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이 본 '태풍' ... [펌] .. 한번쯤 생각해볼만..

영화감상평

30대 직장인이 본 '태풍' ... [펌] .. 한번쯤 생각해볼만..

1 kim j h 5 3739 14
개봉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영화를 직장 동료와 함께 관람한 30대 후반 남자 직장인입니다. 비슷한 연배의 분들과 공감하고자, 혹은 관람 후 소감을 말씀드리고자 몇자 적습니다.
 
 
 나에 대해서 : 네이버를 열심히 들여다 보지만, 글을 올리거나 하는 유형은 아닙니다.
 
 이 게시물 올리는 이유는 ? 이곳 게시판이 워낙 제 생각과 달라서... 영화를 보고 느끼는
  나의 감상이 이렇게 <평균>과 다른것일까 의문이 들어서입니다.
 
 인터넷 게시판이 여러모로 정보 습득과 교환에 좋긴 한데, 한가지 장점이자 단점은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점... 영화평을 읽더라도 게시자의 나이나 성별, 직업(학생)등을
  알 수가 없어서... 어떤 관점에서 영화를 잘 보았는지 재미없었는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 입니다.
 
 태풍 게시판에서 <실망을 많이한 게시물>을 읽어본 소감 :  풍성한 볼거리에
  비해서 이야기의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 광고나 홍보가 많아서 기대를
  많이 하고 극장을 찾았는데 기대만큼 재밌는 영화가 아니어서 매우 실망스럽다는
  지적. 영화 중에 나오는 씬(장동건)이나 강세종(이정재)의 캐릭터가 보여주는
  복수를 하고 싶은 분노나 조국을 지키려는 애국심 같은 것이 충분한 설명없이
  작위적으로 보인다는 지적... 등등이 맞나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적어도 제 또래의 직장인이 모처럼 극장을 찾는다면)
  영화를 본다는 건 2시간 정도의 즐거운 <카타르시스>를 얻는 일입니다.
  때로는 <너는 내 운명>같은 눈물나는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았을땐 따뜻한
  마음이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동막골>같은 영화를 보았을때도 마찬가지로
  따뜻한 그 느낌을 오랫동안 느꼈죠.
  예전에 액션 영화 <장군의 아들>이라는 영화가 개봉했을 땐, 우와~ 우리나라 액션
  영화도 재밌네 ! 하고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태풍을 보고. . . 다소 매끄럽지 못한 스토리 전개가 아쉬웠지만, 여러모로 즐거운
  측면과 공감할 만한 슬픈 이야기들이 머리속을 맴돌게 합니다.
  볼거리가 훌륭한 측면을 보자면. . . 우리나라 배우들이 멋진 연기로 세계를 누비면서
  007 영화보듯 즐거운 눈요기를 시켜주어서 만족스러웠고. 제작비 이야기하는 분들
  많던데, 그래봐야 미국 영화 10분의 1도 안되는 돈으로 정말 실감나고 어려운 화면을
  많이 찍었더군요.
 
  가장 마음 아픈건 너무나 뻔한 <신파>인걸 알면서, 결과가 금방이라도 눈에 보이지만,
  가슴에 와닿는 탈북자 남매의 슬픈 사연과 어디에도 호소할 곳이 없는 그들의
  한 많은 인생이 , 결코 멀리 있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서 였습니다.
  극장을 나서면서도 뭔가 계속 생각나게 만드는 대목이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면서 제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가 겪었던 그 시절의
  아픔을 상기하며, 어릴적 자랄때 그분들께 전해들었던 그 전쟁 이야기를 생각하며
  눈시울 붉혔던 생각이 들었는데,
  <태풍>을 관람하면서도, 결코 멀리 있지 않은 우리 이웃의 일부가 될 수도 있는
  사람들의 아픈 사연을 접하는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두 영화를 비교하자는 건 아닙니다. 각각 저에게 와 닿는 부분이 있었다는...)
 
