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자객 - 과연 낭만이 뭔지는 알까?

영화감상평

낭만자객 - 과연 낭만이 뭔지는 알까?

1 차봉준 0 196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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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감독은 이번 영화에 어떤 코드를 맞춘 것일까? 이전 작품중 일명 대박을 한 영화들인 "두사부일체"와 "색즉시공"에서는 나름대로의 사회의식을 웃음속에 담아내었다. 학교교육실태와 방종한 성문화를 웃음속에 넣어 공감을 얻었다.

이번 영화에서는 어떤 것일까? 미선과 효순의 죽음을 이야기의 배경으로 현 사회를 말하고자 한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감독의 역량이 모자라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이라밖에 볼 수 없다. "아메리칸 파이"식의 화장실 유머속에서 너무도 가볍게 다루었다. 오히려 불쾌감이 든다. "황산벌"에서의 김유신이 소정방한테 한 대사가 더 나은 모습이라 생각된다.

최근 연달에 보게 되는 한국영화의 시대극을 보다가 이제는 지겨움감 마저 든다. "스캔들""황산벌"에서는 만족감을 주었다. 그러나 최근의 "천년호"에서 실망을 주더니 이번 낭만 자객으로 도장을 꽝 찍었다. 판타지 영화니 확실치않은 시대적 배경은 논외로 하겠지만 무협이란 장르에서 도대체 어느 국적으로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

자객들의 복장과 귀신들의 복장이 일반인들과의 차이가 극도로 나오는 건 왜일까? 귀신들의 흉가는 왜 전혀 다른 이국적인지 모르겠다. 앞의 두 작품은 한국적인 것을 잘 표현해서 좋았던 것에 비해 뒤의 두 작품은 한국을 배경으로 이국적인 것을 넣어 혼동스런 작품이다. 정이 안간다. 그렇다고 세계화작품인 것도 아니면서 말이다.

배우들의 연기에서 실망이 많다. 최성국은 "색즉시공"으로 TV의 인기를 발판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 데 여기에서는 "색즉시공"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왔다. 허풍만 쎈 차력동호회 회장이 자객두목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신이"도 "색즉시공" 모습 그대로 나왔다. 결국 "위대한 유산"까지 합하면 3작품 연달아 사투리 센 억센 여자로 계속 보인 셈이다.

"진재영"의 경우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세침데기 역할에서 사투리 센 7공주파로 나와 망가지는 연기를 했으나 박수홍이 진행하는 "타임머신"에서 볼만한 재연 연기처럼 오버된 연기처럼 보이는 게 흠이다. 김민종은 눈에 힘을 뺐다고 신문에 나왔지만 연기모습은 "개 같은 날의 오후"모습에서 좀 더 덜 떨어진 연기를 한 것일뿐 새로운 모습은 아니였다.

결국 이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연기에서 실망하고 화장실식 유머에 대해 실소하거나 SOFA개정과 같은 무거운 사회문제를 반발하게 된 미선과 효순의 이야기를 가볍게 다루어서 눈쌀을 찌뿌리게 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여자 귀신들의 반라의 의상이나 누드 목욕신 정도랄까... "색즉시공"의 섹슈얼한 코드만 이어진 셈이랄까.

오전에 첫눈이 와서 좋은 기분으로 영화를 보고 나서는 다시 흐려진 하늘처럼 기분도 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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