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빌 Vol2 (Kill Bill) - 속편의 속성은 없는 허무한 완결편

영화감상평

킬빌 Vol2 (Kill Bill) - 속편의 속성은 없는 허무한 완결편

1 차봉준 9 249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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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빌 Vol1이 개봉한 지 7개월만에 개봉한 2편의 내용은 이야기의 완결은 지었을 지 모르나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극장을 찾은 관객으로 하여금 허무함을 느끼게 하였다.

전편 역시 난 좋은 점수를 주지는 않았으나 이 영화에서 담고 있는 이소룡과 일본 검술영화에 대한 오마쥬의 여러 장면들에는 타란티노를 좋아했고 애니메이션의 과감한 삽입에 대한 그의 창조성에는 약간의 존경도 가졌다.

스토리의 빈약함과 의도적으로 2편의 영화로 만들려는 상업적으로 보이는 서술적 전개에도 불구하고 위와 같은 파격적인 형식의 그의 모습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2편에서는 광고에서 보여주는 것 외에는 없었다. 1편에서 크레이지 88의 행동대장으로 잠깐 등장한 "유가휘"를 백발의 도사풍의 무술 사부로 재 등장하여 70년대풍의 무술영화에 대한 오마쥬를 제외하고는 이 영화에서 뭔가 파격적인 적인 모습이 있나 싶다.

액션에 있어서도 전편의 스케일에 비해 임팩트가 적은 장면들을 보여준다. 루시 루를 제거하기 위해 크레이지 88 조직과의 격투신은 전편에서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기에 속편인 이 영화에서는 그를 능가하는 장면을 기대했는 것이 내 잘못일까?

속편의 속성이 전편을 능가하는 스케일과 대량의 물량 투입이라고 한다면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이야기의 전개나 액션 장면의 연출은 확실히 속편이 아니라 1편의 영화를 만들다 내용이 길어서 2편으로 나눈 영화라는 것을 알려준다.

4시간짜리 영화중에서 초반에는 화끈한 액션장면과 애니메이션 삽입등의 다양한 화면 연출로 관심을 끌고 후반부로 가면서 이야기의 전개를 지루하게 한 후 허무하게 결말을 내놓는 한편의 영화로 말이다. 근데 그렇게 했다가는 수익이 많지 않을 지도 모르니 2편으로 만들어서 기대를 갖고 있는 관객을 통해 수익을 더 낼려는 속셈이 보이는 생각이 들 정도로 2편은 전편에 비해 허무하다.

스토리도 거의 전편에 보여준 장면들의 해설에 치중한다. 전편의 처음 장면이 교회의 학살 장면이 이 영화에서 그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 부터 시작해서 대릴 한나가 왜 외눈이 되었는 지하며 브라이드와 빌이 정확히 어떤 사이였는 지를 설명할 뿐만 아니라 전편에서 딸이 살아있다고 언급한 것을 예상했던 그대로 설명하는 것은 이 영화를 재미있게 한 것이 아니라 영화를 질질 끌기 위해 설명하고 있구나하는 짜증을 유발했다.

물론 가장 허무한 것은 빌의 최후이다. 나이가 지긋이 든 데이빗 캐러딘에서 화려한 액션을 기대한 것이 무리겠지만 최소한 악인이라는 특징적인 성격의 인물을 보여주어야 하는거 아닌가?

아무리 타란티노가 좋아하는 "쿵푸"의 주인공 배우라고 하지만 전편에서 임신한 여자의 머리에 총을 쏜 암살단의 두목이 왜 속편에서는 갑자기 가정적인 사람으로 보여주는 지 알 수 없다. 복수극의 긴장감을 풀어지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였다.

이 영화의 평론가들의 글들을 보면 어이가 없는 것이 전편보다 못하다는 글이 없다. 물론 전편을 능가한다는 글도 없지만 여전히 타란티노 극찬 일색이다. 전편으로 인해 이 영화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갖지 말라고 하고 싶다.