  저는 이 영화를 100점짜리라고 결코 생각지 않습니다.
  평점을 주자면 8점 정도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네이버 평점은 10점 줬습니다)
  그렇지만, 추천을 하라면 단연코 10점 주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이 정도 스케일과 멋진 내용 자주 나오지는 않거든요.
  단점이 좀 있긴 하지만, 극장에서 보는게 제맛이라는 생각에서 10점 추천드립니다.
 
  주말에는 칠순 가까운 부모님을 모시고 <태풍>을 관람하기로 했습니다.
  초등학교 다니는 제 딸도 데려갈 생각입니다.
  어린 딸아이가 아직 이런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어려울테고, 15세 관람가로 되어 있던데
  사람 죽는 장면이 많아서 망설여 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보여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서입니다.
  좀 멀리 있는 이야기일지 몰라도 통일 시대를 기다리는  국민의 작은 의무로서
  아이들에게도 미리 미리 국가와 동포라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시켜주고 싶거든요.
 
  킹콩 이야기 : 이미 관람한 회사 동료한테서 매우 재밌게 잘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만간 관람할 계획입니다. 별로 잔인한 장면이 없다는데 15세 관람가로 되어 있어서
    이 영화 역시 딸 아이를 데려가고 싶은데 어떨지 고민입니다.
    (초등생 자녀 두신분 의견주시면 참고하고 싶습니다)
    궂이 킹콩이야기를 말미에 덧붙인건 이곳 게시판의 절반 정도가 킹콩이야기여서
    그냥 저도 그 영화 보고싶은데, 너무 많은 분들이 <태풍>과 <킹콩>을 비교하고
    어떤 분들은 비난하고 그래서 보기가 싫어서 였습니다.
 
 
<추신 : 12월 19일 오후에 몇자 더 적습니다>
 
우선 네이버 영화 게시판에 처음 올린 글이 이렇게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받을지 몰랐는데, 많이 놀랐고, 당황스럽습니다.
하지만,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아래에 재밌고
좋은 댓글 달아주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글이 조회수가 많아서 저에게 돌아올 아무런
이익은 없답니다^^)
 
그리고 몇몇  분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작은 녀석(유치원)은 집에 두고, 큰 아이(초등생)을
데리고 일요일 오전 킹콩을 관람했습니다. 저는 그럭저럭 재밌게 보았는데, 역시나 아래
댓글에서 처럼 3시간을 어린이가 극장에 붙어 앉아 있는게 힘든가 봅니다. 둘이서 봤는데
좌석이 중간쯤이라 도중에 두번씩이나 화장실 데려가느라, 주변에 엄청 민폐를 끼쳤습니다. 혹, 다른분들 초등생을 킹콩에 데려가실 경우 복도 인접한 좌석이나 맨 뒷줄 같은 좌석에 앉아서 민폐 덜 끼치시길. .
 
태풍 이라는 영화에 대해서 며칠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이것 저것 읽어보았더니,
생각보다 오해나 편견이 많더군요. 이 영화를 극장에 공급하는 회사가 극장도 가지고
있으니 여러가지 횡포(?)가 많다고 하던데. .. 제 생각엔 그런건 그냥 <시장 논리>에
따라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3시간짜리 킹콩을 봐도 7천원이고
2시간짜리 태풍도 7천원이니, 제가 극장 주인이라면 관객을 많이 소화할 수 있는
영화를 상영할 거 같거든요. 물론 3시간짜리 영화라도 관객만 많으면 얼마든지
계속 상영하겠지요.
 
