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upon a time in America. 소름끼치도록 잔인한 영화 (영화보지않은분은읽지마시길)

영화감상평

once upon a time in America. 소름끼치도록 잔인한 영화 (영화보지않은분은읽지마시길)

1 hanson 5 2513 0
이 영화 좀 옛날 영화다. 그래서 보는데 약간 망설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워낙에 좋아하는 로버트 드 니로께서 나오시는 영화이므로 기꺼운 마음으로 감상에 임했다.

여기서 줄거리를 쓸 이유는 없고,  감상평 쓰면서 필요한 부분만 언급해 보고자 한다.

일단 내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이 영화의 전개방식이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플래쉬백, 미래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을 싫어한다. 미래에 어떤 모습일지 미리 안다면 김빠지지 않는가 --;;
이 영화는 전개과정에서 시간적 흐름이 꽤 많이 변경되기 때문에 줄거리 파악하는 데에도 애를 먹었다. 영화를 끝까지 보지 않으면 중간에는 각 부분이 따로 분리되어 잘 연결이 안된다. 그러나 끝까지 보고나면 그 연결고리들이 모두다 주어진다. 그리고 각각은 탄탄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전체로서 살아난다. 결국 보는 중간에는 이게 뭔얘긴가 싶을지 몰라도 보고 나서 생각해 보면 이야기에 빈틈이 별로 없다.

영화의 중심축은 누들스(로버트 드니로), 맥스(제임스 우즈) 그리고 한명 더 붙이자면 누들스가 좋아한 데보라 라 할 수 있다. 잡담하나. 어린 데보라는 꽤 아름다운데, 성장한 데보라는 눈뜨고 못 봐 주겠다. 완전 캐스팅 미스다..

이런건 다 곁가지 얘기들이고....... 진짜 중요한 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누들스가 수십년간 고생했던 이유..(난 사실 영화보는 중간에 누들스가 수십년간 고생한건지 그것도 잘 몰랐다.--;) 그것이 밝혀진다. 영화 줄거리를 모르고 영화를 봤기때문에, 처음 그 장면이 주어졌을 때 난 꽤나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전개였기 때문에. 그런데 정말 그 결과는 소름끼치도록 잔인하다. 한 사람의 인생이 그가 그렇게 어렸을 때 부터 잘 알고 계속 같이 일을 했으며, 참으로  인생의 친구라 할 수 있는 자로부터 배신당한 이유로 엉망이 되었다면 이보다 잔인한게 더 뭐가 있을까 싶다.
그 배신때린 넘.. 개인적으로 넘 가증스럽다. 자기는 면밀한 계획하에 친구들 죽게하고 속이고 배신하고 그 결과 수십년간 자신은 호의호식하고, 다 늙어죽을 말년 쯤 되니까 그동안 계속된 양심의 가책아닌 가책에 굴복한건지 편지 하나 달랑 써서 일루와~ 친구 불러다가 기껏 하는 말. 날 죽여라~ . 자신은 그렇게 편하게 잘먹고 잘 살다가 나중에 친구 손으로 한방에 죽어서 편하게 속죄하겠다 이 말인가? 참으로 가증스러운 인물이 아닐 수 없다.
관객인 나로 하여금 이런 느낌이 들게 만든 감독의 역량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_-;
우리의 누들스.. 내막을 다 알게 됬지만 친구를 쏴 죽이겠는가. 역시 거절하고 터벅터벅 걸어나간다..
그가 그 방을 걸어나가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느꼈을까? 일평생의 믿음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을거다. 자신을 이토록 파멸시킨 자, 심하게 말해 자신의 인생을 말아먹은 자가 다름아닌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니.. 누들스는 극중에서 꽤나 주도면밀한 인물로 그려지는데, 자신의 적이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니었다면 그토록 방심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토록 바보같이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 문제는 현실세계의 나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문제다. 나의 모든 문제를 같이 의논할 수 있고 뭐든지 믿을 수 있는 친구를 단 한명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이는 인생에 있어 가히 최고의 축복이라 하겠으나, 참으로 역설적으로 나를 가장 끔찍하게 파멸시킬 수 있고 나에게 가장 큰 아픔과 고통을 줄 수 있는 자 또한 바로 그 친구이니..
과연 어찌해야 현명한 건지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믿는 도끼에 찍히는 발등이 젤 아프다...--;; 그렇다고 믿는 도끼를 안 만들고 나 혼자 잘났다고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나 더 덧붙이면, 데보라라는 여자 넘 맘에 안든다. 한마디로 짜증나는 인물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누들스를 버리고 헐리웃으로 갔으면 거기서 지혼자 노력해서 잘 살것이지,
나중에 맥스란 놈하고 같이 사는건 또 뭔가.ㅡㅡ;
누들스와 맥스의 관계는 누구보다도 잘 아는 입장일 터인데.. 거기다가 맥스가 배신때린 상황도 잘 아는거 아닌지 싶다. 이 인간도 참 가증스런 인물이다.
그리고 기껏 하는 말이, 나중에 누들스 만나서는 뭐 파티에 가면 옛날의 추억이 사라지니 가지 말라고? 내참, 하늘이 웃고 땅이 웃을 노릇이다. 저런 멘트를 할 자격이나 있는지 원.

