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 알리바마] 차마 그곳이 꿈엔든 잊힐리야.

영화감상평

[스위트 알리바마] 차마 그곳이 꿈엔든 잊힐리야.

1 김규한 1 2182 0
참 이상합니다. 사람들은 왜 자신들의 일 보다 타인의 일에 더 관심이 많은 것일까요? 정말 알고 싶지도 않은데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사람의 기분을 참 착잡하게 만듭니다. 진실을 알고 있는데도 상대방이 뻔한 거짓말을 했을때 기분은 그다지 좋지만은 않지만 그 순간 내 자신을 한번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내겐 거짓말을 한 이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쉽게 해답은 나오지 않습니다. 내가 그 사람에게 잘못한 것이 뭐가 있더라 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그저 전 속보이는 웃음으로서 그 사람의 거짓말에 힘없이 응수합니다.

얼마전 모 연예인(누구인지는 다 아시겠지만 밝히지는 않으렵니다)의 결혼식이 미루어 진 적이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신부에 대한 좋지 못한 글 때문이었을까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는 비밀이란 존재하지 않나 봅니다. 정말로 저는 그런 글을 볼 때마다 이 세상에 대한 환멸을 느낍니다. 그 글을 올리기 전에 그 당사자의 입장을 한번이라도 생각했다면 그 비밀의 진위여부를 떠나서 그런 글을 함부로 올릴 수 있을까요? 정말로 그 모 연예인이 그런 신부에 비해서 너무나 아까운 사람이기에 안 돼 보여서 그런 글을 올렸다고 그들은 해명할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그런 생각이 조금이나마 있었는지 궁금해집니다. 그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하고, 타인의 행복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우리의 이중적인 모습은 너무나 무섭습니다.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우린 몇 가지 단서만을 가지고서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성급하게 내리고 모든 것을 다 아는 것 마냥 행동합니다.

영화 [스위트 알라바마]를 보면서 문뜻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그럴 리는 없겠지만 내 자신이 유명해 진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무척이나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나에 대해서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비밀을 털어놓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전 과거의 저를 완전히 버리고 다른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 성형수술을 할지도 모릅니다. 정해진 매뉴얼대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닌 이상 실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언론은 그럴 때만 저를 공인으로 포장하고 험담만 하려고 들겠지요. 그리고 그 실수는 저에 대해서 좋게 보던 사람들 마저(모든 사람들이 다그렇지는 않겠지만, 계속 그런 소문이 퍼지면 저절로 믿게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좋은 소식은 너무나 늦게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반면 나쁜 소식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릅니다. 이제 우리의 귀는 더 이상 누군가의 좋은 소식을 받아들일 여유가 없어서일까요? 아니면 우리는 타인의 나쁜 소식에만(아니 은밀한 소식이라고 바꾸어 말해야 될까요) 더 관심이 많기 때문일까요?

처음 시작부터 이들의 사랑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자연계의 순리 마저 무시하면서까지 번개는 같은 곳을 두 번 공격함으로서 그들의 첫 키스를 엉망으로 만들어버렸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영화 [스위트 알라바마]는 뉴욕 패션계의 신데렐라로 승수장구하고 있는 성인이 된 멜라니 카마이클(리즈 위더스푼)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뉴욕 최고의 신랑감으로 뽑히고 있는 시장 아들 앤드류(패트릭 뎀시-그가 그 번개 키스의 주인공이 아님을 우린 한 눈에 알아볼수가 있습니다)에게 멋진 프로포즈를 티파니 매장에서 받게 되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자신의 첫키스를 가져간 순정의 남자와 고향 알라바마에서 이미 결혼한 유부녀라는 사실이었지요. 그래서 그녀는 오르지 이혼도장을 찍기 위해서 그동안 잊고 지내던 고향 알라바마를 불청객 신분(?)으로 방문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남자가 봐도 멋진 두 남자 사이에서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져있는 멜라니는 과연 누구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일까요?

언제나 이런 영화가 표현해내는 시골과 도시의 모습은 너무나 극과 극입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또 어떠한 가요. 고향에서 머무른 그 시간동안 우리의 주인공들은 삶(굳이 행복이라고 콕 꼬집어서 이야기해도 될까요)의 훼방꾼은 타인이 아닌 바로 자신임을 깨닫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고향, 브로드웨이 사람들이나 생각할 수 있는 영화속 시골의 모습은 향수만 불러일으킬 뿐 더 이상의감흥을 만들어내지 못하지만 영화를 보는 순간만큼은 우린 이 동화 같은 이야기를 믿고 싶어집니다. 이전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음을..돈과 명예 그리고 도시의 삶 속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는지.. 그것들에 대해서 이 영화가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나도 따뜻하고 유머스럽기 때문이겠지요.

그녀의 선택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지만 디즈니가 매번 보여주는 괴상한 행복담은 저를 투덜이로 만들어버립니다. 행복한 삶에 대해서(정말로 그걸로 행복해질 수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간략하게 보여주는 사진을 볼 때마다 주인공이 선택하지 못한 길에 더 미련이 더 남는 것은 왜 일까요? 7년 동안 한번도마음에 두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좋아질 수가 있기란 한 것일까요?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려가면서 까지 그런 일이 정말로 가능하기란 한것일까요? 하지만 우리는 이것이 현실에서는 일어날수 없는 낭만적인 희극임을 알기에 미소를 띄우면서 그녀를 그 곳으로 보낼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족

도시의 삶과는 너무나도 다른 그곳의 삶이 오히려 저를 질식시킬 것 같은데 영화속주인공들은 행복에 겨워하니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다 아시겠지만 어린 멜라니 역은 [아이엠샘]의 그 앙증맞은 소녀 다코타 페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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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1 모다냥  
  엇~
씨네서울에도 올리셨던뎅 이곳에서 올리셨군요^^;;
감상문 잘보았습니당...아직 이영화를 못봐서,,,,,
개봉하면 보려고 대기하고 있네용.....지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