄 수 있었을까?
미국에 대한 불편한 어떤 감정?
무능력한 경찰에 대한 어떤 감정?
돈독 오른 공무원에 대한 어떤 감정?
딸에 대한 부성애?

매스컴은 괴물을 진짜 괴물로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날이 무척 더우니까 말이다.

영화를 보는 이유가 몇가지가 있는데

첫째 진짜 내가 보고 싶은 영화라서 보는 경우
둘째 온통 좋다 좋다 흥행작이다 하니까 가서 보는 경우
셋째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끌려 가서 보는 경우

매스컴에서 떠드는 작품은 여지껏 안 보아 왔다.
나는 매스컴을 100% 믿지 않기 때문이다.
해서 이번 영화는 세번째의 이유로 보고 말았다.

우리 영화 많이 발전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괴물에 천만 관중을 이야기 하는 것을
나는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천만 관중 일년에 두개 보다는
이백만 관중 일년에 열개가 더 희망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괴물. 재미를 떠나 이 영화가 천만이 넘게 된다면
이 나라 국민들에게 슬픈일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순수한 제 느낌입니다.
이 글에 반하는 의견을 갖고 계시다면.. 리플보다는 별도의 감상글을 적어
주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