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스포)

영화감상평

괴물(스포)

1 이준호 2 2681 35
간만에 여자친구와 의견이 맞아 보게된 영화였습니다.

평범하고 한심한 일상에서 갑자기 일어난 엄청난 사건에 별것아닌 가족들이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절대로 한국에서 밖에 나올 수 없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짜증나는 점은

아무리 생각해도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면 저딴식으로밖에 전개되지 않을수가 없다는 결론 때문이었습니다.

미국 똥구멍 핥아주느라 자국 국민들은 뒈지든 말든 억울하든 말든..
국익이라는 같잖은 대의명분을 내세워 잘못된 정보라도 의심한번 안하고 국민들을 자갈밭에 굴리는...

그다지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일반 사람들이 봤을때는 영웅으로밖에 달리는 보이지 않는 미군의 희생..

끝날때까지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하고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괴물에 대항해..국가에 대항해..목숨을 거는 가족..

영화 자체는 재미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유때문에 씁쓸했습니다.

송강호씨의 모자라지만 딸에 대한 위대한 사랑으로 초인이 되는 멋진 연기 또한  대단히 인상깊었고,

변희봉씨의 그...'어여 가..'이 표정...크윽...정말 가슴이 찢어졌습니다. ('집으로'에서 손주 초코파이값때문에 그 먼길을 굽은 등으로 지팡이짚고 걸어오시던 할머니를 봤을때와 같은 느낌의 찡함이었습니다.)

예상외로 대사가 적었지만 역시나 멋진 활약과 연기를 보여줬던 배두나씨도 멋졌고.

개인적으로 '미친새끼 역할'에 가장 잘 맞는 배우라 생각하는 박해일씨의 표현에 서투르지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지지않는 연기도...

고아성양의 연기도 정말 인상깊었습니다.ㅎㅎㅎ귀엽기도 했고요.

또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연출은 한참 수색을 마치고 매점에 돌아와 컵라면과 쏘세지와 만두로 속을 채울때 삥 둘러 앉아 컵라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가운데 있던 만두 두개의 부재..ㅎㅎㅎ 누가 먹었는지 뻔한 그 장면을 보면서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는데 저 혼자만 그렇더군요.ㅎㅎ;;;

그리고 변희봉씨가 괴물에게 2차로 패대기쳐지고 숨이 끊어졌을때 송강호씨가 막 흔들때..
얼굴이 기울어지는 각도에 따라 절묘하게 흐르는 피와 가슴을 잡고 흔들때 입에서 나오던 부글부글한 피거품..부러진 갈비뼈에 뚫린 폐에서 나오는 피죠..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전에 그런 소릴 들은적이 있어서 인상깊었던 듯 합니다.

헌데 궁금한점이 있는데..

좌뇌 전두엽에 바이러스가 들어있다는 사시양키의 개소리에 송강호씨의 왼쪽 이마를 드릴로 뚫었을 때 반창고를 떼어내고 갑자기 똑똑해지고 세지기까지 한 송강호씨..
'강한 아버지'라는 말가지곤 설명하기 부족한 일인데..
예전에 심리학공부할때 뇌과학에 대해서도 좀 공부를 했었는데 영~기억이 안나네요..
좌뇌 전두엽을 자극한게 저런식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요?

그리고...마지막까지 전혀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하고 계속 매점이나 지키고 있지만 괴물에 대한 경계는 간직하고 있는 송강호씨..우리들은 그런 일을 겪은 후에 저토록 쿨하게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저는 죽어도 그렇게는 못합니다. 그리고 가슴팍에 'FREE KANG DOO'를 프린트한 빨간티를 입고 설쳐대던 무리들은 실제라면 종결후에 어떻게 대응할까요? 뭐..대부분은 뉴스기사에 악플이나 다는게 고작이겠지만 행동파들이 모인 것 같으니..

결과적으로 정말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스포 있다고 밝혔으니 안보신 분은 클릭도 안하겠지만 암튼 강추입니다.

진짜진짜 아쉬웠던 점은..
가족애가 주된 주제라곤 해도 12세 관람가라서 초딩들하고 같이 관람해야되는 빌어먹을 사태가 생겨서 조금 짜증나더군요.

시도때도 없이 '아잉~징그러'하며 내숭떠는 여자친구와 함께 계속 소곤소곤거리던 커플옆에 혼자 와서 점잖게 관람하시던 J열 19석에 앉아있던 아저씨..죄송합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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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술탄듯  
그러게요...
현실을 너무 절묘하게 우려내서 보는내내 씁쓸했습니다
뒷돈줘서 돌아가는 정부행태라든가
미국앞에 무조건 굽히고 들어가는 그 꼴하며...

그리고 송강호씨는 뇌에 구멍을 뚫기전부터 이상? 했습니다
평소 가게도 못보고 하루 왠종일 계속 정신없이 자던 사람이
잠들지도 못하고... 전신마취 수준의 마취제에도 잠들지 못하고 딸을 찾는다는건
이미 이때부터 무언가가 바뀌었다는 말이겠죠
덕분에 마취도 안된상태에서 조직검사하고 뇌에 구멍뚫고 ...

그리고 떠드는 초딩들이랑 보기 싫으시면 조조나 심야영화로 보세요
초딩들 자느라 --? 조조보러 오는애들은 잘 없답니다....
1 이준호  
앞으로는 초딩들과 같이 볼만한 영화는 기다렸다가 디비디로 볼랍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