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30주년 기념판 Night of the living dead: 30th Anniversary Edition

영화감상평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30주년 기념판 Night of the living dead: 30th Anniversary Editio…

1 권기덕 0 3070 1
'컬트'에 관한 글도 올라오고 해서, 예전 썼던 글을 옮겨둡니다. 관심있으신 분들 보세요^^*
그리고 제 홈에 '컬트'에 관해 몇년 전에 정리해둔 글이 있는데 여기 옮기자니 성격이 맞지 않는 것 같고... 관심있으신 분은 오셔서 보시기를^^* (이렇게라도 홈광고를 해야지, 손님이 너무 없어여ㅠ.ㅠ..)

::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30주년 기념판 Night of the living dead: 30th Anniversary Edition ::

감독: John A.Russo, George A.Romero (각본 또한 두 사람이 담당, 30주년판에서의 편집은 John A.Russo)

출연: Duane Jones, Judith O'Dea, Karl Hardman, Marilyn Eastman, Keith Wayne, Judith Ridley, (30주년판에 추가된 장면->)Scott Vladimir Licina, Bill Hinzman

소시적 동경의 대상이었던 전설적인 호러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조지 로메로의 &quot;리빙데드&quot;시리즈였다 한다. 좀처럼 구해 볼 기회가 없었으나, 비디오샵 알바를 하면서 <죽음의 날>을 볼 수 있었고, 그 후 시네마떼크 상영회에서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을 볼 기회가 있었다.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인 <시체들의 새벽: 이블헌터>도 보긴 했지만, 국내판으로 보았기에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언젠가 제대로 볼 기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다리오 알젠토 감독에 대해서도 남다른 애정과 집착이 있었기에 관련된 이 2번째 작품을 가장 다시 보고 싶다)

이번에 본 것은 1968년 오리지널에서 공동각본을 맡았던 John A.Russo가 몇부분을 추가, 삭제하고 새로 편집하고, 사운드를 바꾼 30주년 기념판이다.
기억은 희미하지만, 원판에 어이없는 첫부분과 끝부분이 추가된 것 같고... 어떻게 편집되었는지는 지금 비교해볼 수 없지만 그냥 원작을 다시 본다는 기분으로 보았다.
직접 출연하기도 한 Scott Vladimir Licina가 담당한 음악은 무척 우아하고 세련되어 있는데,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의 취향이 그리 고상하지는 않기에 그리 어울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낡은 흑백 필름에서는 고요한 정적과 긁히는 듯한 잡음, 그리고 스크림 정도면 최고의 효과가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기술적으로는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게 있지 않을까? -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 찔리는 것은 오리지널에서 음악이 어떠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

이야기는...
조니(제작자인 러셀 스트라이너입니다)와 바바라는 아버지의 묘지를 찾기 위해 차를 타고 있다.(이렇게 차를 타고 가는 장면은 토브 후퍼의 &quot;택사스 전기톱 살인마&quot;를 문득 떠올리게 하는군요... 아마 후퍼가 로메로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보면 동작이 조금 민첩하기는 하지만 어글리한 전기톱 살인마 또한 리빙데드의 좀비들과 흡사하죠^^*) 썸머타임과 아버지의 묘지를 찾아가는 데 대해 계속 투덜거리는 조니... 마침내 묘지에 도착하고 아버지의 묘소 앞에 십자가 모양의 꽃다발을 놓고 기도하는 순간에도 조니는 계속 비아냥거리고 투덜거린다...
천둥 소리가 들려오고... 어릴적 추억으로 계속 바바라를 비꼬는 조니... 그 뒤로 비틀거리는 사람의 실루엣이 보인다.
멍한 표정에 흐느적거리는 이 사람은 바바라를 덮치고(힘차게 덮치는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흐느적거리면서...) 몸싸움을 벌리던 조니는 넘어진 후 돌에 머리를 부딪히고 정신을 잃는다.
공포에 질려 도망가는 바바라... 자동차에 올라타지만 키는 오빠가 가지고 있다.
차주변을 맴돌며 계속 바바라를 공포에 질리게 하는 이상한 남자...
차창까지 깨어지자 바바라는 정신없이 도망치다가 한 집에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흑인남자 벤을 만난다.
이상한 사람들이 집주위를 둘러싸고 흐느적거리면서 그들을 찾고, 바바라는 충격으로 히스테리를 부리고, 벤은 집의 출입구를 막는다.
잠시 후 지하실에 숨어있던 쿠퍼 가족과 톰, 주디가 합류한다.
밖에는 그들을 노리는 걸어다니는 시체들이, 안에서는 서로간의 갈등이...
그들은 과연 생존할 수 있을까?

