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마지막 날... 박하사탕을 보며...

영화감상평

1월 마지막 날... 박하사탕을 보며...

1 이민호 2 2304 1
이 사이트에 오면 간간히 들리는 산뜻한 풍의 음악...

그게 바로 박하사탕의 오프닝 자막에 흐르는 메인 테마 였던 것이다...

그렇게 첫인상 부터 산뜻한 기분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영화 첫부분은 다소 촌 냄새가 풍기는 분위기에 머리를 감지않은 듯한 김영호(설경구 분) 
 
모습은 가히 3류영화를 방불케 했다... 그런 마음도 잠시... 철길에서 자살하는 김영호... 그 때

한마디... " 나 , 다시 돌아갈래 ~~~~~~~~~"

나는 그 순간 가슴 깊이 밀려온 충격을 억제 하지 못한체... 화면을 멍하니 바라 보게 되었다

그리고, 뒤로 가는 열차... 무슨 내용인지 도무지 알지 못한체 영화는 나를 집중시켰다...

영화는 거꾸로 돌아갔다... 한파트 한파트씩... 나누어져.. 흡사 메멘토를 보는 듯 한 기분이었다..

거꾸로 돌아가는 영화이니만큼 ..... 다 보고 나서야 이 영화의 주제가 떠올랐다...

삶 이란건 한번지나가면 돌이킬 수 없다... 라는 것...

그렇게 감동적이거나 재밌는 느낌은 없다... 단지 뭔가 모를 묘한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다...

이런게 작품성인 걸까.. 풋풋하게 내 머리 속에서 영화의 장면장면들이 없어지지 않는다...

소설책을 읽은 것처럼..

------------발췌... cine colle ....---------------------------------------------------------

언제 어디로 돌아갈 것인가!
기차는 달려오고 주인공 영호는
하늘로 팔을 뻗어 외쳐댄다.
"나 다시 돌아갈래!"
그런데 언제,어디로,무엇으로 돌아갈 것인가?
포스터에는 '그 서러운 시간속으로...'라고 쓰여 있으며
영화를 본 관객들은 '순수했던 시간속으로'라고 말하고 있다.
정말 영호는 자신의 기억속에 남아 있는
어느 한 수간으로 돌아갈 것을 기대하고 있는가?
영화의 끝장면 가을 햇살 아래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그의 눈빛에서 감독은 그에 대한 대답을
하고 있다.
자, 그럼 영화와는 반대로 시간 순서대로
여행을 떠나볼까?

<소풍:1979년>

사회상/광주민주화항쟁 직전
주인공의 직업/대한전자 사원

=나 어떡해=

순임과의 만남에서 좋은 감적을 가지다.
'나 어떡해'를 뒤로하고 사람들 둘레에서 이탈하다.


<면회:1980년>
사회상/광주민주화항쟁
주인공의 직업/군인

=아픈기억=

군대생활중 진압에 개입하다.
총에 맞아 부상당하다.
민간인죽이다.


<기도:1984년>
사회상/학생,노동운동
주인공의 직업/형사

=엇갈린 결혼=

신참형사.
순임이 아닌 지금의 부인과 잠을 자다.


<고백:1987년>
사회상/학생,노동운동
주인공의 직업/형사

=2가지 고백=
고문형사.
술집 아가씨에게 자신의 첫사랑 고백.
운동권 학생의 고백(결국은 말할걸 왜 고문 당하는가)


<삶은 아름답다:1994>
사회상/문민정부,경제적 안정
주인공의 직업/가구점 사장

=진실없는 삶=

주인공에게도 잘 나가던 때가 있었다.
주인공과 부인 서로 바람 피다.
세상 산다는 것이 이런걸까.


<사진기:1999년 야유회 사흘전>
사회상/아직 IMF
주인공의 직업/무직

=첫사랑 순임마저=
동업자의 배신과 주식으로 돈 날리다.
총구입하다.
첫사랑 순임마저 병상에 누워 있다.


<야유회:1999년>
사회상/새천년이 바로 앞
주인공의 직업/무직

=나 아떡해=

야유회에 불쑥 나타나다.
'나 어떡해' 다 부르지 못하고 이탈하다.
&quot;나 다시 돌아갈래!&quot;를 외치며 죽다.

한편의 소설같다는 느낌은 <초록물고기>나 이영화 <박하사탕>이나 마찬가지이다. 챕터가 있다는 것

도 소설에서 빌려온 듯하다. 이 영화에는 7개의 자막으로 알리는 챕터가 있는데 감독은 영화 진행을

순서대로 나영한게 아니라 역순으로 이끌어 간다. 시간의 역행일뿐 내용은 그대로 이어지는 정말 단

순한 영화인데 중요한 것은 <79년 소풍>과 <99년 야유회>가 처음이 끝이고 끝이 처음인 순환식이며

원형적인 구성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화의 출발인 99년의 장면은 형식상 프롤로그이며 내용상

에필로그가 된다. 또한 영화의 끝인 79년은 형식상 에필로그이며 내용상 프롤로그이다.

감독은 이 단순한 영화를 시간 순서대로 풀어간다면 영화를 끝까지 이끌어가는

흡입력이 부족하다 싶어 약간의 변화를 가한 것이며 7개의 챕터로

나열했을 뿐이다.

