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하게 잘 지적하셨네요.
근데, 중요한 건 이 영화는 추리극이 아니라는 겁니다. 정말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이 사건을 품고 있는 시대의 모습이죠. 말씀대로 최근 추리물의 기준으로 보면 말도 안되는 게 많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그게 현실이죠.
요즘도 조금만 시골로 가면 도시에 살던 사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많습니다. 하물며 그 당시에는 비단 범죄 수사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 분야에서도 말도 안되는 일이 많지 않았겠습니까?
물론 영화이니만큼 좀 과장된 면은 있으리라고 봅니다만, 그리고 몇몇 치명적인 옥의 티 (특히 백광호 진술 부분에서 처음의 말투와 나중에 목격 진술임을 알게 될 때의 말투가 다른 점)도 있긴 하지만, 이 영화의 재미와 감동을 깎아먹기엔 사소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재미의 80% 정도는 송강호의 명연에 있다고 봅니다. 초반에 정말 웃기는 캐릭터에서 마지막에 보여주는 그 진지한 눈빛으로의 변화는 정말 멋졌습니다.
좀처럼 접하기 힘든 한국 영화의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