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움직이는 성 - 지브리가 변신을 도모했다. 하지만...

영화감상평

하울의 움직이는 성 - 지브리가 변신을 도모했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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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미야자키 하야오
- 출연 : 바이쇼 치에코, 기무라 다쿠야, 미와 아키히로
- 제작 : 일본, 2004
- 장르 : 애니메이션, 판타지, 로맨스(멜로), SF, 모험

미야자키 하야오의 3년만의 신작으로 기존의 작품과는 변신을 이룬 작품이 나왔다. 바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그렇다.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1988년작 "이웃집 토토로" 이후 지브리의 작품은 "붉은 돼지", "마녀 배달부 키키"를 제외하고는 일본적인 내용으로 세계를 두드렸다. 정확히 말하면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미래 또는 시대 불명의 판타지 세계를 벗어나 일본의 근대시대나 현재를 배경으로 제작하였다. "추억은 방울방울", "귀를 기울이면", "원령공주"등 일본의 현대나 근대를 배경으로 만든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이 12년만에 다시 20세기 초 유럽의 군국주의가 세계를 전쟁으로 폐퇘시기던 시기로 회기하여 다시금 시대불명의 판타지 세계가 배경이 된 작품이 나왔다. 다이애나 윈 존스라는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그럴 수도 있겠으나 분명 10여년동안의 지브리 행보와는 다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의 토속 신앙이 반영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보다는 국적불명의 보편적 세계관으로 반영되었기에 특정 국가에 종속된 내용이 아닌 보편적으로 친숙한 소재로 부담없이 받아들여지게 된다.

내용에서는 "라퓨타"와 같은 모험을 다루거나 "토토로", "추억은 방울방울"처럼 드라마적인 서정적인 것을 주로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남녀간의 사랑에 대해 성숙하게 다루고 있다. 노파가 된 "소피"와 꽃미남 마법사 "하울"이 이전 작이었다면 마법을 풀기 위해 마녀와의 대결을 같이 하는 모험으로 다루겠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소피"의 "하울"에 대한 사랑이 주 내용이다.

"센과 치히로"에서 "치히로"가 "하쿠"를 대하는 감정과는 다른 보다 성숙한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작품을 보는 내내 그 둘의 관계가 오버랩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용으로 변신하는 "하쿠"나 "새"로 변신하는 "하울"은 어찌 보면 비슷해 보이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공간에서 하녀와 청소부로 일하는 "치히로"와 "소피" 역시 외모만 다를 뿐 비슷해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두 작품의 차이는 먼저 말했듯이 전자는 모험이 주된 내용이고 후자는 사랑이 주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또다른 차이점은 주인공의 연령대에 있다. 어린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던 지브리에서 "노파"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일어설 때에 관절에서 소리가 나고 사소한 것에는 놀라지도 않는 달관한 노파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개인적으로 꽃미남이 등장했다는 것보다 노파가 주인공이란 것이 이 작품의 큰 특징이라 생각한다.

물론 18세의 소녀가 저주로 인해 노파가 된 설정이지만 극의 중반까지는 노파라는 설정으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인 세월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마치 이제 환갑이 넘은 미야자키가 자신을 반영한 듯 보일 정도이다.

그러나 후반으로 가면서 보여주는 것은 젊은 청춘의 열정에 대한 그리움이다. 사랑이란 감정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열정은 외모의 나이를 초월하여 보여준다. 그러한 것은 관객에게 혼동을 줄 정도로 열정을 가지고 있을 때의 "소피"는 어린 소녀의 모습으로 표현하고 소극적이 되었을 때의 모습은 노파로 보여주는 것에서 젊은 청춘의 열정에 대한 미야자키식의 표현이 아닌 가 싶다.

이렇듯 지브리의 전작들과는 다른 특징들이 있지만 공통된 메시지 또한 있는 데 그것은 바로 반전과 자연에 대한 것이다. 전쟁의 폐해를 보여주면서 평화와 반전을 강조하고 황무지와 꽃동산을 비교해 보여주면서 자연보호를 말하는 것은 지브리 작품의 공통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에 대해 아쉬운 것을 말한다면 모험과 서정적 드라마에서 성숙된 사랑을 이야기한 러브스토리의 애니메이션으로 발전하였지만 일부 이야기의 전개에서 전작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이 있다. 먼저 말한 "센과 치히로"의 "치히로"와 "하쿠"의 관계도 그렇고 "나우시카"를 연상시키는 비행선과 "라퓨타"를 연상시키는 목걸이에서 나온 빛이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등 전작들의 오마쥬아닌 오마쥬로 전작들의 일부를 소재를 재탕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한 점에서 전작들과는 차별성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로만 대표되는 지브리의 향후 향보에 대해 근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OST중에서 "세계의 약속~인생의 회전 목마" - 히사이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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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이권수  
  일본쪽 웹에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나 최저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상당수 되었읍니다. 물론 최고라고 하는 소수의 사람도 있읍니다. 예전에 최고의 평가를 받았던 것과는 상당히 대비를 이루는 평가를 받는게 현실 같습니다. 저역시 미야자키 작품중 제일 안좋은 작품으로 생각됩니다.아이디어,소품,풍경,음악등은 상당히 좋았지만 내용전개나 연출력이 2류 정도도 안되는 듯 느꼈읍니다. 원령공주를 정점으로 미야자키씨가 점점 노인이 되가는 느낌이군요..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