마치 20년 동안의 주인공의 삶 중에서

기억될만한 사건들을 7개의 단편영화로 만들어 철로에 역순으로 배열해 놓은 것이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주인공 영호와 두 여자의 삶은 20년 동안의 한국 역사속에

표류해 왔다. 여기서'표류'라는 말은 '궤도 이탈'이라는 표현으로 바꿀수 있는데

20년 역사속의 굵직굵직한 사건속에 투입되는 주인공.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감독은 마치

체스를 두듯 주인공을 시대 상황에 맞게 직업을 산택하고 그에 맞는 내용으로

영화를 풀어간다.

영화속 주인공에게 배려한 이러한 감독의 의도는 두가지 혼란스러움을 가져다 준다.

첫째는 영화 진행상 주인공의 직업을 바꾸다보니 그의 성격이 직업이 바뀔때마다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고

둘째는 사건들 속에 투입된 주인공이 과연 가해자로 비춰지는 건지 아니면

피해자로 표현되었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두가지 문제 모두 감독의 의도일수도 있는데 전자의 경우로 드러나는 부작용으로

가끔 보이는 것이 주인공의 돌출 행위들(신참 형사때의 술집에서의 난동,집들이때

개를 발로 차고 밖으로 나가는)이 영화속에서 충분한 연결고리 없이 비춰지고

왜 그가 그런 행동을 하는 지 깊이 없는 묘사가 관객들에게 자칫 현실성 부족이라는

생각과 함께 주인공을 단지 현실적응이 어려운 정신병자처럼 보이게 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극이 진행되는 동안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다.

혹자는 그것이 광주와 연결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후자의 경우의 있어서는 필자는 가해자보다 피해자로 보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는데

여러군데에서 그 근거를 찾아 볼 수 있다.

형사 생활동안 고문하는 모습을 보면 가해자로 비춰질수도 있겠구나 하겠지만

그 당시의 어쩔 수 없는 시대상황에서 운동권 학생이나 노동운동가를 잡으러 다니는

형사가 그러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지 않았을까.

또한 광주에서의 기억인데 이병때 진압을 나가 여학생을 실수로 죽이게 되지만

자신도 다리에 총상을 입고 그 때문에 가끔 다리를 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에서 주인공 영호는 가해자의 편에 있었지만 가해자의 주체는 아닌 것이다.

이렇게 봤을때 주인공의 20년 동안의 삶은 사회의 흐름에 따라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표류하여 진전이나 퇴보없이79년 소풍에서의 영호 자신의 모습이나 99년 야유회에서의       

 모습은 바뀐게 하나도 없는 것이다.

79년 소풍에서 친구들의 둘레에서 이탈하기 전에도 그는 자신의 주인이 아니었고

99년 야유회에서도 마찬가지로 노래를 끝까지 부르지도 못하고 이탈하고 마는 것이다.

원래 주인공은 약한자 김영호로서 이 세상에서 이탈해 있었던 것이다.

강가에서 순임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영호는 '이곳이 꿈속에서 보앗듯 낯설지 않다'는

말을 하는데 그것은 이미 자신의 미래를 그 장소가 자신의 삶에 있어서 처음이며 끝이라는 것을     

예견이라도 하듯 말하는 것이다.

철로는 챕터를 이을 때마다 페이드 인/아웃 되는데 주인공은 항상 그 궤도와도 같은

레일을 벗어나 있었다.

어떻게 하면 궤도 진입 세상과 가까워질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그래서 레일위로 올라섰지만

달려오는 기차와 부딪쳐야하는 죽음뿐인 것이다.

따라서 주인공 영호는 언제,어디로,무엇으로 돌아갈 것인지는 애초부터 없었다.



**볼만한 컷**

-레일 위 '나 다시 돌아갈래!'
핏발서린,삶을 포기하는 두려움.

-총 구입후 차 안에서의 자살 연습.
빗속에서의 중후함.

-'군화에 물이 차서 더이상 못 뛰겠다.'
정말 물인줄 알았던 붉은 피의 흡입력

**미장센**
-영화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것은 좋다.
그러나 카메라 화각내의 화면이 시대상을 떠나 지저분하게 느껴진다면?
카메라만 들이대면 영화 화면이 된다는 생각은 완성도 측면에서 그려해봐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창동 감독의 이번 작품보다<초록물고기>가 더 허구적이라 생각하는데
<초록물고기>가 더욱 진실성이 있는 영화라고 생각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긴 글 읽어 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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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G 최정환  
박하사탕... 나이가 들면서 정말 보면 볼수록 좋은 영화입니다. 사람은 언제나 자기가 돌아가고 싶은 때가 간절히 있을것입니다. 내가 아이였을때, 초등학교 때, 중 고등학교 때, 대학교 때, 사랑하는 사람과 즐거웠을 때, 무수히 많은 이 갈망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것은 잊을 수 밖에 없고 무조건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군요, 정말 생각하면 금방 전 같았는데...이런 생각 많이 할겁니다. 나이가 들어 부모가 다 죽고 자기가 할아버지가 되었을때는 정말 말로 못하겠죠. 이 마음을 박하사탕은 잘 그려낸것 같습니다.
1 박현민  
뭐하나 빠지는게 없는 영화입니다.좋은영화.많이들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