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미친 짓이다.시사회 에서 보고 난 후..(대타후기)

영화감상평

결혼은 미친 짓이다.시사회 에서 보고 난 후..(대타후기)

1 안재영 5 2136 1
엄정화, 감우성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가 드디어 첫 선을 보인 오후...
&quot;야하다&quot;라는 입소문이 난 영화들에 쏠리는 호기심을 가득 안은 남정네와 여인네들-물론 그런 데엔 저도 기꺼이 동참하곤 합니다*^^*-이 &quot;과연 엄정화가 얼마나 보여줬을까?&quot;를 확인하기 위해 최악의 황사바람을 가르고 왕림들을 한 것이었습니다.
무대인사를 하기 위해 자태를 드러낸 배우 엄정화는 영화의 에로틱함을 예고하듯 시원스런(?) 의상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을 한몸에 받았죠.
헉~! 벌써 불이 꺼지는군요.. 과연 야시시한 환상을 채울 수 있을까요?

움.. 제목답게 첫 장면은 결혼식장이군요. 대학강사인 준영(감우성 분)의 동생이 결혼을 하나봅니다. 동생이 형을 제치고 결혼하는 상황, 어색하고 불편한 게 일반적인 모습이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준영은 별로 신경이 쓰이지도, 난감하지도 않은 눈치군요. 브라운관에서 주로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로 등장했던 감우성씨가 처음 영화에서 맡은 배역은 &quot;Cool guy&quot;인가 봅니다. '멋지군~'이라고 생각할 무렵, 동생의 결혼식에서 빠져나온 이 남자는 맞선 장소로 향합니다. 그럼 그렇지, 사실은 속이 탔던거야.. 아무렴...
그런데 이런 생각도 그리 오래 가진 않더군요. 맞선녀 연희(엄정화 분)와 만나 사랑(이 맞는지 모르겠지만)을 불태우지만 이 남자는 '너만을 사랑한다는 거짓말하면서 평생 살 자신이 없다'며 아주 간단하게 그녀를 포기해 버립니다. 정확하게는 그녀와의 결혼을 포기하는 거죠.
그럼, 연희는 어떤 여자일까요? 이 여자도 만만치 않네요. 한달에 맞선 열번을 볼 만큼 결혼하고 싶어 안달나 있지만 처음 만난 남자와 '하고 싶으면 하는' 화끈녀입니다.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어르신네들의 점잖은 체면으로 볼 때, 이들의 관계는 참말 부적절하고도 천인공노하다할 만큼 낯부끄럽게 진행됩니다. 여자의 두집살림이라,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지요? 근데 저는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지 부아가 나기는 커녕 이들의 범죄행각에 친히 동참하고 싶고, 돕고 싶고, 심지어 이러한 관계가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까지 생기는 겁니다...왜 그런걸까요? 그저 멀쩡하니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사회생활 무난히 하며 사는 줄 알았던 제가 나이먹으면서 도덕성에 치명적인 누수가 생긴건 아닌지 조금 불안하기도 하네요.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준영은 결혼을 &quot;실현불가능한 과제&quot;쯤으로 이해하고, 연희는 &quot;해약하지만 않는다면 평생이 보장되는 보험&quot;으로 결혼을 바라봅니다. 약간의 고민은 하지만 조건 좋은 의사남편을 선택하게 되는 순간이죠. 그럼 이들의 관계가 끝나버린 걸까요?
아닙니다. 연희는 애인 준영을 보험가입의 보증인 쯤으로 여긴 나머지 자신의 혼수쇼핑에도 가담시키고, 신혼집에서 먼저 뒹굴어보기도 하고, 드레스 자태까지 맘껏 뽐내기도 합니다.여기에 준영은 기분 더럽지만 졸랑졸랑 함께 따라다녀주고, '기꺼이'는 아니나 그럭저럭 그녀의 숨겨진 남자가 되줍니다. 이해할 수 없다구요?

몇년전, 덕수궁 근처 사무실에서 근무하던 때가 문득 떠오릅니다. 산책도 하고, 가끔 정동길을 질러가기 위해 덕수궁을 찾으면 웨딩 촬영을 위해 여기저기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신랑, 신부들을 의혹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곤 했었습니다. &quot;저 사람들은 정말 제 짝을 만난 걸까? 저렇게들 결혼이 하고 싶은 걸까? 정말 좋아서 하는 걸까? 저런 행복한 미소 또는 행복한 척이 얼마나 지속될까?&quot;로 시작해서 &quot;쯧쯧, 쟤들도 호시절 다 가는구나, 인생 우울해지겠다. 나는 될수록 늦게 결혼해야지.&quot;로 생각을 마무리짓곤 했죠. 그러한 결심이 워낙 강했던지 아직도 혼자인가 봅니다. 쩝~

그런데 살다보니 주위 사람들을 쭈욱 지켜본 결과, 덕수궁에서의 제 생각이 아주 틀린 건 아니라는 서글픈 결론을 얻게 됩니다. 대개 결혼과 동시에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욕심과 꿈은 뒤로 미루기 마련이고, 꿈이 사라진 곳에는 생활이란 놈이 아주 튼튼한 자리를 꿰차게 되는데 &quot;먹고 사는 문제&quot;라는 게 하루 아침에 해결되긴 어려운데다 사랑의 결실인 아이들이 태어나면 밀려난 꿈이 다시 앞자리로 온다는 건 거의 불가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quot;Game over&quot;인 거죠. 결혼을 했느냐, 안했느냐 보다는 나이가 들면서 꿈을 잃어버리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미묘한 시점에 &quot;결혼&quot;이란 변수가 끼어드는 건 분명하지 않을까요?
이쯤 되면 이 영화가 에로틱한 판타지를 채우기 위한 영화라기 보다는 일종의 사회극에 가깝다는 걸 눈치채셨을텐데요. 저런, 저런,... 실망의 탄식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군요. --;;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상황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데 왜 &quot;결혼&quot;은 그 모습 그대로 변하지 않는가, 아니 오히려 지나치게 신성화되거나, 반대로 물물교화안처럼 변질되어가는 현실에서 이 화사한 결혼의 계절에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연희와 준영의 관계가 낯설고, 그리 도덕적이게 그려지진 않지만..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quot;결혼의 함정&quot;에 너무 쉽게 빠져버리는 대다수의 청춘남녀들을 지켜보면서 지루함을 느껴왔던 분들이라면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분명 신선함을 드릴 것입니다.

-이 감상평은 퍼 온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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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Comments
1 김종성  
헉..이런걸 보고 반전이라고 하나..퍼온것이라..놀랐음다..
1 이승명  
엄정화가 그래서 얼마나 보여줬나요?
1 GIGS  
ㅋㅋㅋ
1 구본덕  
잼있나여? ㅡㅡ'
1 김선열  
엄정화 가슴은 나온다고 하던데...
 음... 궁금해라...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