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정기] 당신은 꿈에서만 하나요.

영화감상평

[몽정기] 당신은 꿈에서만 하나요.

1 김규한 2 2003 0
19XX년 XX월 XX일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이 어떤 내용인지 굳이 밝힐 필요는 없겠죠. 그 날 낮에 본 화면들이 내 아랫도리의 신경을 묘하게 자극한 탓일까요? 하얀 딱풀이 덕지덕지 팬티 구석구석을 장악하였고 냄새 또한 고약(?)했습니다. 바보 같이 그것이 몽정이었음을 알 턱이 없었던 저는 그것이 삐리리의 변형인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삐리리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냄새부터 시작해서 맛까지 삐리리 하고는 너무나 다른 그 하얀 딱풀의 정체를 혼자 힘으로 알아내기 위해서 온갖 실험을 다 했지만 도무지 그 원인을 알아낼 수가 없었습니다. 성에 대해서 척척박사를 자청하던 녀석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지도 않았고(놀림감이 되기가 싫어서, 참으로 도움을 청하지 않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부모님에게는 더욱 더 말하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우스갯소리처럼 이야기하지만 그 당시에는 정말로 심각 그 자체였습니다. 혹시 죽을 병은 아닐까 이런 생각까지 할 정도였으니 말이지요.

만원버스, 지하철 안에서 야한 생각을 하지도 않았는데(이 사람 믿어주시는거죠),갑자기 아랫도리의 물건의 확장공사를 한 나머지 곤혹을 치른 적도 적지 않게 있었지요. 친구생일날(그것이 초,중,고등학교 어느 때 친구인지는 주변 사람들에게 테러를 당할수도 있으니 이 자리에서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처음으로 그것을 보고, 그 날 먹었던 음식이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서 주변 사람들의 원성 아닌 원성을 사기도 했고요. 그것뿐이던가요? 이상하게도 다른 날에는 소지품 검사를 하지 않는데 제가 그런 것만 가지고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소지품 검사를 해서 저의 종아리는 하루가 멀다 하곤 불이 나곤 했습니다. 여선생이라고는 양호선생님 밖에는 없었던 중, 고등학교 시절 남교생이 걸린 반과 여교생이 걸린 반(정말로 말하기가 민망스러운) 사이에서 오가는 보이지 않는 전쟁은 정말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을 정도로 한편의 슬픈 드라마 같았습니다. 승리자는 첨단 장비를 이용해서 수업시간을 행복하게 보냈고(물론 걸리는 날에는, 학생부로 끌려가서 온갖 고문과 찜질을 당해야 했지만) 패배자들은 서로의 마음을 위로해 주기도 하고 달래주었지요. 대다수 패배자들에는 내년을 기약하였지만, 겂없는 일부 패배자들은 여교생이 있는 반으로 위장취업을 해서 잠시동안의 행복 아닌 행복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물론 짐작하셨겠지만 그들은 그 사건 직후,바로 학생부로 직행해서 온갖 고문과 몽둥이 찜찔을 견대내야 했습니다.

우리식 신토풀이판 섹시 코미디가 무엇인지를 [몽정기]는 제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극장안에서 마음 놓고 웃어본적이 언제였는지 기억 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몽정기]는 시종일관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몽환적인 이야기들로만 가득합니다 ''그래, 맞아 나도 저런 기억이 있었지'' 이런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로 [몽정기]는 너무나 사실적(?)입니다. 웃음을 주기 위해서, 어느 정도 오버한 부분이 있지만 그런 부분 마저 이 영화에서는 너무나 사랑스럽게 표현되었습니다. 좌충우돌 해프닝을 겪어가면서 그들은 진정한 사랑(정말로 이런 표현이 쓰기가 매번 민망합니다)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가슴만 큰 여자들만 줄기차게 나오는 도색잡지(도대체 주변에서는 그런 여자들이 보이지 않는데),포르노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 점점 싹터 오면서 동현은 점점 남자(?)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영화 [몽정기]가 택한 80년대라는 설정 때문에 어떤 관객들은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80년대 이야기야'' 하지만 [몽정기]에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가게 할만한 정감 어린 에피소드들로 가득합니다. 그건 초등학생이 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하는 지금 이 시대에도 충분히 공감을 줄 수 있을 정도로 탱탱하게 살아있습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속편을 예상하는..여성들의 이야기로 해서 몽환기로 만들면 어떨까요) 자신의 본분에 충실합니다. 그 당시 추억을 끄집어내게 만들고. 그것이 눈물로 뒤범벅된 것이건 웃음으로 뒤범벅된 것이건 그건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이 영화가 보여주는 진심 여린 그 시대에 대한 추억담은 많은 이의 가슴을 자극할 테니까요.

그들이 딱지를 떼기 위해서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을 보다보면, 내 자신도 그들과 하나가 되어서 그들의 그 무모한 계획이 실패로 돌아갈 것을 알면서도 박수를 보내고 싶어집니다. 감히 해외 화장실 코미디 영화들도 흉내내지 못할 참신한 아이디어(여자의 그 부분을 홍합으로 표현한 부분이나 참외, 컵라면이 그런 용도로 쓰일수도 있다는 것을 이 영화는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를 보면서 누가 웃음을 터뜨리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을수 있을까요? 또한 철부지 모습을 어느새 졸업하고 어른이 되어버린 그들을 보다보면,남성 여러분들은 가슴 한켠에 있는 자신의 추억담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어서 미쳐버릴지도 모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지난날들의 이런 일들은 언제나 웃음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습니다. [아메리칸 파이]를 벤체마킹한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의심이 묻어질 만큼 이 영화 [몽정기]에는 그들의 살아있는 고민을 현실적으로 포착해 내고 그려냅니다. [사춘기],[학교] 같은 TV 드라마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극장용 섹시 유모를 가미한 [몽정기]가 지금 중, 고등학생에게 얼마나 먹혀들지는 모르지만, 그들 가슴에도 이런 순수한 사랑(분명 이런 사랑 이야기가 우스운 사람도 있겠지만)쯤은 분명히 남아있을 것입니다.전 바보 같이 나마 그렇게 믿고 싶어집니다. 긴장과 반전의 연속이면서도 웃음이 끊이질 않던 두 시간의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물건이 그렇게도 쓰일 수 있었구나, 난 왜 그 당시 그런 불편함을 감수했을까''

사족

킨제이 연구소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자의 37퍼센트가 매 30분 마다 섹스를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에 반해 여자는 11퍼센트만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요(그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그 원인은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때문이고,남자들의 경우 그 호로몬이 체내에 계속 분비되기 때문에 그럴수 밖에 없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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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승경이  
  ㅡㅡ;
1 이상훈  
  오오~ 님 강상평.. 예술이네요~ 우짯든 매우 동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