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rth-스포일러] 눈물이 나지 않는 이질적 느낌의 영화

영화감상평

[Birth-스포일러] 눈물이 나지 않는 이질적 느낌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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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영화를 볼 때 슬픈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눈물이 나지 않는 이질적 느낌을 받았다. 물론 두번째 볼때는 (중요 부분만 선택해서)
눈물이 났다. 정말이지 사람 피말리는 영화다. 니콜 키드먼(극중 앤나)과 카메론 브라이트(션)의 연기는 이게 영화인지 아님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찍고 있는지 환상을 갖게
할 만큼 뛰어난 연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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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 남자(성인 남자, 션)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자신의 부인(애나:니콜 키드먼)이 죽고 한 마리의 새가 와서 환생한 부인(애나)이라고 한다면 나는 그 새에게 집착을 하겠노라고... 그리고 청중들의 웃음소리.... 남자는 다시 말을 이어간다. 자신은 과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그런 미신적 허황한 일은 믿지 않는다고 말을 맺는다.
그리고 영화는 시작된다.

과연 어떠한 인간들이 자신의 연인의 환생에 대해 미치지 않을 수 있을까...
이 영화는 누구나 한번 쯤 생각해봤을 환생에 대한 영화일 뿐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연인의 환생은 생각만큼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내 자신이 이 영화에 너무 몰두했던 것일까? 정말... 보는 내내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니콜 또한 죽고 싶은 심정이었을 듯. 10살의 꼬마가 와서 본인이 죽은 남편이라고 하니,
분명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일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는 환상속에 죽은 션을 생각하겠지.
꼬마 션이 다녀간 후에 니콜은 새 남편이 될 사람과 사랑을 나눈다. 그리고, 카메라는
그녀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낸다. 사랑을 나누면서 눈을 감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션을 생각하는...
 
보통 여성분들은 연인과 키스할 때 눈을 감는다. 상대방을 감성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행동이다. 사랑이라는 만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감정을 느끼기 위한 행동이다. 남자라는 동물과는 다른...
그러나 니콜은 새 남편과의 사랑행위에서 오히려 눈을 감지 않는다. 왜?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눈을 감지 못하게 하였을까?

러브 씬 이후 니콜과 새 남편의 아침 출근씬에서 니콜은 로비에 멍하니 앉아 있다. 그리고 누군가가 니콜에게 편지를 건네준다. 분명 꼬마 션일 것이라고 니콜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와도 같은 백그라운드 효과음악이 흐르며 그녀는 편지를 읽는다. 니콜은 퇴근 후 새 남편에게 션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는 것에 대해 늦게 이야기 한다. 이유는 당신이 화낼 것이라고 생각되어서 그랬다고. 식사 후 새 남편은 니콜에게 묻는다. 왜 자신이 화낼 것이라고 생각했는냐고.... 니콜이 다시 묻는다. “화가 났어?” 이에 새 남편은 얼버무리며 말한다. “아침에 편지를 받고 말하지 않았으니까” 니콜은 직장에서 보려고 해서 아침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새 남편 曰: 누가 보냈는지 궁금하지도 았았어?  니콜은 거짓말한다. 궁금하지 않았다고 누가 보냈는지 몰랐기 때문에....

그렇다. 그(새 남편)는 질투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신이 화가 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한 니콜의 말이 거슬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다. 새 남편은 니콜과 결혼하기 위해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2년 동안의 구애... 그러나, 그가 짊어져할 짐은 니콜이 아직 션을 잊지 못한다는 것이다. 영화 첫 씬에서 10년 전에 죽은 전남편의 무덤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니콜의 모습을 바라보는 새 남편. 그에게 있어서는 션은 뛰어넘을 수 없는 존재이다. 그냥 짊어지고 가야할 짐...그리고 감독(또는 작가)은 건너편 다른 묘에서의 웃음소리장면을 그에게 보여준다. 이는 망자의 생전 추억에 대한 웃음소리... 마치 죽은 사람에 대해 남겨진 자들의 잊지 못 할 추억에 대한 슬픈 웃음이다. 이 짧은 순간으로 감독(또는 작가)은 10년 동안 잊지 못하는 한 여인과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은 본적도 없는 사람에 대해 10년동안 못 잊어 눈물 흘리는 여인"과 "다른 장소에서 자신은 모르는 여러사람이 관 주위에 모여 웃는 장면"을 동시에 보게된 그는 어떤 심정일까? 그렇기에 영화 후반부에서 그의 광기를 보여주지 않던가. 다 큰 어른이 꼬마 션을 죽일 듯이 덤벼드는 행동이나 자고 있는 션에게 "넌 나를 바보로 만들지 못해"라고 말하는 장면은 정말 이해가 되는 장면이다.
 
