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2001)

영화감상평

[O] (2001)

1 양정호 0 1995 1


영화도 정말 때를 잘 타야 하나보다.
일례로 ‘불특정다수에 대한 테러’라는 아이디어가 녹아있던
‘화이트클럽’같은 영화가 만약 지금 나왔다면 911테러사건을
겪은 이 시점에서 사람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이 ‘O’는 그런면에서 좀 불운한 작품이다.
지난 여름 미국에서 개봉했던 이 영화는 사실 만들어진지
꽤 된 영화이다.(조쉬 하트넷이 진주만과 비교할 때
너무 얘 티가 나는 것도 그 이유이다)
영화가 제작되고 있을 당시 그 유명한
 ‘콜럼바인고교 총기난사사건’이 터진 것이 원인.
그 감당 안되는 ‘싸이코학생’들의 책임은 언제나 그렇듯이
TV나 영화속의 폭력물에게 떠넘겨지는 분위기로 가고 있었고
급기야는 백악관에서까지 헐리우드영화사들에게
‘단속잘하라’는 엄명을 내렸다고 한다.
그 ‘단속대상’범주에 딱 걸렸던 이 영화는 결국 2년이
지난 후에야 그것도 다른 배급사를 통해(원래는 미라맥스)
빛을 보게 된 것.

‘O’라는 썰렁한 제목은 영화의 원작인 세익스피어의 ‘오델로’를
뜻하는 동시의 주인공인 ‘오딘’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오딘’역은 처음 보는 흑인배우가 나오는데
(농구실력은 매우 쓸만한 듯) 연기는 특별한 감흥은 없고
'세이브 더 라스트 댄스'의 줄리아 스타일스가
비련의 여주인공 ‘데지’역으로,
그리고 악당 ‘휴고’역으로 나오는 ‘진주만’의 조쉬 하트넷은
왜소하고 비굴하며 악마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재현해낸다.
또한 불같은 성질의 고교농구팀감독역으로
(그리고 하트넷의 아버지역으로) 중견(이제 원로인가)배우
마틴 쉰의 모습도 보인다. 

오딘과 데지 그리고 휴고, 세사람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초반이 지나면 마이크와 로저라는 캐릭터가 가세함으로써
캐릭터간의 갈등은 심화되고 ‘그넘의 스카프’(보시면 압니다ㅋㅋ)
덕분에 영화는 피로 얼룩지는 대단원으로 치닫는데..

세익스피어하면 명작을 뮤직비됴스타일의 총쌈영화로
화려하게 재현해냈던 디카프리오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떠오르는데 이 영화 역시 고전을 현대의 청소년들을
통해 절묘하게 재현한 점은 매우 성공적인 듯 하다.

솔직히 ‘오델로’라면 코흘릴쩍 ‘어린이세계명작동화’를
통해 읽은 가물가물한 기억이 전부라 원작과의 비교는
하기 힘들지만..영화 내내 잔잔히 흐르는 비극적 분위기
역시 원작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았다.
원작을 읽으신 분이라면 더 재밌을 꺼 같고
세익스피어와 친하지 않은 본인 같은 사람한텐
고전을 접할 계기를 만들어 줄...
그런데로 볼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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