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박수칠 때 떠나라. 다시 보실 분들을 위해...

영화감상평

[스포] 박수칠 때 떠나라. 다시 보실 분들을 위해...

1 윤진상 6 4513 6
스포 많습니다. 안보신 분들은 다음 기회에~~~ 긴글이지만, 도움이 되기를...
 
 
 
 







 
 
 
 
 
 
제가 보기에는 사건의 개연성과 등장인물 등 가감할 수 있는 요소가 적을 정도로 이전의 작품보다 더 짜임새 있는데,  평이 많이 엇갈리기에 제가 보면서 생각한 점을 적어봅니다.(금전적인 것등 제작 상황도 있었겠지만, 감독도 '웰컴투동막골'이 아닌 '박수칠 때 떠나라'를 연출했지요) 학문적인 접근이 아닌 제 나름대로의 느낌을 영화 순서대로 줄거리 형식으로 엮었습니다.
 
편의상 존칭을 생략했습니다.
 


검사 최연기
패기있고, 자기중심적인 스타일리쉬한 검사, 자신도 모르는 영적능력의 소유자.

용의자 김영훈(=정하연)
어릴적 김영훈이라는 이름으로 입양된 정유정의 혈연적 친동생(정하연) 그래서 기록은 김영훈으로 되어있음(체포당시 김영훈 이름의 신분증소지), 누나 정유정을 사랑하고 있음.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고, 위증을 하지는 않음. 김영훈보다는 정하연으로서 정체성이 있는 듯 함.
 
 
용의자 여대생 한무숙
남친과 공모 자신의 아버지와 불륜 관계인 정유정을 살해하려고 함. 자신의 매력을 이용 남친을 파멸시키는 팜므파탈인 요소를 갖음(실제로는 잘드러내지 못함). 자신이 정유정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있음(실제로는 거의 죽어있는 시신에 난도질한 것임).
 
용의자 호텔 지배인
단골인 정유정을 사랑함. 미국으로 떠난다는 소식에 안타까워 함. 수면제를 먹이고서라도 잠시라도 곁에 있고 싶어하다 범인으로 오인됨.
 
윤 반장
현장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통찰력으로 사건의 중요 포인트를 암시함.
 
임승대  :  방송PD 역
누가 범인이냐는 것보다 단지 시청률에만 관심이 있음. 굿에서 정유정의 영매가 됨.

정규수  :  서 검사 역
내부 고발자라며 따 당하지만(왜곡된 외부시선의 피해자), 원리원칙을 중시함(실체).
= 매스미디어나 외부 편견에 대한 비판

김영훈 - 한무숙 - 호텔지배인 순으로 용의선상에 오르고, 호텔지배인을 범인으로 수사 종결되지만, 실제 사인은 한사장에 대한 그리움과 동생인 정하연의 겁탈에 의한 자살임.
 
 
 
 
 
심문(審問)
최연기 검사는 피해자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로 수사기록만으로 김영훈을 심문한다. 정하연은 어릴적 김영훈이라는 이름으로 입양되었고, 현재의 기록은 김영훈으로 체포당시 김영훈 이름의 신분증을 갖고있었고, 수사진은 그를 김영훈이라 생각했다. 심문시, 정하연은 자신을 김영훈이라고 말해야하는지, 정하연이라 말해야하는지 머뭇거리고, 검사에 의해 김영훈으로서 조사를 받는다. 김영훈은 이미 예단된 수사계획에 따라 심문을 받는다. 묵비권 행사도 제한되고, 1형식 진술만 강요되는 상황에서 비교적 일관되고, 진실되게 정유정을 죽이지 않았다는 진술을 한다.
 
