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사람들 : 하이라이트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가져다 준 것은
이데올로기로 무장한 민주투사들의 혁명도 아니고
민중들을 기반으로 한 의식의 전환은 더더욱 아니었다.
그것은 흡사 2차대전을 끝내고 미국이 승리한뒤 맞이한 광복과도 같았다.
그 피날레는 단 한발의 총알로 비롯된 것이다.
전부다 저 잘났다고 떠들어대지만 사실은 그 누구에게도 공로가 없는 것이다.
풍차로 돌진한 돈키호테같은 저 사내에게 약간의 공로를 줄까? 말까?
9회말 투아웃 만루상황..
기대도 않던 9번타자가 홈런을 때린건 분명한 투수의 실투였다.
하지만 역시 그 9번타자의 방망이가 그날의 MVP인 것이다.
그 9번타자는
홈런을 때린후 베이스를 다 돌지 못한채 죽음을 맞이했긴 했지만,
눈먼 총알이 독재자의 가슴에 꽂히던 저 순간만은
분명히 그 경기의 클라이막스, 즉 절정이었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길고 긴 어둠속 터널과 같았던 그 경기가 끝난 후, 칼국수를 좋아하는 어떤 아이녀석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오는구나!"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오거나 말거나 어쨋거나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스포츠뉴스에..
역사의 하이라이트는 2005년 극장 한구석에서 기억되고 있었다. 씁쓸하게...
이제 "그때 그사람들"이 웃기지 않는다고 투덜대지 마시라.
우리네 삶, 살아온 역사 자체가 코미디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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