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으로 본 엑스텐션...(스포일러성)

영화감상평

제목으로 본 엑스텐션...(스포일러성)

1 Byte AliBaba 3 2930 11
원제 Haute Tension...영어 의미로는 High Tension 혹은 High Voltage...
그런데 한국에서 개봉할땐 제목을 <엑스텐션>이라고 지었다.

난  처음 엑스텐션이라는 제목을 보았을때, 솔직히 의미를 파악하지 못했다.
영어단어중에는 스펠링이 어렵지도 뜻이 어렵지도 않으면서, 실제 감으로 잘
안와닿는 단어가 종종 있는데 <엑스텐션>이라는 단어가 그중 하나였다.

그냥 엑스텐션이라는 말만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extension이라는 단어를
떠올릴것이다.  내가 그랬다...
영화제목으로 extension? 근데 공포 호러?

사실 엑스텐션이라는 한글 제목은 X-tension을 그냥 발음대로 부른것이다.
만약 한글제목을 엑스(X) 텐션 정도로만 띄어서 표기했어도 extension(물론
익스텐션으로 많이 발음하지만,,,)을 떠올리진 않았을텐데...

그럼 한글제목 엑스텐션(x-tension)은 무슨 의미일까?
텐션은 그냥 긴장...스릴...머 이정도로 본다면, 엑스는?
쉽게 생각해서 x-game을 떠올리면 될것이다. 익스트림...즉 극도의...머 이런
의미로 차용한것이라 본다.
하지만 그냥 저걸 우리말 제목으로 붙여서 엑스텐션이라고 표현했을때는
우연히 엑스텐션(extension)이라는 비교적 잘 알려진 단어때문에
익스트림 텐션이라는 의도했던 의미로 다가오는데 방해가 됐을 뿐이다.

이 프랑스 영화의 영어권 제목은 조금 웃기게도(?) Switchblade Romance라 한단다.
잉? 왠 로맨스? 돌았나? ㅎㅎㅎㅎ
우리나라에서도 원제를 의미적으로 바꿔서 붙인게 아주 우스운 제목이 된 경우가 많다.
당근히 미국 등 영미권에서도 비영어권 영화제목을 우리처럼 바꾸다
조금 우스워질때가 없으란 법 없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공식 영어제목으로 스위치블레이드 로맨스는 적당한가?
그걸 말하고 판단하고 싶진 않다.
다만 이 제목을 붙인 이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에, 영화와 관련해서 붙였으리라...
생각하고 한번 그 이유 정도만 유추해 보고자 한다.

Switchblade가 먼가? 블레이드? 칼날? 그럼 스위치는? 먼가 온오프가 되는 칼날?
그렇다. 영화속의 살인마가 사용한 가장 무서운(개인적으로는 전기톱보다 더)
도구...쉽게 말해서 이발소에서 사용하는 면도칼 정도 될것이다.

달리 한글로 번역하면, 이발소 면도칼 사랑이야기? ㅎㅎㅎㅎ
비슷하게 이런 의미로 붙였을 것이다.
사실 이 피칠갑 영화에서 로맨스를 감상으로 느끼는 이는 드물것이다.

먼저 스위치블레이드란 단어부터 좀 보자.
영화속에서 사용된 그 접는 면도칼...의 속성은 멀까?
그 크기는 부엌 식칼보다도 작다. 일례로 여주인공 메리가 친구 알렉스에게
보호용으로 부엌식칼을 건네는데, 그 크기가 스위치블레이드보다 훨씬 크고
강해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작은 스위치블레이드가 더
위험해보이는건 단순히 살인마가 들고 있어서 그런걸까?

부엌식칼과 스위치블레이드(이하 그냥 면도칼)의 차이점은 멀까?
내가 생각키에 쉽게 가장 큰 차이점은, 부엌칼은 음식물 위에서 주로 놀고,
면도칼은 항상 거의 항상 사람 얼굴 특히 면도할땐 목 주위에서 논다는 거 아닐까?
부엌칼 잘못하면 손베지만 면도칼 잘못 놀리면... 머 이런 연상이
암암리에 우리 머리속에 있지 않을까?

어쨋든 이 면도칼은 거기다가 양면성까지 가졌다.
바로 접을수 있다는 것인데,,,
그냥 접어 뒀을때는 이건 칼이 아니다. 그냥 속에 금속을 담은 플라스틱 자루 정도?
그냥 안전한 물건이다.
근데 칼은 펴 내면?

이런 스위치블레이드의 특성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랑 연관이 지어지는가?....
난 연관을 지었는데 여러분은 어떨지....


