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림축구**
요즘 들리는 헐리우드에 부는 '홍콩바람' 이야기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96년 성룡이 '홍번구'로, 오우삼이 '브로큰 애로우'로
헐리우드에 홍콩시네마의 존재를 확인시킨지 5년이 지난 지금.
소수 컬트매니아들의 우상이였던 성룡, 주윤발, 이연걸 등은
왠만한 미국인들에게 친근한 이름들이 되어버렸고
액션의 대가인 원화평같은 사람은 '전설적인(legendary)'이란
수식어가 따라 다니며 헐리우드의 '귀하신 몸'이 돼어 버렸다.
헐리우드가 made in HK에 열광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홍콩영화는 말그대로 찬밥 신세인 듯 하다.
한국영화의 기세에 밀려 왠만한 헐리우드 영화들조차도
개봉관자리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홍콩영화가 극장에
올려진 걸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
지난 여름 홍콩에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이 '소림축구' 역시
국내에서 언제 개봉할지, (아님 안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오랜만에 재밌는 홍콩영화였던 거 같다.
사회의 실패자로 남게된 소림의 사제들이 다시
뭉쳐 축구에 무공을 이용해 축구대회를 제패한다는
만화같은 스토리라인은 아카데미 각본상감은 아니다.
하지만 애덤 샌들러영화에서 스토리 안보듯이
주성치 영화에서 스토리는 필요없다.
홍콩의 대중문화랑 조금 더 친근했다면 더 웃겼겠지만
영화 속 대부분의 조크들은 한국사람인 나에게도 나름대로 꽤 웃긴다.
특히 주성치의 '사형'들로 나오는 캐릭터들은 하나하나가
웃기고 귀엽고 황당.
와이어액션과 CGI가 적절히 조화된 액션은 매트릭스의
그것처럼 화려하진 안치만 꽤나 스마트하게 만들어졌다.
소림무공을 사용해 상상을 초월하는 축구를 하는
광경은 정말 볼만 한데..
국내에 내년개봉 예정으로 알고 있는 서극의 '촉산전 2001'
과 함께 홍콩의 CG기술이 헐리우드에 근접해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장면들이 많다.
개인적으로 주성치의 팬은 아니지만 제작/각본/감독/주연의
1인 4역을 했다는 이 영화를 본 후 그가 왜 그리 홍콩에서
인기가 있는지 조금 이해가 가는 듯.
미라맥스가 이 영화의 판권을 사 내년 미국 개봉 예정인
가운데 미국관객들은 '홍콩의 마지막 보루' 주성치를
어떻케 받아들일지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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