PS : 전편의 해외 포스터는 칼자루 뒤에 일본 카타카나로 "키루비루"라고 적혀있었다. 이번에는 중국영화에 대한 오마쥬라고 한자가 적혀있다. 모살비우(謀殺比雨)이다. 비우가 중국어 독음으로 빌(Bill)인가보다. 결국 "빌을 죽여라"...

OST 중에서 "Goodnight Moon" - Shiva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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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정영선  
  속편? 속편은.. 아닌데요..

차라리.. 이어서 보시는게.. 좋을것 같네요..
속편 보다는.. 나머지.. 후반부 이야기 이라고 하시는게.. ㅡㅡ;;
1 프로그래머  
  이거 속편, 전편아니고, 찍을때 같이직은거 아닌가요..?
다만 분량이 많아서 나눈것이지..?
↓맞나요..?
1 차봉준  
  속편이 맞습니다. 물론 내용상은 속편이 아니지요. 그 부분은 위의 글에서 제가 지적한 것이고요.
왜 속편이냐면 킬빌 Vol 1 의 티저포스터와 영화 시작부에 보면 쿠엔틴 타란티노의 4번째 작품이라 적혀있고 Vol2의 티저포스터에는 5번째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즉, 내용은 이어지지만 독립적인 작품이라는 것이지요.
찍을 때 같이 찍었다고도 위에서 명시를 했지만 내용이 길어서 분량을 나눈 것으로 보기에는 거북한게 반지의 제왕은 정말 길지 않습니까? 그래서 3편으로 나누어도 그것을 가지고 뭐라 할 수 없는 데 이건 내용도 없으면서 길게 늘렸으니 문제죠.
특히 Vol2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순전히 쓸데없는 설명과 대사로 난무해서 Vol1에서 보여준 액션보다 더 많은 장면을 기대한 관객에게 지루한 자막을 읽느라고 시간을 보내게 했으니...
1 프로그래머  
  아, 그런거군요. 내심 기다렸던 영화였는데..
몇개의 감상글을 보니, 대충 감은 오는거 같네요.
Vol1 을 재미있게보신분들은,
Vol2 에 대한 기대가 그 어떤것(!)에 있었을텐데..ㅎㅎ
G 이기훈  
  대사들과 설명이 많지만
전혀 쓸데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액션"을 기대한다면 분명 실망하겠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것이
영화의 미덕까지 잡아먹진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1 박정용  
 
  1편보고 기대했을 법한 장면을 vol.2에 담았다면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만족입니다. 솔직히 이제까지 보아왔던 쿠엔틴 타란티노식의 배배꼬인 스토리적인 재미는 없지만,
  적재적소에 쓰인 효과음과 인물간의 긴장을 유발하는 장면 구성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중국인 스승에서 무술을 수련하는 에피소드가 좀 약했다는 생각입니다.
1 정일호  
  익히 들은 얘기로는 한 편을 두개의 볼륨으로 분리한 것으로 들었는데, 볼륨1과 볼륨2는 한편으로 생각하고 촬영한 것이라 생각하기에는 무언가 너무 다르다라는 느낌을 받았네요. 애초에 그렇게 나눌것이라 생각하고 촬영했다면 인정할 수 있지만 말이지요. 일반적으로 상편의 화려한 액션이 하편에서 스토리 위주로 흘러가는 경우 보통의 사람들은 실망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1 차봉준  
  어제 내 블로그에서 이 글을 읽은 이웃이 한마디 하더군요.

한국영화에 대한 오마쥬로 포스터에 한글로 "빌을 죽여"라고 적혀있는 속편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정말 그런 영화가 만들어 지면 좋겠네요.
1 웨어  
  킬빌 3가 나와야 합니다. -_- 빌과 죽음의 암살단의 이야기. 중국 배경 씬이 너무 약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