이렇듯 남자는 일을 만든다. 편지 씬에서 궁금하다고 모든 것을 캐내면 결국 얻는 것은 자괴감뿐이지 않을까? 꼬마 션을 때리는 씬에선 모든걸 힘으로 누르려고 하는 남성의 습성이라든지... 가장 현명한 것은 자신을 보호하고 그냥 현재 닥친 환상적 현실을 그냥 덮는 것이다(션이 환생하지 않음을 니콜이 계속 부정하는 씬들). 최선은 나를 지키기 위한 본능적인 방어이다. 여성은 이처럼 수동적이다. 삶을 살아갈 때는 때론 수동적일 때도 있지 않는가...

I can't....  할 수 없어요...(능동적)
비록 션은 어린아이의 몸으로 환생을 했으나 어떻게 사랑했던 아내를 찾아가지 말라는 부탁을 받아들이겠는가.... 어린 션이 말한다.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또 다시 이별하라는 것은 너무 잔인하지 않은가. 션은 니콜을 너무나 가까이서 보아서 그랬을까? 션의 기절에 니콜은 더욱 흔들린다. 2분 20초 동안의 롱 테이크... 대사는 없지만 그녀의 눈빛과 입가의 미소, 그리고 숨 쉬는 것조차 모든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니콜은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었던 것일까? 보고 싶구 대화하구 싶구 곁에 두고 싶었던 것일까? 그녀는 꼬마 션의 학교를 직접 찾아간다. 본 씬에선 니콜과 션은 일반적인 어른과 아이의 구도로 잡는다.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니콜의 한쪽 손은 머리를 받치고 느긋한 자세를 취하고는 있으나 표정은 굳어있다. 그리고, 니콜은 꼬마 션에게 질문을 한다. 그녀의 질문은 어린 아이에게는 예사롭지 못한 질문이다. 그리고 꼬마 션은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말하며 능청스럽게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에 대한 션의 대답은 “너가 처음이 될 거야”.... 그녀는 당황했을까? 아니면 황당했을까? 확실한 것은 그녀의 질문이나 눈빛은 이미 더 이상 션 이외의 바라볼 곳을 놓쳐버린 것과 같다. 그리고 션이 탈 버스가 도착한다. 이젠 그녀 또한 spell(마력,주술,주문:영화상에 2번정도 나오는 단어임.)에 걸린 것일까? 션이 먹던 아이스크림을 뺏어 이번엔 그녀가 먹기 시작한다. 원래 사랑하는 연인들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음식을 뺏어 먹어본 적이 있지 않던가... 물론 정상적인 커플이라면 아무렇지도 않을 씬이지만 이들에게 있어서는 이 까페의 씬 조차 너무 독특하기까지 하다. 니콜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마지막엔 손가락에 묻은 아이스크림마저 빨아 먹을 때의 모습은 이미 그녀는 자신마저 아이로 되돌아가기를 원하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이 손가락을 빨아먹는 행위는 그들의 문화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 감독(또는 작가)은 왜 니콜이 션의 아이스크림을 뺏어 먹도록 하였을까? 또한 니콜이 커피를 마시거나 션이 아닌 창가 쪽을 바라보도록 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일반적인 어른들은 짖궂은 아이에게 자신이 보다 우위에 있는 것을 보이기 위해 혼을 내거나 아이같은 짓(아이스크림이 묻은 손가락을 빨아먹는 행위)을 하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지 않은가? 이처럼 니콜은 이미 아이가 아닌 션에게 자신을 하나씩 열어놓기 시작하는 것이다. 또는 동화되는....

목욕씬... 과연 저게 아이가 할 수 있는 행동인가?라는 생각을 갖기 전에 과연 저게 아이가 할 수 있는 말인가를 생각해보자. 니콜이 “너 뭐하는 거냐?”하고 션에게 묻는다. “난 내 아내를 보고 있어”.... 이 말이 과연 초딩의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대답이라고 생각되는가?  “같이 목욕하려구요^^*. 목욕KIN” 이게 초딩의 어법이 아니더냐....

 
 

이제 니콜은 환상적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그런데, 션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관객도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영화 첫씬에 등장했던 션의 옛 애인. 그리고 옛 애인이 니콜에게 주려고 했던 무수히 많은 편지들. 그리고 땅에 묻힌 편지들을 발견하는 션. 감독(또는 작가)은 이 영화를 반전영화의 부류에 넣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또 다른 해석으로 션은 환생을 했으나 애나에 대한 기억만 돌아오고 애인에 대한 기억은 없이 돌아온 것일까? 난 후자라고 생각된다. 아니 후자이길 간절히 바란다. 솔직히 감독(또는 작가)에게 묻고 싶지 않다. 난 그냥 이 영화를 가슴에 묻고 싶을 뿐이다.

