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틱 리버" 처음 써보는 감상문(스포일러있음)

영화감상평

"미스틱 리버" 처음 써보는 감상문(스포일러있음)

1 vollo 7 10144 4
*** 스포일러 아주심함! ***
 
전체적인 영화줄거리가 언급되므로 이 영화를 보실 예정이 있으신
아직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은 이글을 읽지 마시길 정중히 권합니다.
 
벌써 40이라는 나이를 한참지나 어느덧 5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그동안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며 기회주의적인 요소에 편승하며
이제는 나서는 것을 꺼려하는 습성이 보편적이다보니...
난 한번도 영화평을 써본적이 없다.
그러나 난 이영화를 보고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이렇게 처음으로 영화평을 쓰기로 작정을 하였다.
 
어디까지나...
50을 낼모레 바라보는 중년 사내의 저 깊은 가슴 속에 비밀을
들키기 전에 미리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이해하여 주시길..
 
요점을 먼저 애기하자면 결코 이영화는
선과 악의 권선징악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지 않다.
권선징악과 정의를 믿고 싶어하는 이들은 철저히 감독에게 배신을 당한다.
또한 약자를 감싸주고 이해하여 주는 헐리우드식 천사표도 없다!

잘못된 살인에 대한 강자의 죄책감도 전혀 없다!
오히려 정의라는 가면으로 철저히 자기합리화하는
가진자의 폭력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이 국가이든.. 개인이든...
 
*** 주요등장인물 ***
 
지미 마컴(숀 펜 Sean Penn)
데이브 보일(팀 로빈스 Tim Robbins)
숀 디바인(케빈 베이컨 Kevin Bacon)
데이브의 아내, 셀레스트 보일(마샤 가이 하든 Marcia Gay Harden)
지미의 아내, 아나베스 마컴(로라 린니 Laura Linney)
 
전체적인 줄거리
 
보스톤의 아일랜드계 거리, 이스트 버킹햄에서 성장한 세 명의 소년,
지미 마컴, 데이브 보일, 그리고 숀 디바인은 길거리에서 하키 놀이를
즐기는 평범한 아이들. 어느날 하수구에 공을 빠뜨린 이들은
근처 아직 굳지 않은 시멘트 바닥에 자신들의 이름을 새겨넣는데..
지미와 숀에 이어 데이브가 이름을 쓰는 순간,
경찰로 위장한 중년 남자들이 나타나 데이브를 유괴해 사라진다.
아동성학대를 받던 데이브는 4일 후 기적적으로 탈출에 성공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이들의 행복했던 시절은 끝나 버린다.
 
지미와 숀은 그때, 데이브가 아니라 자신이 유괴되었다면..
자신의 인생뿐 아니라 지금 자신의 모습이 전혀 달라졌을거란
생각을 하며, 실제 유괴된 데이브만큼이나 그들 역시..
그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각자는 서로 다른 운명의 길을 걷게 된다.
 
25년 후, 이 세 소년은 성인으로 성장해 있다.
세 딸의 아버지가 된 지미(숀 펜)는 폭력전과를 가지고 있으나
지금은 손을 씻고 잡화점을 운영하며 건실하게 살아가고 있고,
숀(케빈 베이컨)은 강력계 형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데이브(팀 로빈스)는 일정한 직업없이 지미의 처제 세레스트 보일과
결혼하여 아들과 함께 단란하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일요일 새벽,
19살된 지미의 딸 케이트가 살해당하고..
이 사건으로 인하여 셋은 다시 껄끄러운 만남을 가지게 된다.
케이트가 살해당하기 전에 마지막 들린 술집에 데이브가 있었고..

그리고 새벽에 데이브는 피투성이로 집에 들어온다.
데이브는 강도를 만나 격투를 벌이다 상처를 입었고..
아무래도 자신이 그를 죽인거 같다고 아내에게 말한다.
아내는 다음날부터 신경써서 신문을 보고 또 TV를 봐도
케이트 살인사건외에는 특별한 강력사건 보도가 없다.
즉, 데이브가 그날 새벽에 애기한 비슷한 사건기사가 전혀없다.
아내는 강도사건보도나 시체애기도 전혀 없는 것을 보고
어린 시절 사건이 데이브에게 그 자신도 모르는 부분이 있다 느끼고
정신착란 으로 인하여 케이트의 살인자로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데이브의 아내 "셀레스트 보일"은 지미에게 가서
데이브가 무서워 아들과 합께 집을 나왔다고 하며
지미에게 케이트의 살해범이 "데이브"일거라고 애기한다.
 
지미는 데이브를 한적한 술집 "블랙 에메랄드"로 불러내
사실대로 애기하면 살려주겠다고 하며 데이브를 다그친다.
결국 데이브는 자신이 케이트를 죽였다고 시인하기에 이르고...

지미의 왜 죽였느냐는 질문에 데이브는 이렇게 말한다.
"젊음! 난 그런 젊음이 없었어."
"무슨 말인지 알지, 지미! 자네가 그 차를 탔더라면..."
지미의 대답이 걸작이다.
"하지만 난 그 차를 타지 않았어"
그러고 다음날 진범들이 잡힌다..
.............
.......
 
