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부일체비평.

영화감상평

두사부일체비평.

1 치우천황 0 2678 0
제 조폭영화 붐도 서서히 끝물을 타는 듯 하다.

이러한 조폭 영화의 흥행이 이 사회의 보수적 야만성하고 맞물려 있기 때문인지 어떤지는 잘 모르지만 영웅 부재의 시대에 그럴듯한 장난감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정준호,정웅인,정운택 세 명의 정씨 남자들이 주연,조연 다 해먹은 두사부일체는 이제는 조폭이 학교에 까지 납시어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다.

대중적 기호에 맞는 하나의 문화 코드를 발견하고 그것을 변주하는 양식이야 만드는 자들의 몫이지만 과연 조폭이 학교까지 가야할 이유는 뭘까..

물론 지금껏 만들어진 조폭영화들 대부분이 조폭이 상징하는 일탈과 저항의 문화(?)와 이에 반하는 봉건적,윤리적 문화가 서로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헤프닝에 치중했다지만 학교문제는 결코 깡다구와 주먹질로 해결될 문제는 아닐터인데 말이다.

아무튼 조직의 중간 보스 계두식이 다 늙어가는 처지에 고딩이 된 이유는 가방끈이 짧아서다.

넘버 3에서 인터넷과 인터폴을 헛갈리던 조폭들은 배움의 갈증을 좀더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든 것이다.

안그래도 대학물 좀 먹었다고 껍죽거리는 다른 놈들 때문에 적잖게 스트레스를 받던 계두식은 기부금 왕창 먹이고 사립고등학교에 가게 된다.

물론 내심으로는 조용히 졸업장을 따고 말리라는 부푼 꿈을 안고..

벗뜨 그러나,

오늘날의 교육현실이라는게 어디 이 선량한 조폭의 희망을 이루도록 그냥 냅두겠는가.

사립학교재단을 운영하면서 아그들을 돈 뽑아내는 수단이상으로는 여기지 않는 교장 놈과 쫄다꾸들.

인간다운 교육 어쩌고는 이미 오래전에 개풀 뜯어먹는 소리가 된지 오래인 난장판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학교에 갖다 바치는게 많은 돈 좀 있는 집안의 아해들은  겁대가리를 상실한 채 선생이 금과옥조같은 지들 피부에 기스라도 낼라치면 즉시 엄마에게 Phone Call!! 하고

그 애닲은 음성에 헐레벌떡 날아온 잘나신 그 엄마는 선생의 끄댕이를 잡아당기며 " 네 년이 뭔데 내 자식을 때려!!"라고 외치는 판에서 그래도 잘나간다는 조폭은 초라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그나마 인간적이라는 담임과 가랭이가 찢어지게 가난해서 대학을 못 가는 처량한 들러리가 있다.

여기까지의 진행을 본다면 이게 조폭영화인지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 필의 영화인지 헛갈릴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낸 전교조 폭압이 극에 달했던 92년 쯤에 만들어졌던 "닫힌 교문을 열며"라는 영화가 떠오른 이유도 그래서 였을 것이다.

독립 영화집단 장산곶매가 만든 "닫힌 교문을 열며"는 학생들을 인간답게 가르치고자 했던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해임을 당한 후 출근 투쟁을 벌이는 일련의 과정을 그린 수작이다.

그들은 제목처럼 굳게 닫힌 교문 앞에 서서 올곧은 것을 가르쳐야 한다는 신념으로 짭새들과 전경들의 폭력행사에서도 굳건히 버티는데 두사부일체에서도 엄청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돈이 없어서 대학을 못 가는 학생..그 아해는 계두식의 짝궁이었고 고민 끝에 술집에 나가게 되는데 거기에서 계두식과 마주친다.

교장놈은 이 아해를 어떻게던 대학을 가게하려는 담임의 생각은 깡그리 무시하고 학교에서 쫓아낼 궁리를 한다.

그런데 이 교장놈은 계두식의 조직하고 대립관계인 조직하고도 줄이 닿아있었다.

그리하야 선생들이 잘리고 이런 썩어빠진 교육현실을 보다 못한 계두식이네 조직이 분연히 일어서고 다시 반대조직이 끼어들고 어쩌고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영화는 그렇게해서 끝을 맺게 되는데 우선 정준호의 느끼한 후까연기에서 변신을 꾀한 점은 사줄만 하다.

그러나 교육현실에 대한 접근은 나름대로 정공법. 혹은 신파적으로까지 보일정도로 비추면서 조폭 쪽은 지나치게 회화한 점이 거슬린다.

그리고 92년부터 거의 10년이 다된 지금 이른바 교육문제에 대한 어떠한 새로운 시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 이것은 교육문제를 다루는 척 하지만 본질에는 다가갈 생각이 없는 한계로 작용한다.

즉, 조폭이 힘을 발휘할 하나의 설정으로 학교를 활용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째서 그 지독하고 끔찍한 교육현실을 몸소 죽어라 체험하는 학생들과 선생들은 뒷전이고 졸업장이나 딸 요량으로 끼어든 조폭이 주인공이 되며 영웅시 되어야 한단 말인가.

이는 이성 따위는 중요치 않다는.. 야만에는 더 강력한 야만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무언의 반론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잠깐 웃고 즐기자고 만든 이 영화에 들어있는 은밀한 폭력옹호와 편협한 사회인식은 아무리 사학비리의 주범들이 두들겨 맞는 장면이 통쾌하다 할지라도 썩 즐겁지만은 않다.

어디 세상이 깡패 한 놈이 우습게 여길만큼 만만한 곳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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