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진보? 몬스터 주식회사.

영화감상평

디즈니의 진보? 몬스터 주식회사.

1 치우천황 8 2548 2
아시는 분은 다 아시겠지만 월트 디즈니가 혼자 원맨쇼를 하던 미국 애니메이션계에 딴지를 걸고 나온 것은 스티븐 스필버그와 전 월트디즈니의 부사장 제프리 카젠버그가 만든 드림웍스다.

물론 수십년간 쌓여진 디즈니의 아성을 쉽게 뒤집을 수는 없겠지만 드림웍스의 노선은 디즈니와 사뭇 다르다.

디즈니가 전형적인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애니를 만든다면 드림웍스의 것들은 조금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편이다.

이러한 특징은 최근작 슈렉에서 잘 드러나 있는데 슈렉은 기존의 동화를 기초로 하는 애니의 뻔한(?) 내용을 은근슬쩍 뒤집는 기발함을 담고 있다.

주인공부터 잘생기고 멋진 것과는 거리가 먼 덩치 큰 녹색괴물이고 그와 사랑하게 되는 공주도 그냥 보기에는 이쁘지만 밤에는 추한 모습이 되는 핸디캡이 있다.

즉 디즈니애니가 만들어놓은 정형성과, 더 나아가 그들의 인종차별주의적 시각을 가진 알량한 도덕성을 조롱하는 측면까지 담고 있는 샘이다.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에서는 아직도 디즈니가 장악하고 있지만 3D 애니메이션에서는 드림웍스도 충분한 기술력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슈렉의 깐느 수상과 호평. 그리고 흥행성공으로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듯 보인다.

이로인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디즈니가 새로 들고나온 몬스터 주식회사는 디즈니에도 진보의 바람이 불고 있는게 아닌가하는 추측을 하게 한다.

디즈니와 돈독한 파트너의 위치에 있는 픽사가 (디즈니는 독자적인 3D는 안 만드는 모양이다.)만든 몬스터 주식회사의 주인공들은 말그대로 괴물들이다.

어릴적에 자신의 방 장농에 숨어있지 않을까 두려워하던 그 괴물들 말이다.

그러니 아무리 이쁘게 보려고 해도 괴물은 괴물이라 흉칙함이 우선이고 지금껏 만들어진 모든 디즈니애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존재들이다.

이들 몬스터들이 사는 세상은 우리가 사는 인간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

주인공 설리반과 마이크는 아이들을 놀래키면 내지르는 비명을 전력으로 변환시키는 일을 하는 그저그런 직장인(?)들이다.

그들도 퇴근하면 술 한잔이 생각나고 이쁜 여자 몬스터랑 데이트도 하고 싶어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놀래키는 대상인 아이들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해도 없는채 단순히 전력을 공급시키기 위한 대상으로 밖에는 인식하지 않는다.

여기서 볼때 정작 인간의 세계는 비현실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몬스터들의 세계는 지극히 현실적인 것으로 묘사하는데 상당히 흥미로운 설정이다.

주인공 설리반은 실적 최고를 달리는 한마디로 잘나가는 괴물이다.

그리고 친구 마이크는 몬스터 도시와 아이들의 방을 연결하는 즉, 설리반이 들어가는 아이들의 방을 여는 기술자다.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가시겠지만 어쩔 수 없어요...)

둘은 당연히 단짝이고 그들이 나누는 고민이나 갈등 역시 인간의 그것과 같다.

이는 물론 관객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하는 기초적인 방법이나 계급적인 갈등 혹은 정형성의 반전을 보여주는 드림웍스의 방법보다는 한수 아래로 보인다.

몬스터들에게 주어진 인간성, 이 아이러니한 모순은 어렵지않게 결말을 추측하게 만든다.

설리반은 자신과 경쟁하는 만년 2등 로젠(이름이 맞던가.으.. 치매)이 음모를 꾸미는 것에 우연히 말려들면서 로젠의 담당이던 꼬마 여자아이를 몬스터의 세계로 데려오게 된다.

당연히 일부러 데려온 것은 아니고 한 덩치하는 설리반의 몸에 꼽사리 붙어 오게된 것인데 아이들의 양말 하나만 붙이고 와도 온 도시가 난리법석이 나는 마당에 설리반은 아연실색한다.
(아이들이 독을 퍼뜨린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CDA (Children Detective Agency: 아그들로부터 보호하는 기구?)가 나타나 방역까지한다.)

그 다음의 스토리야 뻐언한 진행.. 그 꼬마랑 정들고 어쩌고 악당이랑 싸우고 어쩌고 그 길을 묵묵히 간다.

사실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본다면야 무척 즐거운 마음으로 볼 수 있겠지만 디즈니의 속이 니글거리는 보수노선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허나 ,지금까지 만든 애니에서 묘사해온 악당들을 통해 이민족에 대한 몰이해와 편견을 부추겨온 디즈니가 그나마 진보의 혐의를 둘만한 애니를 만들었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좀 그 단순무식한 스토리라인에서는 좀 벗어났으면 좋겠다.

특히 몬스터 도시의 전력난을 해결하는 묘안을 찾는 것이 반전이라면 반전인데 너무나 짐작하기 쉽게 만든다.쩝.

기술이 아무리 발달을 한들 고리타분한 서당훈장같은 소리만 늘어 놓아야 하는걸까.

아무튼, 그럭저럭 볼만한 .. 아그들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으면 더욱 좋을 디즈니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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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G 강기석  
그럭저럭이라뇨..헐...왕따봉 재미있던데...따~~~~~~~~~~봉
1 이권수  
마죠~~.. 그럭저럭은 아닙니다
1 김기수  
재미도 있고, 그 놀라운 기술력. 강추입니다
1 파치노  
정확하게 말하자면 디즈니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픽사의 작품이라 봐야겠지요..
 무난한 스토리구조는 디즈니와 타협의 결과겠지만 ..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픽사의 능력이라 봅니다...
 픽사와 5편 계약을 맺은 걸로 알고 있는데 이제 한 두편 정도 더 남았겠죠..앞으로 픽사가 결별한다면  픽사없는 디즈니...메리트가 있을까요? ..픽사의 작품인 몬스터가 볼 만하다는 것은 별개로 하고, 너무 비대해져 두뇌회전조차 굳어버린 늙은 공룡 디즈니의 뻔하디 뻔한 셀애니메이션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져 줬음 하는 개인적인 바램입니다..
G 강기석  
어디로 사라져여...디즈니가 사라지게 하는게 아니라 관객이 사라지게 하는것입니다
  그말은 아직도 그 두뇌회전조차 굳어버린 늙은공룡을 보는 사람들한테 말하시져..
1 안진경  
잼있는 영화!
 디즈니니 뭐니 하는건 다 빼고
 기냥 재밌다 재미없다만 느끼는 난 잼있는 영화였습다
1 김원식  
몬스터 주식회사 꼭좀 보고싶은데... 구루구루 사용하시는분 www16에 업 or 메모 좀 남겨주세요 ^^* 단 DivX만..^^
1 김석현  
단물을 다 빨고 버리겠다는 말처럼 들리네요...3D 애니라도 아직 셀 애니메이션을 흉내내지 못할 단점은 있습니다...그리고 언제라도 다시 화려한 재기를 할 수 있는것을 벌써부터 퇴진을 논하는 것은 이르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