처음 이영화를 접할 때..
감독이 크린트 이스투우드란 것은 전혀 알지 못했으며
단순한 헐리우드식 스릴러이겠거니 했다.
왜냐면 얼마전 "로버트 드니로"라는 이름 때문에 본 영화
"재키 브라운"에 아주 황당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살인사건이 나고...다시 어릴때 세친구들이 만나게 되고...
뭐 그렇고 그런 스토리로 진행되는 초반부를 보다가..
뭔가 나와야 할 영화 중반쯤 되면..
서서히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이것도 결국 헐리우드식 스릴러인가보군... ㅡ.ㅡ
실망은 점점 더해가기만 하고..
 
범인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다 보면.. 금방안다.
처음엔 데이브려니 하다가도 중반을 넘어가면...
처음 벙어리로 나오는 케이트의 남자친구 브렌든의 동생과
그친구가 범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게 된다.
벙어리동생과 친구가 일요일 오전에 지미의 가게에 와서
지미의 눈치를 보면서 물건을 사서 나간다.

사실 이런류의 영화를 보다보면.. 금방 감이 온다.
나중에 저게 뭔가가 있겠군! 단순한 배역이면 결코 벙어리가
나올리가 없을 것이니까... <-- 이예감은 중후반에 가서 딱! 맞았다. ^^
그리고 의외로 범인으로 지목된 데이브가 쉽게 죽는다.
그리고 바로 진짜 범인이 잡힌다.
 
뭐야? 이거...? 그럼 영화끝인가...?
영화가 종반으로 접어들수록 혼란이 온다.
그러면서도 지미가 중간에 숀에게 한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아주 사소한 결정 하나가 인생 전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해봤니?"
 
그리고...
데이브를 죽인 지미는 자신의 방에서 괴로워하며 중얼거린다.
그는 뒤돌아서서 웃통을 벗고 있고, 등에는 커다란 십자가 문신이 있다.
(등에 저 큰 십자가 문신은 뭐지? 사실 굉장히 궁금했다!
그런데 여기서 십자가문신이 전달하는 의미는 아주 크다..
지미의 아내가 지미에게 하는 말을 들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여기서 두사람의 대사를 보자!
지미가 중얼거린다.
"데이브를 죽였어, 그를 죽이고 '미스틱'강에 버렸어
그런데 그는 범인이 아니였어, 내가 잘못한 거야!
돌이킬 수도 없어! "
지미아내(내용요약)
"지난 밤...
아이들에게 당신의 사랑이 얼마나 큰지 말해줬어요.
"너희들에 대한 아빠의 사랑은 언제나 충분하기 때문에
사랑을 잃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자식을 위해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그건 잘못 된 게 아니란다.
아버지가 무슨 일을 하던 그건 잘못 된 게 아니란다.." 라고
그리고 아이들은 행복하게 잠들었어요"
 
여기서 사실.. 정신이 번쩍!!!!!!
이왕 보기 시작한 영화.. 중간에 안보기도 그렇고하여..
실은 억지로 눈을 맞추고 있었다... ㅡ.,ㅡ
순간 미국의 패권주의가!...

그런데..
다음 대사에서 그만.. 또
뒤통수를 강하게 한대 맞았다.
 
지미아내가 계속 애기한다.
"데이브의 부인이 당신을 찾고 있어요.
데이브의 일에 대해서 걱정하고 있어요.
그녀가 뭐라고 말했든 상관 없어요..
자기 남편을 의심하다니..? "
 
그럼 결국 남편을 죽인것은 지미가 아니라...
데이브의 아내인 "셀레스트 보일" 이란 말인가?
그래 그럴수도 있겠구나 허참..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였다..
지미 아내의 다음이야기가 아주 정신을 몽롱하게 하였기 때문에..
"너희들 아빠는 왕이란다.
왕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는 거야..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거란다."
"그것이 중요한 거에요. 모두가 나약해요..
하지만 우린 아니에요 우린 언제나 강했어요..
그리고 당신...
당신이 통치자예요!"
 
허허허...
강자가 곳 진리요 정의요 법이다! 라는
강자의 논리가 그대로 묻어있는 대사를 보며..
현재의 미국의 모습을 마치 거울로 보는듯 했다.
지금까지의 느슨한 마음은 순식간에 없어졌다..
 
그러는 사이 영화는 마지막장면인
"콜럼버스데이 퍼레이드" 화면으로 넘어간다.
여기서 모두가 언급하지 않는 장면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마지막 장면의 페레이드는 "콜럼버스 데이 페레이드" 라는 것이다.
철저한 미국식 사고주의의 표현으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이다.
왜 이영화를 두고 미국의 그 수많은 비평가들이 모두가 똑같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극찬을 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엔딩장면들...
여기서 이 영화의 모든것이 함축된 메세지를
감독은 너무나 사실적으로..그리고 비참하게 보여준다...
일부 보신분들이 애기하는 바로 그 찝찝한 결론말이다.
 
