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 - 의미 없는 살육전은 나를 지치게 한다

영화감상평

이조 - 의미 없는 살육전은 나를 지치게 한다

1 Dark B;John 4 2380 0
미이케 다카시. 우리나라에서도 팬층이 존재하는 일본 감독으로 대표작으로는 '오디션'과 최근 개봉한 '착신아리'가 있겠는데, 나에겐 그 두 영화보다 '이치 더 킬러'와 '후도 더 뉴 제너레이션' 그리고, '비지터' 라는 영화의 감독으로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그만큼 그 영화들의 강렬함 때문이었으리라...극한의 폭력 묘사는 끔찍함을 넘어서 엽기적이기까지한 한마디로 감독의 정신세계를 의심해 볼만한 수준이라고 느꼈기 때문인데, 묘한 것은 감상 후 욕지거리를 하고 불쾌한 기분이 드는 데도 미이케 다카시의 작품들은 이상한 중독성 같은 것을 갖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관심을 갖고 다시 보게 만드는 걸 보면 말입니다. 그런 그가 신작 '이조'를 세상에 다시 공개하였는데, 기타노 다케시, 마츠다 류헤이, 그리고, k-1 의 밥 샙까지...나름의 화려한 진용을 갖추고 퓨전 시대극을 골자로 한 액션물인 듯 하여 기대아닌 기대를 하고 영화를 감상했습니다.

결론을 먼저 간단하게 말하자면, 지겹고 지루하고 급기야는 짜증이 날 정도네요.

영화는 실제 막부시대에 존재했던 살인자 이조를 모티브로 삼아 참형을 당한 그의 불길한 영혼이 현세에 환생을 하고, 시공을 넘나들며 자신을 이용한 권력자들에 대한 증오를 가슴 깊이 품은 채 복수의 화살을 만나는 모든 존재하는 인간들에게 쏟아 부으며 닥치는 대로 피바다를 만들어 버린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래도 그냥 아무 의미 없이 살육전만 펼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는지 가끔 철학적인 뉘앙스의 대사를 던져보기도 하고, '메리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에서 사용되었던 기타치며 노래하는 남자가 이 영화에서도 등장하여 깊은 의미가 담긴 듯한 정말 음정 박자 무시하고 듣기에 짜증스러운 말도 안되는 노래를 불러 제끼기도 하며 일본 근대사를 관통하는 다큐멘타리 화면이 제공되기도 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러한 표현적 시도가 이 영화를 어정쩡하게 만들어버린것은 아닌가싶네요. 차라리 의미를 전달하는 부분을 과감히 들어내고 이조의 살육전을 세련된 화면으로 멋들어지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만들었으면 괜찮았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분위기는 좋았는데 말이죠. 시공을 초월하며 관문을 지키는 실력자, 혹은 패거리들과 멋들어진 한판 승부 내지는 처절한 생존같은 것에 무게중심을 두었다면 오락적인 측면이 극대화 되어서 나를 만족시켰을 것을...

기대한 것에 비해 상당히 씁쓸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입니다.

http://paper.cywold.com/doll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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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이용필  
  이치 더 킬러는 미이케 다카시의 영화보다는 원작만화가 잘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구요. 그의 엽기적이면서 잔인한 의도는 국내에서는 B급을 넘어서기는 어려운 사상이라고나 할까요. 풀메탈 야쿠자(일본판 로보캅)같은 영화를 보면 뻔한 스토리를 뭔가 다른듯하게 표현할려고 억지쓰는 감이 보이더군요. 저는 그나마 가장 괜찮게 본게 '비지터 Q'였답니다.(정작 일본에서는 상영금지처분 받았다고 하던데..) 가장 시원스러웠다고나 할까요. ^^
아...'이조'는 저도 님과 같은 생각....
1 아따거시기혀  
  안그래도 일본영환 지루한데 되게 재미없게 생겼다....
1 강현규  
  마지막 줄 초공감....
1 서용호  
  이치더 킬러를 보면서 정말로 대단한 감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무지막지한 살육 장면을 서스름 없이 보여준것에 큰 충격이었죠...물론 주인공 이치는 싸이코입니다. 하지만 왠지 저렇게 될만한 요소가 충분이 있었을것 같은 느낌으로요...이지메 같은거요. 어쨋든 분명 공감이 가는 영화였습니다.

반면
이조는 약 전반부 40분 보고 부분 부분 클릭으로 봤습니다. 보나 마나 였죠..-_-; 역시나 똑같은 씬을
반복하더군요...중간에 밥샵 나오길래 그부분 잠깐 봄..-_-; 
결론은 너무 지루하고 주인공 10새리 죽이고 싶었습니다. 영화에선 뒤지지도 않죠...

비지터 Q역시 보았지만 상영금지처분 받을만한거 같았습니다. 저로선 단 1%도 공감 가는 부분이 없는 작품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