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부스(phone booth)

영화감상평

폰 부스(phone bo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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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폰부스를 봤다. 시디로 구워놓고 미루다미루다 어제 잠이 안와서 멀뚱멀뚱 봐버렸다.
처음에 폰부스가 개봉할 때는 정말 대단한 영화라는 둥. 기가막힌다는 둥 말들이 많았었다.
그래서 기대를 엄청했었는데 이런저런 핑계들로 영화를 직접 본 것은 한참 후의 일이다..헷.
한마디로 짧게 요약하면 약간 아쉬움이 남는 구성이라고나 할까.
전반적으로 충분히 흥미를 끌만한 이야기 전개와 어느정도 재기발랄한 설정은 돋보였지만.
전체적인 사건의 구성이 약간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엘 슈마허. 검증된 감독. 홈런보다는 확실한 안타를...

조엘 슈마헐 감독은 내 생각으로는 홈런을 치는 감독은 아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발표작에서
그는 늘 안타를 때려왔다. '세인트 엘모스 화이어'나 '로스트 보이즈','다잉영' 등의 1,2회 안타와
'폴링다운' '의뢰인' '타임투킬' '배트맨 포에버' '배트맨과 로빈' 등의 4,5회 안타와
'8미리'와 '폰부스' 등의 7,8회 안타. 그리고 지금은 '팬텀 오브 디 오페라'의 리메이크를 준비하고 있다.
9회엔 홈런 한방을 터뜨려줄 수 있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은 없다.
이미 조엘 슈마허 감독은 충분히 많은 안타를 치고 있으니 '토니 스콧'감독과 더불어
최다안타와 타율 면에서 서로 1,2위를 다투고 있지 않은가?
그런 차원에서 '폰 부스'는 제법 편안하게 보여질 영화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각본이 '래리 코헨'!!!이 아니던가.. 이 할아버지께서 호러가 아닌 스릴러 형태의
젊은 감독들이나 좋아하는 특정한 제약을 안고 전개하는 스토리를 쓰신 것을
조엘 슈마허에게 맡긴 이유는 젊은 감독의 재기발랄함에 의한 객기와 오바보다는
타격왕의 안전한 흐름과 보증된 결과물에 대한 가장 확실한 득점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다.

폰 부스의 제약된 설정들. 그것들을 중심으로 모여지는 사건들.

일단 폰 부스는 처음부터 몇가지 제약을 안고 가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피자배달부가 등장하면서 부터 콜린 파렐의 무대는 이제 폰 부스에 제약된다.
그는 수많은 대사를 내뱉으면서 리액션도 취해주지 않는 전화기를 붙잡고 연기에 몰두한다.
물론 그가 연기를 잘하는 배우로 소문난 배우도 아니고 이제 이름이 막 알려진 배우였기에
어느정도 위험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것이었지만 그는 '데어데블'의 불스아이와는 차원이 다른
연기를 제법 훌륭하게 해낸다. 폰 부스의 스투역은 누가 했어도 결코 쉬운 연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이제 모든 조/단연급의 인물들이 폰 부스로 모여든다. 카메라는 다른데 갈 필요도 없이 시종일관
폰 부스의 주변만을 앵글로 잡고 있으면 된다. 인물들이 와서 사건을 만들어내고 더 많은 인물들
데려오지만 사실 우리가 관심있어하는 것은 인물들이 아닌 목소리다.
히치콕이 '싸이코'에서 주장했던 영화에서의 소리의 역할이 이제 어떤 요소를 뛰어넘어
당당하게 조연의 캐릭터로서 그 임무를 충분히 해내고 있다. 영화를 보던 중에 관객은
처음에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궁금해하기 시작하지만 흐름에 휩쓸리다보면 목소리의 주인공보다는
둘이 주고받는 대화에 집중하게 된다. 캐릭터로서 완벽하게 승화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색다른 구성. (하지만 그렇게 놀라워할 만한 요소도 없다)