 
증언(證言) 사건발생 2시간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 대화형식으로 연출.
1. 주유소직원은 이미 생방송을 의식한 듯한, 오버하는 진술을 한다.
2. 벨보이는 자연스러운 진술 중에 팁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혐의를 두는 간단한 질문에 격분하는 것으로보아 전과나 자신의 환경 등에서 차별을 겪었었던것 같다.
3. 일본인 관광객의 논점에서 벗어난 진술은 매스미디어나, 대중의 일탈된 관심을 풍자하는 것 같다.
거짓말 탐지기 검사시, 수사진이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김영훈이라는 이름은 거짓신호가 나오고(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거짓), 거짓이라고 생각하는 나이부분에서, 진실신호(피크가 생기지 않음)가 나온다. 윤반장이 '기계가 왜이래'라고 하지만, 기계는 이상이 없었다. 피의자는 자신을 김영훈이 아닌 정하연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김영훈의 내면 정체성은 김영훈보다는 정하연인 것으로 생각됨.(어릴적 김영훈으로 입양되었지만, 정하연이라는 인식하고 있는 것 같음)
정하연은 교활한 지능범보다는 감정에 솔직한 진술을 하는 돌아이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감독은 영화 후반부에 신하균의 비중이 줄어드는 점을 인정한다.
 

전설(傳說)
정확한 뜻은 모르겠고, 판타지를 좋아하는 장진 감독이 선물하는 작은 에피소드가 아닌가 생각된다.
"전설 같은 존재를 만나 본 적 있는가? 행여, 만나거든 의심하라... 전설을 만든 이들은 대부분 살아있지 않다." 라는 제작 노트의 글처럼 망자(정유정귀신 김지수분)와의 만남을 판타지에 버무려 놓은 듯한 인상이다. '그쪽은 끝(진실)을 보셔야죠' 라는 김지수의 대사는 결말을 암시한다. 피해자 소지품을 조사하는 중에도 최연기 검사는 피의자 얼굴에는 관심도 없었다. 여검사의 대사(우리야 가해자 얼굴에만 관심이 있지)로 이를 정당화한다.
정유정은 이미 죽은 한사장을 그리워하며, 끊어진 번호에 19번 통화했다.
나중 굿 끝났 즈음에 빙의된 정유정이 죽은 부모를 만날 줄 알았는데, 아직 못 만났다고 넋두리하는 것으로 보아 죽으면 망자를 만날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한사장에 대한 그리움이 자살의 주된 이유중 하나인 듯. 그래서 그렇게 슬프게 운다)
손을 잡고 출구를 인도하는 최연기 검사에게 맹인 안마사가 '그사람 울고있었다'다며 끝(진실;자살)을 위한 단서 제공한다.
장진감독 다른 영화에서도 손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무당을 만날 때도, 진실에 다가 설 때도, 손을 잡은 후에 알게 된다.
윤반장의 "살인이라는 게 꼭 누구를 죽여야만 살인이 아니죠. 살인을 안 했지만 결국은 누구를 죽인 것처럼(정하연), 죽지않았는데 살인하는 경우(호텔지배인)... 죽었는데 살인이라고 안하는 것도 있고(자살), 살인했는데 죽이지 않은 것도 있고(한무숙)" 대사에 사건이 요약되어있네요. 결국 감독은 정하연이 정유정을 죽음에 이르게 했는데, 법적으로 살인은 아니라고 요약하는 것 같다.(물론, 겁탈만이 자살의 주된 이유는 아니다.)
정하연임이 드러난 김영훈은 자신이 누나를 죽이지 못한 것을 안타깝다고 절규한다. 정하연은 누이와 정상적인 남매는 아니다. 현실에서, 누나가 단지 불륜에 빠졌다고, 겁탈하고 같이 불붙어 죽으려고 하는 것은 개연성이 적어 보인다. (내가 웃기는 소설을 써보자면 정소정과 정하연은 이미 근친상간관계였고, 정유정은 진정한 사랑을 말하며, 근친동생을 떠났다. 그런데, 누나가 불륜의 사랑에 빠지자 정하연은 정유정에게 "누나가 말하는 사랑이 이런거냐"고 분노했고, 겁탈한다. 호텔에 있는 것을 알게된 정하연은 휘발유통을 들고 '그 옛날 하나되었때 처럼' 같이 분신하려했던 것이다.ㅋㅋㅋ 오버다)
 