누들스. 그에게 남은건 뭘까? 아무것도 없다.
데보라 떠난 담에 만나던 여자(이름은 잘 모르겠지만서도..) 그 여자도 적들 손에 살해당한다.
영화 맨 첨에 나오지..
결국 여자도 없다.
친구도 없다.
극중에 제시된 가족도 없다.
한마디로 비참하다.. 이보다 나쁠 순 없다 ㅡㅡ;;
누들스의 인생 또한 살인에 각종 범죄로 점철되어 있으니 누구를 탓하겠냐만..

역시 명작이라 명작답게 보고 나서도 뭔가 느낌이 지속되는 영화다.
명작이 괜히 명작이 아닌걸 다시 알게됬다. 그 유명한 영화음악도 각 장면 분위기를 잘 살려준다...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보다는 이런 영화가 훨씬 내맘에 든다. 배우들 연기, 각본, 감독의 연출력, 영화음악까지..
전체가 꽉 짜여져 관객에게 어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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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남철수  
  잘 읽었습니다.
오래전 본 영화의 장면 장면이 스치듯 지나가네요^^
1 김영규  
  영화평 잘읽었습니다. 저는 이영화를 보면서 마지막에 누들스가 아편을 하면서
활짝웃는 장면으로 끝나는데 결국 누들스도 친구들이 죽어서 돈을 혼자 차지 할수
있게 되어 잠시나마 친구들에 대한 우정 보다는 자기의 이익을 우선시 하지 않았을까 하는데 그래서 맥스의 죽여 달라는 부탁도 거절할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
저는 그렇게 느낀 영화로 기억 되네요...
1 hanson  
  저도 뭐가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요.. 영화 마지막에 누들스가 웃는 장면 있잖아요 - 그게 마지막에 파티장에서 걸어나와 거리를 걷는 장면하고 시간적으로 연장선상에 있는게 아니라 걷는 장면으로 그 장면은 일단락되고 아편빨면서 웃는 장면은 과거의 모습을 또 가져다가 놓은 거라는 듯 하네요 ; 필름즈 줄거리보니까 이런 맥락으로 읽혀요. 자꾸 왔다갔다 하니까 저도 원 뭐가뭔지 감이 잘 안 잡힘..-_-; 이게 맞다고보면, 누들스가 맥스의 살인촉탁을 거절한 것이 돈문제까지 고려해서 내려진 결정같지는 않아요. 저도 돈문제는 도대체 어찌된건지 아직도 잘 모르겠는데.... 영화 중간부분쯤에 비교적 현재시점의 누들스가 친구들 무덤이 있는 곳으로 갔다가 어떤 보관함 열쇠를 발견하고 보관함으로 가서 열어보니 "다음일을 하기위한 선불"인지 먼지 이런말이 있는 돈가방을 발견하잖아요. 이 돈가방 허겁지겁가지고 가는 장면이 나오다가 또 시간흐름이 과건지 미랜지 하여간 변경되는 바람에 돈이 도대체 어케된건지가 불분명.. 다음일을 하기 위한 선불이라니 여기서 다음일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겠고..
1 hanson  
  어쨌든 영화 초반에 누들스가 적들한테 쫓기다가 역의 보관함으로 도망쳐서 보관함 열고 가방열어보니 그 안에 신문밖에 없었잖아요. 누들스와 그 친구들이 수입의 50%씩 따로 떼어 돈모으기로 한 그 돈가방 같은데.. 하여간 이 돈가방을 맥스 그넘이 슬쩍해간건 분명해 보이네요. 맥스가 이 돈가방을 빼돌려서 이것가지고 후에 베일리재단인지 뭔지 이런거 만든 기초로 삼은듯 하고, 누들스는 땡전한푼 못 건지고 수십년간 고생한거고.. 여기까진 알겠는데 위에서 말한 영화 중간부분에 나오는 다음일을 하기위한 선불이니 뭐니 하는 그 돈가방은 도대체 뭔지 모르겠음--; 맥스가 갖다놓은 돈가방같긴 한데..-_-;
1 이지홍  
  저두 며칠전에 디브이디 사서 4시간 동안 앉아서 봤습니다. 오랜만에 정말 좋은 영화를 봤군요. 아무튼,  아무래도 다음일을 위한 선불은 맥스가 누들스에게 자신을 죽여달라는 살인 청탁을 위해 돈을 갖다 놓은 것 같습니다. 그들은 살인청탁을 주일로 삼았으니 말입니다. 누들스가 오랜만에 친구들의 묘지에 갔을때 그 보관함 열쇠를 발견하게 되죠. 그것은 맥스가 죄책감에 시달려 오래전에 그렇게 해 놓은 것 같습니다. 그렇게 보면 맥스라는 인물도 그렇게 악의적인 인물로서만 비춰지진 않는 것 같습니다. 뭐 아닐 수 도 있지만서도, 하여튼 오랜만에 너무나도 좋은 영화를 봐서 기분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