폰 부스가 세간에 화재가 됐던 것은 영화의 80분 내내 거의 폰 부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영화가 진행된다는 점도 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연극적인 요소가 많이 녹아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뭐 그렇게 크게 신선할 만한 것은 사실 아니다. 이미 '샤이닝'이나 '이창' '로프' 등에서
우리는 제한된 공간에서 사건들이 모여드는 영화들을 경험해왔기 때문이다. 물론! 폰 부스가
그런 색다른 구성에 대한 실험으로 영화를 진행시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에 촛점을 맞추어
신선하지 않다는 둥, 이야기가 뱅뱅 돈다는 둥, 앵글이 한정되어 있다는 둥의 얘기를 꺼내려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이야기가 생겨서 풀어져서 결론에 도달하게끔 영화가 흘러가고 있지 않은가?
그런 차원에서라면 한마디만 씹어보자면, 제약을 안고 가는 구성치고는 이야기의 결과가 충분히
예상된다는 아쉬움을 극명하게 들어냈다. 아마도 이것이 '래리 코헨'과 같은 할아바지 작가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 차라리 젊은 작가나 젊은 감독의 객기를 보여줬더라면 혹은 '캐빈 스미스'처럼
쉴새없이 주옥같은 대사들을 날리면서 그 대사에 빠져들게라도 했더라면 훨씬 다른 느낌이었을텐데

카메라와 배우에 대한 짧은 이야기..

제일 아쉬웠던 것은 촬영이다. 한정된 공간에서의 앵글은 표현 자체가 한정이기 때문에 상당한
아이디어를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전체적으로 놓고 보면 반복되는 앵글이 어느정도
눈에 들어온다. 촬영자의 이름을 보니 '매튜...'어쩌군데 잘 모르는 사람이더라. 그래서 '바운드'를
생각했다. 한정된 공간에서 가장 다양한 앵글을 표현한 '바운드'의 빌 포프 촬영감독이 촬영을
했더라면 영화가 확실히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었다. 특히나 폰 부스와 같은 영화에서 비주얼이
최대한 살았을때는 한정된 공간에 대한 이야기 구성이 한층 더 살아났을텐데.. 에 대한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빌 포프는 샘 레이미 아니면 와쇼스키 형제랑 주로 작업하지 않는가.. 아쉬운 일이다.
배우에 대한 이야기는 키퍼 서덜랜드에 관한 이야기다. 아마도 조엘 슈마허 감독은 서덜랜드 부자와
친분이 매우 두터운 모양이다. 폰 부스에서의 콜러 역할도 마지막의 한컷에만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비싼 몸이신 키퍼 서덜랜드가 흔쾌히 출연에 응해준걸 보면 말이다. 프로필을 봐도 알지만
조엘 슈마허의 영화에는 거의 도널드 아니면 키퍼가 출연하고 있으니.. 그들의 친분은 확실한 모양이다

잡설이다. 문제는 잡설임에도 불구하고 한번 타자를 치기 시작하면 길게길게 말하고 싶어진다는
점인데.. 사실 '폰 부스'에 대해서는 크게 씹고 싶은 것도 크게 자랑하고 싶은 것도 없는....
내게는 제법 밋밋한 영화임엔 틀림없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직전에 이런 것을 느꼈었다.
돌이켜 생각보면 조엘 슈마허의 모든 영화가 그렇지 않은가? 크게 재미없는 영화도 없지만
크게 재미있는 영화도 없는... 그는 언제나 안타를 때리는 감독이 아니던가?