자신의 남편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비극의 여인
"셀레스트 보일"을 바라보는 여러사람들이 있다.

지미의 아내, 냉혹을 넘어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본다.
지미, 썬그라스를 다시 끼고 왕처럼 힘차게 박수를 친다.
지미의 살인을 묵인한 숀, 지미를 항해 손가락권총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는 아내와 함께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숀.
 
무언가 불안해 보이는 비극의 여인 "셀레스트 보일"은
페레이드에 홀로 풀죽어 있는 어린 아들을 금방이라도 울듯한 표정으로
"마이클" "마이클" 하며 외치는 모습을 보다 보면...
불쌍하다는 생각보다 오히려 측은한 생각이 드는것은 나만일까?..
 
여기서 나는 감독의 솔직한 표현방식이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어설픈 헐리우드식 해피엔딩이라도 시도했다면?..<--하하 물론 기우지만..
 
이미 우리들이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들,
가진자(또는 권력자)는 설령 실수로 누군가를 죽여도..
(그것이 개인이든 국가든..)
그것은 우리를 위한 실수이기에 괜찮다는 엔딩을 보면..
(용서는 아니다. 여기서 용서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절대군주시대의 사고가 오늘날의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논리로 포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이영화를 보며 가장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가족에 대한 불신으로 남편을 죽음으로 내몰았던 데이브의 아내 모습도 아니요.
잘못된 살인에 대한 아무런 죄책감도 없는 지미나 그의 아내도 아니며
그저 방관자로 가족만을 소중히 여기는 이기적인 숀의 모습도 아니다.

오히려 이 모든것에 아무러지도 않게 어우려져 함께 있는 우리의 모습이였다.
그것이 마치 당연하다는 듯, 웃으며 함께 어우려져 있는 우리들의 모습 말이다..

감독도 나중에 보니 클린트 이스트우드였다.
아마 처음부터 알았다면..
난 이영화를 안 봤을 것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하면 서부영화이고..
그의 서부영화를 어린시절 보며 성장했지만..
난 별로 그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서부영화보면 그는 너무 폼을 잡는다..^^)
 
그의 역량이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아무래도 난 오늘부터 크린트 이스트우드를 좋아할 것만 같다...
 
허접한 감상문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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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 2 Victors  실버(2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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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Comments
1 산뜻하게살자  
  클린트이스트우드가 만든 영화를 보면 그동안의 헐리우드 영화의틀과는 마니 다르죠 그를좋아하신다면 그가 최근에 만든 밀리언달러베이비를 추천합니다 !!
1 혼돈의상처  
  깊은 생각을 하시네요. 불혹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논리정연한 글의 구조와 깊은 고찰이 인상적입니다.
그런데 줄거리를 넣어서 그런지 글이 너무 길게 느껴져요. ^^;;
미스틱 리버라....별로 볼 생각이 없었기에 글을 훑어봤는데
한번 봐야겠군요.
1 롤러스티커  
  제가 보기에는 갱스타일의 볼품없는 영화입니다.
미국 평론가들에 의해 과대평가된 영화 같네요.
특히 마지막에 손가락으로 총쏘는 시늉을 하는 장면에서 구역질이 나더군요.
1 손경아  
  정말 대단한 수준높은 감상평입니다.

존경합니다.
1 여명의눈동자  
  클린트 이스트우드....
단순한 영화배우나 감독이 아닌 모든 비평가들 사이에서
진정한 대가 혹은 작가 라고 불리웁니다.
혹자는 "이 시대의 현자" 라고 까지 칭송합니다.

롤러스티커님 마지막 숀의 총쏘는 제스추어가 무슨 뜻인지 알고나 하시는 말입니까?

지미가 상징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와 그의 아내가 상징하는 보수 미국 국민들 그리고  숀이 상징하는 깨어있고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진보"의 허울을 뒤집어쓴... 가식적인 미국인들을 조롱하는 장면입니다. 미국이라는 나라안에서 너희들은 그나물에 그밥... 다 한통속이란 말이죠

이 이야기를 미국인인 감독이 메이저 영화로 개봉을 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거죠. 스릴러라는 장르영화안에 실로 하고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는...

9/11 테러와 부시의 행위에 대한 반감을 마이클 무어처럼 대놓고 까대는 방법도 있고 이렇게 우회적으로 다른 이야기를 할 수있는 겁니다. 

vollo님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보시죠

특히 "용서받지 못한자"는 서부 건맨의 아이콘인 자신을 조롱하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추천합니다.
1 롤러스티커  
  확대해석 하지 맙시다.
영화의 범죄자는 마피아의 보스이구요.
친구간의 배신이나 복수는 흔하게 사용되는 소재입니다.
그냥 아주 느리게 상황을 좀더 자세하게 보여준 영화일 뿐입니다.
마지막 제스츄어는 관객에 대한 조롱이라기 보다는 서부영화에 등장하는 폼잡기용으로 보입니다.

1 이일우  
  감상평 좋군요.생각하게 하는 영화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