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리로디드 - 똥누다 끊고나온 듯한 찝찝함..

영화감상평

매트릭스 리로디드 - 똥누다 끊고나온 듯한 찝찝함..

1 글래머 3 1950 0








대단한 영화다. 실로 대단한 영화라 할 수 있다.

왜 대단하냐구? 그렇게 어려운 얘기들을 워쇼스키 형제처럼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

이나 있을거라고 생각하나? 으레 철학이라 하면 고리타분한 책냄새가 먼저 생각나기 일쑤다. 영화를

통해 관객들과 꽤 진지한 대화를 나누려는 영화들은 대부분 관객들에게 외면당하기 쉽상이다. 하지

만 이 영화는 철학이라는 고리타분함을 테크노 음악과 재페니메이션,사이버 펑크라는 소재로 희안하

게도 잘 버물여 놓았다. 영양도 만점이지만 맛도 죽음이다.  한마디로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셈이다.







이쯤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 들거다. '이 새끼 제목은 X같이 적어 놨으면서 왜 갑자기 칭찬하고 지랄이

야'  맞다.. 좀만 기달려 달라 이제부터 슬슬 시작되니 그런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아도 될거다. 우선은

내가 이 영화를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 설명해 줄 필요가 있겠다. 난 영화 평론가도 아니고 철학을 공

부하는 학생도 아니다. 보통의 평범한 영화 매니아일 뿐이다. 내가 이 얘길 왜 하냐구? 그 이유는 이

영화가 돌아버리게 복잡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혹시 장 보드리야르 라고 들어봤나? 아마 일반적인 관

객분들이라면 대부분 그 새끼 누군데? 라고 생각할거다. 나도 마찬가지다. 매트릭스를 보며 장 보드

리야르의 시뮬라시옹 이론을 떠올리기는 커녕 장 보드리야르가 사람 이름인지도 몰랐다. 여기서 간단

하게 시뮬라시옹 이론을 설명하자면 현대 사회는 원본과 복사, 실재와 가상, 진짜와 가짜 사이의 구분

이 소멸했으며,그 속에서 가짜는 스스로를 가짜로 가장하면서 실제로는 진짜가 존재하지 않음을 은폐

하고, 결과적으로는 가짜가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매트릭

스는 시뮬라시옹 이론을 가장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화 시켜놓았다고 볼 수 있다.






극중 키아누 리브스가 장 보드리야르의 책을 책꽂이에서 꺼내는 장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 영화 장

난이 아니게 복잡하다. 고작 내가 조잡하게 대입시켜 볼 수 있는 건 그리스 신화와 성서 뿐이다.  군사

지식에 대해 전무한 사람이 어느 미사일이 쎄다는 둥 군사정보에 대해 논한다는 건 말이 안된다. 마찬

가지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나로서는 당췌 이 영화의 무거움을 감당해 내기 힘들다. 그래서 접근법

을 달리하기로 했다. 매트릭스가 담고있는 철학적 물음 따위나 작품성에 대해선 손을 놓기로 하고 오

로지 영화의 완성도와 짜임새라는 주제를 가지고 평가해 나가기로 말이다.








좀 얘기가 길어졌나? 미안하다. 그래도 기왕 여기까지 읽었으니 끝까지 읽어라. 이제부터 본격적인

매트릭스 리로디드에 관해 얘기 할거니까. 당 글의 제목이 말해주듯이 매트릭스 리로디드는 하나의

완결된 에피소드로 볼 수 없다. 매트릭스 1편과 같이 갈등구조가 완결된 상태에서 영화가 마무리 되

는 것이 아니라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영화가 끊겨 버린다. 이게 왠 X같은 경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가 참 X같이 끝나버린다. 그럼에도 액션신 하나는 죽여준다. 확실히 돈빨들인 티가 나

면서 그 이전의 스타일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켜 놓았다. 하지만 액션의 강도가 쎄진 것과 마찬가지

로 워쇼스키의 욕심도 너무 강했다. 관객들과 너무 많은 얘기를 하려고 한 것이다. 죽죽 늘어지는 대

사와 머리에 당췌 들어오지도 않을 복잡한 문장들은 즐기기 위해 온 관객들에게 너무 무리한 것들을

강요한다. 1편이 비록 오락성을 지향한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에게 오락영화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전달했던 것과 달리 2편은 오락영화로 보기엔 너무 부족한 점이 많다. 그리고 무엇보

다도 매트릭스 리로디드는 하나의 에피소드로서 평을 내릴 수가 없다. 2편과 3편을 붙여 놓아야 하나

의 영화로서 평가가 가능한 것이다. 이것이 매트릭스 시리즈에 대해 평론가들이 섣뿔리 입을 열지 못

하게 하는 이유중에 하나다. 물론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초점은 영화의 완성도라는 점이기에 당연히

매트릭스 리로디드를 한 영화로서 평가하자면 '지랄'이다. 혹시 공중 화장실에서 화장지 없이 일을

본 적이 있나? 난 있다. 머 미친놈,변태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난 그때 대충 털고 나올 수 밖에 없

었다. 구체적인건 알 필요 없고 아무튼 그때 기분은 정말 지랄같이 찝찝했다. 어떤땐 누가 공중 화장

실에 맨들맨들한 갓나온 잡지책,미끈한 잡지책을 찢어 뒷일을 처리한 흔적도 본 적이 있었다. 참 그

땐 나오는 눈물을 참느라 애 먹었었는데..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 영화가 꼭 그런 기분이

란 거다. 미완의 이야기로서 하나의 영화로 평가하기 힘들다. 3편이 붙어서 나오기엔 현실적인 어려

움이 있었겠지만 제대로 마무리 해놓지도 않은 상태에서 매트릭스 2편이란 타이틀로 내놓은 건 제작

진의 능력부족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장황하게 얘기들을 늘어만 놓았지 전혀 매듭을 지어 놓지 못한

상태에서 영화는 끝나버린다. 1편이 자기 할말 다하고도 깔끔하게 뒷처리까지 한 것에 비하면 2편은

정말이지 딱 똥누다 끊고 나온 듯한 찝찝한 바로 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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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G 임경완  
  저도 방금 극장서 보고왔는데, 갑자기 "다음편을 기대하라"

라는 메세지로 끝냈더군요.. 어쩌겠어요? 다음편 기다리는 수 밖에...
1 전인필  
  "똥을 이어서 다시 누게만들려는 영화 마케팅 수법"입니다. 반지의 제왕이나 3부작짜리 영화들의 끝마무리를 님의 표현대로 그렇게 끝내는 이유는 x 파일 한 주걸러서 보았다고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 것이 아니게 만들려는 의도라 생각되어집니다. 뭔가 중간에 이상하게 끝나 다음편을 반드시 보고 싶도록만들어야만 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이상하게? 이야기가 어정쩡하게 끊긴것처럼? 이야기를 하다 만것처럼? 보여져야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음편을 고대하게 되어 영화 흥행 조건을 더 끌어올리려는 기법..
 다음것을 다봐야만 이해할 수 잇을 것 같은 분위기로 만드는것이 헐리우드 대작의 최근에 보여지는 스타일인 듯 합니다.
1 두리  
  아니면,,,우리가 진보한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