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이 영화는 무엇이냐

영화감상평

<D.E.B.S.>도대체 이 영화는 무엇이냐

1 박천영 0 2411 1
91분 / 코미디,액션 / 미국


· 감 독
안젤라 로빈슨


· 출 연
사라 포스터(에이미), 조다나 브루스터(루시), 데본 아오키(도미니크), 질 리치(자넷), 미건 굿(맥스)


· 공식홈페이지
http://sonypictures.com/movies/d.e.b.s./ (국외)



*소슬感: 도대체 이 영화는 무엇이냐.

D.E.B.S.(뎁스)는 일반학교에서 시험을 통해 거짓말과 살인 등에 재능을 가진 인재를 선발하여 전문적인 여성 스파이로 양성하는 국가공인 특수학교다. 이들 중에 4명이 한 조를 이룬 가장 우수한 팀이 세계를 혼란에 빠트리는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 루시 다이아몬드(조나다 브루스터)의 2년만의 컴백에 맞춰 그녀를 잡아들이라는 명령을 받고 출동하고, 처음으로 루시와 조우하게 된 그들 중에 팀의 일원이자 거짓말 소질에 공인 1위인 에이미(사라 포스터)는 위험인물 루시와 삐리리한 시선을 주고받으며 묘한 감정에 휩싸이는데…….

초반부만 보았을 때는 <총알탄 사나이>나 <무서운 영화>유의 패러디영화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습지도 않은 상황을 어이없게 연출하며 실소를 자아내고 초미니의 체크무늬 교복스커트를 나풀거리며 뛰어다니는 뎁스팀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재미는 없을 것 같지만 출연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성들로 인해 뭔가 섹시한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연출되지는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를 (솔직한 남성)관객에게 갖게 하면서 억지스럽게 영화를 계속 감상하게 만든다. 뭐, 그래도 여기까지는 참아줄 수 있었고, 어차피 패러디물이니까 생각 없이 보자 하는 마음으로 계속 감상했지만, 중반부에 접어들며 감독은 급기야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면서 망가지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중반부를 지나면서 동성애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했음을 분명히 하고 있고, 기존의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의 동성애영화에 반발하듯 품고 있는 내용은 무거우나 표현하는 수단은 너무도 가벼운 방식으로 성적소수자의 입장을 대변하려고 한다. 등장인물 중에 조금이라도 철이 든 제정신의 인물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그려내며, 그럼으로써 루시와 에이미로 대표되는 동성애자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인물이 아주 적은 이 지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성애자를 비웃고 있으며, 동성애자를 인류의 생존본능에 역행하는 이단자이자 테러리스트로 치부하는 다수의 대중에 빗대어 에이미와 루시만이 본능에 충실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실존적인 인물인 듯 표현하고 있다. 성적소수자가 사회에서 당하는 편견과 핍박에 의해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는 것은 여러 경로를 통해 알고 있으니, (짐작이 위험하기는 하지만) 아마도 동성애자가 아닐까 생각되는 감독이 울분을 표출하고 있다고 이해하면서 지나칠 수도 있었다.

본인은 분명한 이성애자이며 여성을 좋아하고 성적인 행위도 여성하고만 하고 싶은 다수의 일반남성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성애자를 비난하거나 위험인물로 몰아가고 싶지는 않은 정체성과 개성을 존중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감독이 표현하는 방식과 내포하고 있는 의미에는 도저히 동의해줄 수가 없다. 먼저 이 여성감독의 기본적인 자질의 문제인데, 코미디와 액션을 표방하고 있는 영화자체의 연출력과 완성도면에서 확실하게 쓰레기 수준(보신 분은 대부분 동의하실 것)이어서 한 시간 반의 감상 시간이 너무나 아깝게 느껴지며, 다음으로 자신의 설익은 가치관과 주제의식을 섣부르게 종합엔터테인먼트인 영화에 담아 다수에게 보여주려고 시도함으로써 이 영화를 본 일반대중에게 동성애와 성적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커녕 오히려 반발심과 짜증, 심지어는 역겨움까지 느끼게 만들면서 감독 자신의 의도에 완전히 역행하는 결과만을 초래했을 뿐이다. 실로 빈 수레가 요란했으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격언이 떠오르는 사태라고 할 수 있다.

대체 얼마나 그런 영화여서 본인이 이렇게 악평을 늘어놓고 있는지 궁금하시거나 진정한 저질영화가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은 분만 이 영화를 보시기 바라며, 성적다수자와 소수자의 이해와 화합도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풀어나가야 하는 명제 중의 한 가지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이 유치졸렬한 영화를 피하시거나 기억에서 영원히 지워버리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본인도 한시바삐 잊고 싶을 뿐이다.

ps: A릴팀의 700mb 1CD로 감상했는데, 프레임이 들쭉날쭉하여 영상이 계속해서 조금씩 끊어지는 느낌이니, 감상하실 분은 참고하시기를.

ps2: 영화와 전혀 상관없는 얘기 하나. 오늘 브라질과의 청소년축구. 성인이든 청소년이든 분명히 세계최강의 팀이지만 당당하게 맞불작전으로 임해주기를. 수비위주라니, 씨도 안 먹힐 얘기이므로 박감독의 연막작전이기를 바라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위풍당당 대한민국 짜작 짜 짝짝~~~화이팅!!!

****http://kr.blog.yahoo.com/hugo7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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