PS
'미녀 삼총사2'에 관한 상당한 장문의 글(이것과는 비교도 안될 긴 글)을 썼던 적이 있는데
확인을 누르는 순간 다 날라가 버렸다. 이런 글은 어디서 적어서 복사하는 편이 아니라
직접 게시판에 적어대면서 나불거리는 편이라서 카피를 해둔다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한동안 멍했었다. '미녀 삼총사2'에 관해서는 이것저것 할말도 무지 많았는데.. 곧바로 다시 쓸려고
하니... 온몸에 기운이 빠져서 뭘 적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지더란 말이죠 ㅡㅜ
으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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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1 김아람  
  콜린 파렐..연기로 나름대로 인정받고 있는 신인 아닌가요...ㅡ ㅡ?;얼굴도 잘생겼고ㅡ ㅡ;하트의 전쟁도 재밌게 봤는데..
1 박지훈  
  콜린 파렐의 대표작은 리쿠르트가 아닌가 생각되는군요...그리구 여친으로 나온 케이티 홈즈도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실거라 생각됩니다...내 여친하거싶다,,,^<^;;
1 제르  
  안유명하다는 말은 아니고 대중스타 대열엔 아직..이란 의미죠.. 게다가 폰부스는 2002년도 영화니깐... 연기는 제법 잘하죠.. 나이도 어리면서..76년생이니깐.. 그리고 콜린 파렐의 대표작은 폰부스겠죠..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하트의 전쟁으로 이름을 알리고 폰부스의 성공에 힘입어 출연한 영화가 리쿠르트이니까요..
1 박지훈  
  제르님계서 잘 못 알고 계신거 같은데요.폰부스의 성공에 힘입어 그 다음에 출연한 영화가 리크르트가 아닙니다.리크루트후에 폰부스를 찍은거죠.미국박스오피스를 찾아보시면요 리크루트는 2003년 2월 1주에 1위로 처음진입한것으로 되어있씀니다.폰부스는 2003년 4월 1주 1위로 처음진입한것으로 되어있구요. 우리나라에서도 리크루트다음 폰부스를 개봉했씀니다.
1 박지훈  
  둘간의 개봉의 텀이 짧은것을 보니 폰 부스를  찍고 리크르트를 찍어놓구 개봉시기가 달랐었을 수도 있겠지만요, 폰 부스의 인기에 힘입어 리크르트를 찍게된것은 아니겠죠...
1 한혁준  
  딴지걸려는 뜻은 아니구요.. 폰부스는 제작후에.. 미국에서 얼굴없는 저격수 살인마의 출현으로 상영이 많이 늦어진 영화로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 폰부스 시절의 콜린파렐은 그다지 유명한 배우는 아니였죠.
1 제르  
  제가 말하는 것은 흥행성적이 좋아서 '힘입었다'는 얘기가 아니고 출연 자체를 두고 한 말이죠. 흥행은 관객의 평가지만 출연자체는 제작진의 평가니까요. 그리고 지훈님이 잘못 알고 계신것은 폰부스의 개봉은 리크루트보다 늦었지만 촬영은 먼저했었다는 것입니다. 저도 딴지걸려는건 아니고 제 말의 뜻은 흥행성적이 좋아서 리크루트에 출연했다는 얘기가 아니라는 말이죠. 확실히 폰부스 시절의 콜린파렐은 그다지 유명한 배우가 아니었다고 저도 분명 본문에 썼는데 ㅡㅡ;;; 하지만 대표작이라고 말한 이유는 촬영시기에 대한 말이었습니다. 조연으로 전전하던 배우가 주연으로 전격 발탁된 것은 그것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으니까요....
1 제르  
  제가 글쓰는 재주가 없어서 의도가 자꾸 어긋나는 것 같군요. 자꾸 리플을 달게되는 이유는 그런 의미가 아닌데 말의 뜻을 제대로 설명드리고 싶다보니깐 자꾸 길어지는 것 같습니다. 잘못된 사실이 있다면 모를까 자꾸 리플달지 않을께요..^^;
1 김아람  
  아 맞다 리크루트도 있었죠....그것도 재밌게 봤는데..알 파치노랑 같이 나오면서..반전..나름대로 괜찮았는데 왜 흥행에 실패를 못한거지..
1 박지훈  
  저의 의도를 잘 이해하시지 못하신거 같은데요.^,.^ 1위라거 쓴건 흥행성적떄문이아닌데요,,,,,,,,,,,,,,,,,,,,,,,그만줄이겠씀다 ^<.^;;
1 제르  
  이해했어요 지훈님. 제 말은 촬영이 폰부스가 한참 먼저란 얘기구요^^ 흥행성적에 관한 얘기는 아니랍니다~ 그만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