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서정시같은 영화 '파랑주의보'

영화감상평

한편의 서정시같은 영화 '파랑주의보'

1 안철효 2 2307 2
TV시리즈였던 '풀하우스'에서 동요 '곰세마리'를 깜찍하게 부르며 드라마를 히트쳤던 송혜교가 스크린으로 옮겨가서 자신의 깜찍하고 청순한 매력을 물씬 풍긴 영화가 이 영화란 생각이다.

 차태현의 순진하면서 어리버리한 캐릭터는 차태현만의 전매특허인 듯한 느낌마저 든다.

 원래 이런 류의 영화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그냥 시간이 나서 본 영화였는데 생각보단 상당히 뻔한 스토리를 잘 그렸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다.

 죽을 때까지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사랑 이런 것이 현실에선 존재할까?

 이 영화의 특징은 차태현과 송혜교의 사랑과 비교되는 차태현 할아버지 역할의 이순재 씨의 애틋한 첫사랑에 대한 감정이 캡쳐되면서 독특한 맛을 준다.

 이 영화가 일본영화를 모방한 영화란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 어쨌든 이순재 씨의 첫사랑에 대한 감정은 장의사인 그가 첫사랑이었던 할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장면에선 절정에 이른다.

 지금의 사람처럼 뜨겁거나 열정적으로 겉으로 발산하지는 않지만 오랜 세월동안 가슴 깊숙히 간직해 온 사랑을 마지막에 사랑하는 이에게 수의 한벌을 해 줌으로써 자신이 묻어왔던 아픔과 아쉬움을 그리고 다음 생에선 헤어지지 않음을 시신에게 이야기하는 이순재 씨의 독백은 차라리 지금 젊은 세대들의 백마디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진실하고 애틋해 보인다.

 송혜교가 골수암으로 죽어가면서 차태현에게 마지막으로 지난번에 가 보았던 섬에 가보고 싶어하지만 파랑주의보 때문에 결국 가지 못하고 송혜교는 죽는다.

 송혜교와 차태현이 다시 갈려고 했던 그 아름다운 섬은 두 사람의 추억이 있는 곳이고 사랑을 이뤄지게 해 줬던 곳이지만 또한 그들이 이룰려고 했던 사랑의 완성의 목적지와도 같은 곳이리라.

 결국 그들의 사랑은 파랑주의보와 같은 골수암에 의해 이뤄지지 못하고 그 섬에도 파랑주의보 때문에 가질 못한다.

 송혜교는 마지막으로 말한다 "내가 너보다 일주일 먼저 태어나서 널 기다렸던 것처럼 니가 다시 올때까지 아주 천천히  기다리겠다"고

 글구 차태현이 말하는 멘트는 인상적이다."앞으로도 내 인생에서 니가 없는 날은 단 하루도 없을 거라"고

 누구나 운명적인 사랑을 원하지만 그걸 이루는 사람은 별로 없다.

 또한 시대와 세태가 변하면서 사랑의 방식도 정신적인 플라토닉 러브보다 육체적인 에로틱 러브로 많이 변하고 젊은 사람들의 만남과 헤어짐은 우리가 한끼 밥을 먹는 것처럼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누구던 사랑을 하고 헤어지기도 한다.

 만남과 헤어짐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영화다.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2 Comments
1 Prodigy100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리메이크인지
내용을 따왔는지 하여간 그랬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의 감정으로 재구성인가 음..
하여간 아직 안봤으므로 패스 ^-^;;
1 최현석  
  정확히는 리메이크라고 하네요. 판권을 직접 사서 영화화한거고 드라마화도 할거라던데..
리메이크 치고는 솔직히 너무 똑같아서 좀 놀랬습니다. 어느정도 각색을 하지 -_-;
대놓고 세상의.. 의 내용에 중요한 내러티브와 씬은 다 끌어모았다는 평이 ^^;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사진사 - > 장의사로 바뀐것 정도만 다른 설정인가 음
기회가 되신다면 원작 소설, 혹은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강추해드립니다.
소설도 멋진 작품이지만 드라마도 정말..(개인적으론 영화 세상을.. 에 비해 훨씬 낫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