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and Tide : 順流逆流(순류역류)]
지난해 11월에 개봉했었다는 이 영화를 무슨 이유인지
난 얼마전에야 알게 되었다.
서극이란 이름만으로(그의 모든 작품들은 최소한 ‘볼꺼리’는
제공한다.) 기대감을 가지게 되는 이 영화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치부심의 노력이 역력한 수작이라고 할까.
영화가 끝났지만 솔직히 스토리는 아직 잘 이해가 안된다.
스토리에서 스토리로의 전환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 주된 이유인 듯.
술집 바텐더인 주인공 타일러는 여자경관과의 우연한 하룻밤으로
그녀를 임신시키게 되고, 그 여자는 타일러의 도움을 거절하지만
타일러는 보디가드회사에 일하면서 꾸준히 그녀에게 돈을
가져다 주는데..
그리고 갑자기 주인공의 친구(친구 맞나?-_-;)인 잭이 역시
임신한 아내와 함께 등장하며…레게머리녀석과 그의 갱들을
만나는데…
여기서부터는 나도 스토리는 포기하구 그냥 그림만 봤다. ㅎㅎ
대사들은 꽤 날카로운 듯 하지만 너무 빠른 템포 덕분에
자막은 읽을 새도 없이 지나가버린다. 거기다 잭은 스페인어,
타일러는 홍콩말, 레게머리는 영어를 써서 더 헤깔린다.
하지만 이런 흠집들조차 서극 특유의 화려한 액션에 가려
치명적이지 않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예측불허의 카메라워크는 무질서하고 자유스러워 현기증이
날 정도이다. 특히 홍콩특유의 낡은 고층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입이 딱 벌어진다. (비록 CG가 사용된 건물의 폭파장면과
화재장면은 ‘킥’하고 웃음이 나올 정도로 엉성하지만)
숨쉴 틈을 안주는 영화의 막판 3/1은 매우 긴 액션씬 두개가
맞물려 있어 관객입장에선 조금 집중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액션제일주의’의 원칙에 충실한 과감한 배치라고도 볼 수 있겠다.
자신이 옛날에 다 키웠던 오우삼이나 이연걸 등은 이제
헐리우드에서 무시못 할 이름이 되어버린 지금.
정작 서극 본인은 장 끌로드 반담 영화 두어편 했다가
흠찟 두들겨 맞고 미국진출작업이 뜸했던 것이 사실인데.
이 작품을 보고있노라면 절치부심한 서극이 자신만의 재능을
과시하게 위해 맘먹고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극의 예전 작품들을 보았을 떄 그가 스토리텔링에
능수능란한 감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스토리적
헛점에서 그 사실은 다시 한번 증명 되는 듯.
하지만 시각적으로, 특히 동적인 것에 대한 그의 천부적인 감각은
아직 여전하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 영화.
특히 컴퓨터 그래픽이 난무하는 요즘 순수한 액션에 가치를 두는
액션팬이라면 상당히 반가울 수작.
3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