두번째로 로맨스...
네이버의 필름2.0의 H모 기자라는 분의 평의 일부분을 보면,
"작정을 하고 잔인하게 죽이는’ 살인마와 ‘이를 악물고’ 살아나려는 피해자의 대결이.."
이런 구절이 나온다.
대부분의 관객이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위 구절이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나도 그랬으니..

근데 여기서 약간 딴지를 걸자면, 뒷 구절... "이를 악물고 살아나려는 피해자의 대결"
이라는 부분이다.
얼핏 우리는 이런 일련의 피칠갑 공포물에 익숙해져서, 은연중에 살인마와
이를 피해 살아나려는 주인공의 대결구도로 쉽게 영화를 읽는다.

물론 이영화도 초반부에는 그렇다.
그런데,,,
실제로 영화를 잘 돌이켜보면, 그 반대임을 알수 있다.
즉 주인공 메리가 살인마를 피해서 필사적으로 살기 위해 도망가는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초반부의 집안 씬(화장실씬)에서는 물론 공간의 특성상 피할려는 내용이다.

하지만 메리는 방안을 벗어난 이후에는, 필사적으로 도망가기 위함이 아니라,
필사적으로 친구(혹은 마음속의 애인?) 알렉스를 살인마로 부터
구해내기 위해 노력의 과정이다.
차량씬 이후는 (화장실만 빼놓고는) 메리가 살인마의 손아귀에서 알렉스를
구해내기 위해 쫏아가는 내용인것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이유없는(물론 있다) 살인을 하는 살인마와 그 살인마로부터
친구를 구출해 내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라고,,,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구분지어야만 한다고본다.
세상에, 살인마로부터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는데 기껏해서
살인마로부터 살기 위해 도망가는 피해자...라고 불러버린다면,
아마 진짜 메리가 살인마가 되어 우리를 꿈에 찾을 것이다.

물론 영화에서 살인마와 메리가 동일 인물의 다중인격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적어도 메리라는 인격체의 인간은 끔찍히도 친구(혹은 애인--;;;)인
알렉스를 위해 목숨을 내걸고 구해내려고 애쓴다.
메리 그 자신은 대부분의 다중인격자들이 그렇하듯이, 살인마가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은 모른다.
그런데도 희대의 살인마와 어쨋든 대적을 해 나가는 모습에서
일종의 <로맨스>를 떠올리는건 쉽지 않지만 불가능도 아니다.
그냥 서로 좋아서 키스하고 삼각관계에서 갈등하고 이러는 상황만 사랑이야기일까?

(한번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살인마가 사실은 메리가 아닌, 정말
텍사스에서 날아온 살인마였다면,,, 그 살인마가 메리 본인이라는 후반부를
잊어본다면,,, 그렇다면 메리의 그 일련의 행동이 대단해 보이지 않는가?
정작 메리가 살인마였다는 후반부의 반전에, 에이 속았다..라는 마음에
메리 인격체의 숭고한(?) 우(애)정을 폄하해선 곤란할것이다.)

사실 영화 내내 살인마로부터 알렉스도 구하고 또 메리도 살아나라고...
응원하는 조린 마음에 이런 일련의 생각을 할 겨를은 없다.
그냥 살인마와 말 그대로 주인공의 사투 정도로만 다가오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진한 텐션의 90분을 보내고, 재삼재사 돌이켜본다면,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메리의 모습에서 그의 알렉스에 대한
혼자만의 깊은 사랑(집착인가?)을 읽어 낼수도 있다고 본다.


따라서 한국제목 X-tension이 원제의 의미에서 high를 익스트림의 x로 대체한
제목이어서 원제를 잘(?) 반영했다고 보이나, 의도치않게 붙여서
엑스텐션이라고 표기하는 바람에 삼천포로 빠진 느낌이 드는 반면,
영어 제목 Switchblade Romance는 처음에는 뜬금없고 황당한것 같으나
적어도 영화를 보고 스위치블레이드의 속성과 메리 인격체의 마음을 읽어야만
붙일수 있는 제목이 아닌가...하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피칠갑 영화에 거기다 면도칼사랑이라는 제목이 안어울리다 못해
웃기기까지 하다고 피상적으로 느끼는 관객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
누가 범인이고 누가 죽였으며 어떤 반전이고 또 그 반전에 반전은 멀까하고
추리해보는 와중에 그냥 제목이야기로 한번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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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흰구름  
  음..그런 심오한 의미가..
1 이민우  
  대단하네 놀라울따름입니다 문장력에
1 재우  
  와!!!!똑똑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