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대왕 - 잔인한 우화

영화감상평

파리대왕 - 잔인한 우화

1 Dark B;John 0 1740 2
어찌도 이리 잔인하게 인간사회의 시스템적 결함을 그려낼 수 있을까?

'15소년 표류기'쯤으로 생각하고 감상했다가는 큰 충격을 각오하셔야 될 듯 하네요.

무인도에 고립되어 구조되기만을 기다리는 소년들의 생존기를 통해 영화는 바로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사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때 얼마나 걷잡을 수 없이 미쳐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등장인물들이 소년들이라는 점에서 가히 그 충격의 여파가 상당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 세워졌던 질서와 권위, 협력도 체제에 불만을 품고 있는 반대 세력에 의해 흔들리기 시작하게 되고 집단 구성원 모두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가 닥쳤을 경우, 걷잡을 수 없이 광기에 휩싸이게 되면서 결국엔 올바른 이성적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미신에 의지한다거나 끊임없는 자기 합리화를 해나가며 잘못을 덮으려고 더 큰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과정을 잔인하리만치 적나라하게 영화는 그려내고 있습니다.

역시 사람을 움직이는 힘은 어쩔 수 없음과 위험회피 본능,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자극하는 촉매인 두려움과 혼자서는 힘들어도 여럿이서 함께하면 거짓말처럼 수월해지는 집단심리와 자기합리화의 특성일 수 밖에 없는 건가요?

소년들이 랄프를 따르다가 결국엔 잭에게로 떠나버린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은 차가운 이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지만 그보다도 우선하여 뜨거운 심장을 지닌 감정의 동물이겠죠...

http://dollhk.egloos.com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신고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