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 - 헐리웃 영화가 보는 제3세계

영화감상평

Frida - 헐리웃 영화가 보는 제3세계

1 김진성 3 1969 0
얼마 전 Frida를 봤습니다.
셀마 헤이약이라는 가슴만 오지게 큰 여배우가 민망한 학예회수준의 연기를 치뤄냈더군요.
멕시코 전통의상과, 프리다 칼루의 그림들, 음악들, 그리고 여주인공의 수박만한 가슴...
정말 눈과 귀가 즐거웠던 거 빼고는 남는 거 한 개도 없었습니다.
에드워드 노튼을 위시해 안토니오 반데라스, 미아 마에스트로, 발레리아 골리노같은
슈퍼스타들이 셀 수도 없이 등장합니다만...
헐리웃영화 냄새가 진동해서 정말 역겨웠습니다.

우선은...
헐리웃이 제3세계에 관해 가지고 있는 그 잘난 편견부터 생각했습니다.
"나쁜 놈들2" 를 본 친구가 그런 이유로 투덜대던데,
(쿠바를 완전히 조져놓는다면서요? 미안하다고 한마디 사과도 없이?)
대개의 헐리웃영화들이 그리는 비영어권국가는 정말 비현실적이고, 정말 유치합니다.

일단, 옛날 한국영화에서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한국말을 하던 것처럼...
(그랬스므니다... 하는 그 유치한 말투 하나면 일본인으로 변신완료했잖아요?)
예수도 영어쓰고, 로마시대의 검투사도 영어쓰고, 멕시코사람도, 외계인도, 전부 영어씁니다...
만약 글래디에이터에 러셀 크로우가 아니라, 아이스 큐브나 크리스 락같은 흑인들이 나와서
"Whadd up Dogg?"같은 인사말을 건네고 슬랭으로 범벅이 된 대사를 한다면 어떨까요?
리얼리티가 떨어지겠죠?
그렇다면 영어를 쓰는 것 자체가 정말 엽기 아닙니까?

더 역겨운 건,,, 영어에 스패니쉬 억양을 일부러 강조해 섞어쓴다는 겁니다.
정말 유치합니다...
어떤 미친 멕시코 부부가 아침에 "Good morning, honey." 이 따위로 인사합니까?
그것도 스페니쉬가 잔뜩 섞인 힘든 영어로 말이예요.

하기야, 쉬운 얘기가 아니니까 그런 거 갖고 시비 걸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건, 왜 맨날 제3세계를 지들 멋대로 상상해서 그려대는지 하는 겁니다.
007시리즈에서 그린 북한이나 러시아는 말할 것도 없고,
맨날 만만해서 조져대는 남미 여러 나라들, 아시아와 중동,
그리고 막 쏴죽여도 되는 미개한 아프리칸들...
걔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라이언 일병구하기에서 다 늙은 라이언이 성조기에 경례하던
그 역겨운 장면에 다름 아닙니다.

다만, 항상 유럽으로 돌아가고 싶은지, 유럽은 맨날 멋지게 나오더라구요.
제 3세계는 정화나 원조의 대상이 아니면, 이국적인 심심풀이 눈요깃감이구요.

Frida는 후자에 속할 겝니다.
멕시코사람의 영화가 아니라 미국인의 영화입니다.
이데올로기가 극심하게 양분되던 시절의 젊은 지식인, 예술가층의 보편적인 모습을
그리는 데에도 완벽하게 실패했고, 프리다 칼루의 흥망성쇠를 그리는 데에도 완전실팹니다.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습니다. 내내 흐르던 음악과 그림에서 실사로 바뀌는 화면은
그 영화에는 너무 사치스런 장식입니다.
거기에는 헐리웃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글쎄, 잘 모르면 입닥치고 있던가,,, 왜 모든 걸 안다는 듯이 떠드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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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김상민  
  good morning honey.,하죠.,ㅡㅡ
1 채종국  
  프리다 괜찮은 영화~;;
1 채종국  
  에드워드노튼 나온다길래 봤는데 별로 하는게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