어쨌든 션은 환생하기 전에 본인에게 부인 이외의 것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옛 애인에 대한 기억이 없기에 혹은 나중에 기억이 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그는 니콜을 떠나려고 한다. 니콜에게 거짓말을 한다. “난 션이 아니에요”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던 니콜의 손이 움직임을 멈추고 꼬마 션은 욕탕에 자기 몸을 담근다. 다시 태어나기 위해. 이젠 그녀를 놓아줄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길 위해. 당신은 본 영화 처음에 아기가 태어나는 씬을 기억하는가? 어른 션이 죽는 씬 이후 수중분만으로 태어나는 한 아기를 보여주는 씬이 기억이 나는가? 왜 하고 많은 분만 중에 수중분만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가? 이렇듯 감독(또는 작가)은 션을 다시 태어나게 한다. 아니 꼬마 션 자신이 본인을 다시 탄생되도록 몸을 욕조에 담근다. 이제야.... 니콜은 환상적 현실이 허구였음을 알아차리고 수건을 바닥에 팽겨치듯 놓구 나온다. 이런 행동이야 말로 어른이 짖궂은 아이에게 보이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이 영화는 반전이 아니길 간절히 빕니다. 제발 그냥 환생했다고 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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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나는 모든 것들....

1. 일관된 니콜의 행동.
편지를 받고 내용을 보기 전까지의 행동. 션의 기절 후 연주회에서의 그녀의 표정. 션의 음성 전화 메세지에 대한 반응.

2. 심장 박동소리와도 같은 백그라운 사운드 효과음의 선택
a.니콜이 편지를 받고 새남편의 차에서 내려 편지를 빨리 보기 위해 허둥댈 때... 백그라운드 사운드 효과가 너무나도 그녀의 심정을 잘 표현 한 것 같다.
b. 학교에 늦은 션이 선생님께 꾸중을 듣고 심장박동소리 효과음와 함께 애나집에 음성 전화 메시지를 남길 때.
c. 새 남편의 심장박동소리 효과음과 함께 새남편이 자고 있는 션에게 말하는 씬"넌 나를 바보로 만들지 못해"
d. 아이스크림을 먹던 까페에서의 애나의 심장박동 효과음.
다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션의 등장에 니콜의 두근거림->션의 니콜에 대한 갈망에 의한 두근거림->질투에 의한 새 남편의 광기->션을 직접 찾아가 그와의 대화를 통해 션임을 인정하고 난 후의 니콜의 두근거림.

3. 탄생이냐? 반전이냐? 션은 니콜에게 싼타클로스가 없다는 것을 알려준 할머니를 어떻게 찾을 수 있었을까? 그 집엔 분명 할머니가 두 분이나 있지 않은가....
또한, 조깅하다가 죽은 션의 장소를 어떻게 알았을까? 편지에는 있을 수 없는 내용이지 않은가.....
어떻게 자신의 친구 클리포드를 알아보고 반갑게 포옹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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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 꼬마 션을 연기했던 아이는 이 영화를 관람할 수 없다? 왜? 18세 이상이니까.... 근데 볼꺼 다 봤는데....
혹시 누군가가 꼬마 연기자의 몸을 빌려 연기한 것이 아닐까? 아님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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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mario  
  교꼬와 고다이가 아웅다웅 정을 쌓고 있는데 난데 없이 앞뜰에 묶여있던 소이찌로가 '와르르..왈왈'(번역:내가 바로 소이찌로다~) 한다면 우리  고다이도 그 아저씨처럼 이성을 잃고 소이찌로를 개패듯 패고 싶을 겁니다. 워낙 범생이라서 그러지는 못하고 한 일주일 잠적했다가 돌아오겠지만...
불쌍한 고다이, 불쌍한 (이름모를) 그 아저씨. -_-;
 
1 표광식  
  난 이영화 보면서 10살짜리 아이가 돈이란것이 뭔가를 알았기 때문에 이런 말도 안되는 연극을 했다는것이 넘 놀랐음.
근데 현실에서 돈이 현대인의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10살짜리 꼬마를 통해서 얼마나 가난이 싫었음 이런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여.
1 neonike  
  제목 보고 스포만 피해서 감상평 읽고 가려는데.. 댓글에서 걸렸네요.ㅠㅠ
설마 그렇게 걸릴줄이야..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