물고기 (다잡은 물고기처럼 쉽게 수사가 될거라 생각했지만, 사건은 혼란에 빠진다.)
김영훈이 범인이라고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된다.
다음 용의선상에 한무숙이 등장한다. 무용퍼포먼스 마지막 장면이 한무숙이 다른 여자를 칼로 찌르는 장면으로 암시를 준다.
여검사는 한무숙의 죽은 아버지와 정유정의 불륜때문에 죽였다고 확신한다. '죽은 아버지와 정유정이 만날까봐 슬프기도 하다'는 진술에서도 감독은 망자들 간의 만남을 염두에 둔것 같다.(19번이나 한사장에게 전화를 하는 그리움(;만나고싶은욕구)이 정유정의 일부 자살동기이듯이) 부검결과 독극물이 사인으로 밝혀진다. 앞선 수사가 혼란에 빠진다. 내부고발자라는 외부
의 시선에 따를 당하는 서검사의 속내를 알게된 최연기는 어색함을 '주머니에 뭐 있냐?'며 날려버리고, 서로 동질감을 느낀다.
경비경찰과 함께있던 정하연의 회상 장면에서 '불에 타서 다 녹아버리면, 나나 누이나 하나로 다 엉켜지니까, 옛날 어느때 처럼 그렇게.'라는 대사는 근친상간을 암시한다.
여러 가지  수사정황이 발생하고, 이에 시청률을 위해 이벤트로 굿을 준비하게 된다. 방송국은 굿을 쇼로 준비를 했지만, 결국 이 굿이 진실에 다다르는 진정한 통로가 된다.

무당과 딸이 등장하는데, 나는 무당딸이 아니라, 무당이 모시는 귀신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내 생각이니... 출입증도 달고, 빌딩화면에도 잡히기는 하지만, 감독이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 같다.(나중에 감독 커맨터리 보면 알게되겠지만..) 화장실갈때도, 손잡고 가고 '나 무서우면 얼른 뛰어가 엄마한테, 근데 엄마가 어디있더라.'하는데,  여기서 꼬마는 자신이 귀신인줄 알고 있는것 으로 생각됨. 엄마가 어디있는지 모른다는 것은 죽은지 좀 되었다는것 같고. 카세트에 옛날 삼성CI가 있으니까 죽은지 10년 정도 예상한다. 최검사가 '너 아까 물 내렸냐? 소리 안 나던데'도 귀신임을 암시하는 것 같고(귀신이 아니면 너무 생뚱맞은 대사). 어쨌든, 무당과 최검사만 소녀를 인식하는 것 같다.

 
 
굿
소녀가 앞에 가다가 뒤돌아보면서 접신이 이루어진다. 카메라는 무당을 찍고 있지만, 빌딩화면에는 소녀의 모습과 무당이 번갈아 나오고, 교감을 이루고 있다.(참고로 무당은 모시는 귀신을 통해서, 점을 보고 귀신을 불러낸다.) 감독은 '이 영화의 반전은 누가 범인이냐가 아니라, 진실을 향해 다가서는 것이다.'라고 했다. 무당에 당혹해 하는 분들이 많은데, 무당의 출현은 정유정이 망자에 대한 그리움과 현실의 고통에서 떠나면서 갖게된 한을 풀기 위해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검사들이 모르는 칼의 행방을 알려주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귀신인 소녀를 통해, 끝(진실;자살)을 알려주는 반전을 준비한다.
이 소녀가 귀신이 아니면, 반전의 임팩트는 반감될 것이다. 진정한 의도는 작가인 감독만이 알것이다.(커맨터리에 설명이 있었으면 좋겠다.) 수사진은 지배인을 실질적인 범인으로 몰아가면서, 수사는 종결된다.(지배인이 자백할 때 박정아는 자신은 시체에 칼을 꽂았었던 것을 알고 안타까운 표정이다.)
굿 끝에 빙의된 PD의 '나 밤에 죽어 부모 볼 줄 알았는데, 아직 못봤네'라는 대사는 정유정의 자살에 망자(한사장, 부모)를 보고픈 심정이 작용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끝을 보다
수사는 지배인을 범인으로 종결되고 방송은 끝이 난다. 차안에서 윤반장은 정유정이 속상했을 거란다.(정유정의 눈물과 더불어 자살이 꼭 동생의 겁탈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한다.)
최검사는 수면제성분을 알리는 팩스에서 수사가 잘못된 것을 깨닫는다. 만료된 여권과 흰종이를 손에 든 최검사는 사건이 자살이었음을 깨닫고, 영적인 힘에 의해 실체적인 진실(끝)까지 보게된다.(관객은 녹화테입을 통해서 최검사가  끝에 다가서는 것을 알게된다)


