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있다, 웃음이 있다, 액션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분노가 있다.

영화감상평

감동이 있다, 웃음이 있다, 액션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분노가 있다. <실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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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렵지 않고 참 재밌게 만드는 감독 '강우석' 감독,
연기 정말 멋지게 하는 배우 '설경구',
이 두 사람의 이름만으로도 한껏 기대에 부풀어 올랐었던 작품, '실미도'.
기대한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눈빛만 봐도, 목소리만 들어도 이미 명배우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안성기', '설경구' 님이 영화의 중심을 잡고,
불량스런 연기의 달인 '정재영' 님과 '허준호', '강신일' 님 등이 무게있는 연기로 영화에 힘을 더합니다.
게다가 코믹한 마스크에 비해 그동안은 변변찮았던 '임원희' 님이 이번엔 제대로 웃겼습니다.

영화 '실미도'엔 액션도 있고 웃음도 있지만, 짓밟힌 휴머니즘으로 인한 분노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최초 희대의 연쇄살인사건을 배경으로 믿기지 않을 정도로 낙후되었었던 수사환경을 묘사했던 <살인의 추억>을 기억해 봅니다.
그곳에서 느꼈었던 감동, 그 감동의 근원은 무엇보다도 실재했던 사건이 주는 분노였지요.
영화 <실미도>에서 받는 감동, 또한 그와 같은 맥락에서 오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독하게 인간병기로 양성되었던 '북파 공작원', 그들이 빚어내는 웃지 못할 촌극이 실재했음도 물론 놀랍지만,
그 이면엔 나라의 수뇌들에 의해 박탈되는 인권, 인간의 생명마저 개미목숨처럼 좌지우지되는 참으로 비열한 시대가 실재했음에 분노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 분노는 한낱 장중한 음악과 비장한 인물들로 무장한 '국방영화'를 감동의 휴먼 드라마로 둔갑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암울했던 시대,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일 수 없었던 사람들,
오로지 인간이 되기 위해 인간이기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의 지극히 인간적인 이야기가 <실미도>였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멋드러지게 포장되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픽션이라 할찌라도 이런 영화를 또 만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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