뒷부분의 이야기들은 이 영화를 볼 사람들을 위해서 생략한다. 이런 이야기는 다 해버리면 영화의 재미가 반감될테니까...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quot;춤추는 죽음&quot;이 문득 떠오른다. 오프닝 장면에서의 조니는 죽음에 대해 몹시도 불쾌하게 생각하며, 계속 비아냥거린다. '죽음을 기억하라... 죽음은 항상 곁에 있으니...' 조니의 농담이 현실이 되고... 그는 영화 속에서 최초의 희생자가 된다.(조니가 좀비들에게 먹히는 장면은 안 나온다만... 죽음을 우습게 알면 이렇게 되는 것인가?)

초반부의 두 인간(나머지 등장인물들은 흐느적거리는 살아있는 시체들이다)... 나약하며 히스테리컬하며 정신을 못차리는 바바라와 벤은 재미있는 대립관계를 보여준다.
바바라는 전혀 이성적이지 못하며 공포에 질려 있는 반면에 흑인남자인 밴은 냉정하게 상황에 대처한다. 이런 관계는 후에 벤과 쿠퍼의 갈등까지 이어지는데...
흑백 화면에서의 이런 흑과 백의 갈등은 묘한 느낌이다^^*

트럭에 연료를 채워 탈출할 계획을 세우지만 어처구니 없이 차에 불이 붙는 장면이나 딸에게 먹히고 죽게 되는 쿠퍼 내외의 최후까지...
이 영화는 충격적인 장면을 냉정한 시선으로 비추어준다.

이들은 이 영화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흑백화면에 가득한 폐소공포증으로 인해 숨이 막혀 온다. 일상의 복장으로 팔이 뜯기어 나간채(이상하게 팔이 뜯기어나간 웨이트리스가 기억에 남는다)... 인간이 인간을 습격하고... 생과 사의 차이는 있으나... 또한 그런 살아있는 시체들을 민병대는 무감각하게 제거한다.
영화에서 보면 방사선 누출로 인하여 시체들이 살아 움직이며 사람들을 먹는다는 언급이 있는데... 이제 막 새시대를 열 과학문명에 대한 경계심의 표현인가? 아니면 모호하고 막연한 두려움의 표현일까?
마지막 장면까지 생존해있던 밴의 최후가 또한 이 영화의 묘미이다. 생존할 충분한 조건을 갖춘(육체적으로 강하며 정신적으로 냉정하며 이성적인) 이 흑인남자가 어느정도 상황이 정리될 무렵 민병대에 의해 어처구니 없는 최후를 맞는다.(총을 쏜 남자에게 옆의 남자가 &quot;잘했어&quot;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은 정말 섬뜩하다... 미국사회 깊숙히 박혀있는 인종차별을 보여주고 싶었던걸까? 그 어떤 백인보다 강했던 흑인의 최후는 그러하였다.)
생각은 가득하고 쉽게 정리는 안 되는 걸 보니 이 영화는 좋은 영화인가 보다^^*

당시 미국사회에 비추어 본다면 훨씬 더 생각할 것이 많은 영화이지만,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훗날을 기약하며...
일단은 많은 사람들이 걸작으로 추앙하는, 그리고 숱하게 다시 만들어지고, 패러디되었던 고전 &quot;살아있는 시체들의 밤&quot;에 대한 감상을 정리한다.
오리지널판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엔드크레딧과 함께 나오는 스틸들 또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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