PS. 어째든 여기서 끝은 누가 범인이냐가 아니라, 왜 자살할 수 밖에 없었냐에 맞춰집니다. 정유정은 죽은 한사장을 그리워하고, 죽은 부모를 만날까(아마 동생때문에 더 만나고싶은지도) 기대를 합니다. 망자에 대한 그리움과 현실적인 어려움(편견과 비난, 근친상간)에 떠나는 때를 아는 사람이 떠나는 것이겠죠. 최검사의 마지막 표정은 자살을 알고나서의 허탈감보다는 떠날수 밖에 없었던, 정유정의 감정에 동일시되는 표정이겠죠.
'박수칠때 떠나라'는 최고조에서 떠나라는 뜻도 되지만, 떠날 때를 아는 자가 아름답다는 뜻도 있습니다. 정유정은 자신의 상황(사랑하는 한사장의 죽음, 동생의 부적절한 행동)에서 자신이 죽을 때를 알고 한과 그리움을 간직한 채(그렇게 서럽게 울며) 떠나려고 한 것 같습니다. 떠날 때를 아는 사람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마지막 그림의 숲은 장진감독이 군생활할 때 보았던 숲이랍니다. 힘든 군생활 속에서 평화로운 별천지로 보였던 이미지에 정유정의 뒷모습을 더한 것이죠. 힘든 현실에서 안식처로 떠나고 싶었던 정유정의 마음을 표한한 것이라 할 수 있죠. 콘티속 정유정의 뒷모습이 아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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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현정사랑  
  담배가 빨리 탄 이유는 멉니까? 궁금합니다.
1 윤진상  
  화장실이 담배피면서 집중하기 좋죠. 소녀와 실질적인 교류를 암시하겠지요. 영적인 존재와 의식하지도 못한 순간에 접하게된다는.... 오른손이죠. 소녀와 잡는 손... 갑자기 바로 옆에 있고.제가 소녀를 귀신으로 보는 이유중에 하나죠. 사견입니다.
1 김경환  
  --;; 영화에 이렇게 깊은 뜻이.. 난 보구나서두 차승원이 그 음료수 주던 여자가 귀신이라는걸 와이프한테 듣고서야 알았는데.. 난 누가 녹화테이프에서 여자만 지웠나? 했죠.. ㅋㅋㅋ

암튼 영화를 어떻게 봐야지 이런 분석이 나오나요? 존경스럽네요..
1 권동희  
  r그러고 보니 "간첩 리철진"에서도 손 바닥을 포개는 장면이 인상적이군요.
1 김재수  
  "킬러들의 수다"에서도 왼손만 쏴달라고도 하고,
"아는 여자"에서는 영화속 판타지에서 전보대 얹은 손을 클로즈업 했었네요. 손이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 매개체인가 생각되네요.
1 이병일  
  살아가야하는 의미를 부여해주는 감상평이군요...

P.s 느껴야 하는 영화라면...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봐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