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칠때 떠나라...장진 감독에게 해줘야 될 말일지도...(스포있음)

영화감상평

박수칠때 떠나라...장진 감독에게 해줘야 될 말일지도...(스포있음)

1 NIMSH-J 2 3207 5
우선 한마디로 재미가 없습니다.
장진식 코미디라면 영화 곳곳에 포진해 있기는 합니다만...흠
뭐랄까 영화를 구제하기에는 역부족인듯 싶네요.
저는 원래 장진 팬입니다. 기막힌 사내들부터 그랬습니다. 정말 그의 코미디 감각을
높이 사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는 여자는 못봤네요.) 킬러들의 수다도 정말
괜찮은 "장진식 영화"라고 생각하구요. 순수하게 "영화적인"측면만을 생각한다면
아직 정진할 부분이 많은 감독이라고도 생각합니다만.ㅋ
하지만 이번 영화는 좀 다르네요.
우선 이전 영화들과 달리 여러가지 주제를 끌어들입니다.
수사과정이 생중계됨으로 인한 미디어에 대한 고찰....
용의자와 수사관과의 심리전....
인간의 본성이랄까 삶의 진실 같은 거랄까....
문제는 하나로 어우러지지 못한다는 거겠죠. 이전의 영화들보다 좀더 현실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는데, 그렇기에 뭔가 이번에는 그의 접근법이 약간은 달랐던 듯도 한데
결과적으로는 실망스럽지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차승원의 캐릭터는 정의감에 차있고 유머러스하며 힘찹니다. 기존 이미지의 연장선상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군요. 하지만 신하균....정말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으나,
결과적으로 영화가 끝날때쯤에는 그가 헛품을 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신하균의 캐릭터는 사실 영화중반까지 정말 중요한 인물인 듯이 제시됩니다.
차승원과 그와의 심리 대결이 영화의 주된 흐름을 이루니까요. 하지만 결국 그의
캐릭터는 흐지부지 사라지고 사실 영화 전반에 별반 영향이 없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신하균은 살인에 무런 연관이 없을뿐만 아니라, 살해된 여자와 모종의 연관이 있음에도
정말 부실하게 설명되고 맙니다. 감독의 의도는 그저 "그럴듯한 긴장감있는 심문과정을
느껴봐라. 차승원 신하균 둘다 연기 잘하잖아."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까지
하게 되는군요. 설령의도가 그랬더라도 해도해도 긴장 상태가 너무 일찍 풀려 버립니다.
신하균이 용의선상에서 벗어나는 시기가 너무 빨랐달까요.
마지막 즈음에 죽은 여자의 유산은 누가 가질까라며 신하균의 미소짓는
얼굴이 비칩니다...."아 사실은 신하균이 죽여놓고 치밀한 계획을 세워 빠져나온 거구나.."
라고 나름대로 생각해보려는 찰나 크윽...차승원은 죽은 여자의 환영을 봅니다.
결국 그녀는 자살을 한 거였군요. 허무함에 힘이 쫙빠지더군요. 약간의 실소까지..
범인은 원래 없었다는말이죠 뭐. 결국은 영화라는 거나 수사를 한다는 실제 상황이나 다 쇼라는 얘길까요?

또하나 불만인 것은 광고할때나 영화의 도입부에서나 수사를 생중계한다는 설정에
상당한 무게를 싣고 있는데, 딱히 영화상에서 이 설정이 녹아든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티비에 나온 차승원을 알아보는것, ARS로 범인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는 것등...피상적인 상황들만 보일뿐 트루먼 쇼라든지 (제가 생각하기에)비슷한 설정을
가진 영화들처럼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질 못하네요. 아마도 편집과정에서 많이
들어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한건데 예고편에서 봤던
장면과 대사들이 상당량 빠져 있더군요. 예를 들어 빌딩 대형 전광판에 신하균이 직접얼굴을
비치며 내가 범인이야!라고 외치는 장면, 차승원이 신하균에게 "지금 밖에 는 널 범인으로
만들고 싶어 안달이 난 사람들이 일개중대로 포진하고 있다!!!"라고 외치던 장면, 아 그리고
그 기분나쁘게 생긴 동료 검사랑 비맞으면서 "넌 좀 빠져라"라며 신경전 벌이던 장면...
저는 이장면 때문에 그 검사랑 차승원이랑 팽팽히 대립하면서 신하균과의 연기대결 그리고 수사를 생중계하는 언론이 그 중간에 끼어들면서 벌어지는 말그대로 "버라이어티한"수사극을 거라고 크게 기대를 했었는데 말입니다.

불만은 아직도 두가지나 더 있습니다. 우선 음악.....정말 마음에 안들더군요.
킬러들의 수다 때도 느낀건데 음악이 왜이렇게 촌스러울까. 감독의 취향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영화는 조금 더 세련된 방향으로 가는게 어땠을지.
마지막으로 영화 후반부의 다분이 신파성이 느껴지는 분위기....왠지 장진 감독의 한계가
들여다 보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저도 예쁜 김지수 씨가 죽어서 슬프긴 했습니다만
....ㅋㅋ) 그렇게 밖에 마무리 할 수 없었는지. 벌려놓은 판은 꽤나 큰데 그모든 것이 흐지부지
하게 제대로 끝도 나지 읺은 상황에서, 죽은 여자에 대한 연민으로 영화를 마무리 짓는다는
것은 상당히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장진 감독 특유의 코미디 감각이 십분 발휘될수 있는 신작을 들고 나오길 기다리겠습니다.
좋아하는 만큼 더 혹독하게 비판을 하게 되는 것 같네요.

차승원의 지금까지의 흥행파워에는 못 미치는 영화가 되지않을까라는 나름대로의 추측을
해보면서 모자란 감상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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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백현준  
  정말 저의 감상평이라 착각할정도로 동감합니다.

전작 킬러들의 수다에서도 그 촌스러운 멜로디의 음악때문에 영 느낌이 살지못했는데 이번에도 역시 -_-; 돈만 쳐바르고 베이스만 둥둥울리는 음악은 나름대로 긴박감을 조성했다 치지만..그밖에 가끔씩 흘러나오는 촌티나는 음악들...음악감독 언제바꾸나 절로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각본은 훌륭하지만 그 각본을 살려내는 연출력이 매우 부족합니다. 연극파 감독의 한계랄까요. 순간순간의 재치는 있지만 전체적인 영화적 재미(플롯의 구성이나 세련미)등을 느낄수가 없더군요. 작년에는 영화를 고작 3편밖에 안봤다니..오히려 장진의 연극을 영화화한 신인 박광현감독이 더 영화인다워보입니다.

또 기술적인 요소들의 어설픔(아는여자에서 초반의 화면 떨림, 박수..에서의 음향의 웅웅거림)도 매우 거슬립니다. 중간중간 화면 상단에 보이는 마이크도 거슬렸구요...모니터링은 하는지 모르겠네요;;
1 도깨비  
  결론까지 나와버리네요. 스포일러 있으면 제목에 표시를 꼭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