아래 한 두분은 "알바"라는 표현을 써 가면서, 저의 나이와 컴퓨터 사용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셨는데요. 제가 사회 생활 처음 시작하던 90년대 초라면 맞는 말씀입니다.
그 당시엔 회사의 '과장'은 당연하고 '대리'정도 되는 분들도 컴퓨터 사용과 거리가 멀었죠.
하지만, 요즘엔 부장이나 이사쯤 되더라도, MS Word, Powerpoint, Excel, Explorer 같은
기본적인 프로그램은 익숙하게 사용합니다. (네이버 글작성할 때 태그 쓰는건 누구나 하는겁니다) 오히려 30대 중후반의 연령층이 저희 회사 경우엔 가장 많이 문서를 작성하고, 보고하고, 계획을 세우고 하는 회사 업무의 중추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알바"라는 표현을 쓴 분들이 혹시라도 20세 전후의 젊은 분들이라면(혹은 대학생 정도라면) 요즘 취업도 힘들고 하니, 세상을 좀 긍정적으로 보고 열심히 사회 진출 준비하시길 권해드립니다. (사오정 이라는 말 아시지요? 직장 생활... 그렇게 쉽지 않거든요. 모르면 뭐든 배워야 합니다^^ )
 
끝으로, 저는 <태풍>이라는 영화를 보고 이 곳 게시판에 '악의적' 비판을 하는 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잠 자다가 나왔다거나, 무슨 PC게임 제목같은데
총소리만 듣고 나왔다는 식의 표현들이 거슬리네요. (저는 중고생 정도로 생각합니다)
본인의 소중한 2시간을 투자하고, 용돈 7천원을 썼다면, 그 영화가 재밌든 재미없든
적절하게 자신의 감상을 올리면 좋을텐데, 잠자다 나왔다는 식의 표현은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비하시키는 모습이어서 안타깝습니다. (저는 영화관에서 졸다가 나올 정도로
시간, 돈이 남아돌지는 않거든요. 물론 지루한 영화를 본 적은 여러번 있습니다)
 
아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이 글 읽으시는 모든분들 모두
Merry Christmas !  되시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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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김정현  
  좋은글 잘읽었습니다... 공감이 가는 글이였습니다.
1 비소리  
  태풍은 보지않았지만 볼 계획도 없지만.... 글은 참 잘썼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생각보다 오해나 편견이 많더군요. 이 영화를 극장에 공급하는 회사가 극장도 가지고 있으니 여러가지 횡포(?)가 많다고 하던데. .. 제 생각엔 그런건 그냥 <시장 논리>에 따라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부분은 당췌 이해가 안가는군요....이미 다알고있듯이 CJ가 CGV를 등에없고 1관에 태풍을 건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건데요.

글은 참 잘 썻지만 좋은 리뷰는 아니군요.
왠지 모르게 의도적으로 좋은쪽으로만 쓴글같습니다.

네이버감상평에서 가장많이 추천한 리뷰로 올라온것만 봐도 먼가 이상한생각이 드는건 너무 과민반응일까요?

이보다 더좋게 쓴글도 많이 봤는데 메인에는 올라가있지 않더군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리뷰란 최대한 객관적으로 단점과 장점을 쓴리뷰라 생각하는데 ..이리뷰는 객관성이 좀 떨어지네요
1 조원석  
  차분히 길게 쓰긴했지만 어차피 지극히 개인적인 글임에는 그 정도가 더 자극적이냐 아니냐에 차이가 있을뿐 다른글과 마찬가지 네요~
1 머루  
  저도 30대 직장인이지만 태풍은 참 씁쓰름하기 그지없는 평작이었습니다.
어떠한 미사어구로 갖다붙힌다해도 알맹이는 기대보다 상당히 재미없는
평작이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킹콩......흠잡는다면 여러모로 잡을수 있겠죠.
but...올해 최고의 액션오락영화입니다.
아이들과 같이 봐도 무방합니다.
진정한 블랙버스터가 뭔지 보여줍니다.

두개의 영화가 제작비가 몇십배 차이나는만큼......
재미와 작품성도 몇십배차이나는듯 했습니다.
같은 가격으로 관람하실거라면 킹콩 절대 추천합니다.
어제 시사회에서본 왕의 남자도 꽤 괜찮았습니다.
1 마리  
  매스컴의 과대확장보도의 대표작 --- 태풍--- 입니다.

윗 말씀처럼 그냥 평작이 가장 어울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