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치,,
그를 만나게 된건 개인적으로 참 오랫만이다
고딩시절, 친구들과 시간때우려고 들어갔던 동네소극장에서
'도성'을 본 것이 아마 마지막이었던 듯싶다
어김없이 그 날도
그의 허풍스런 코미디를 보려고 몰려들었던 아이들로 꽉차 극장은 매진이었고
덕분에 두시간내내 친구들과 함께 영사기 밑에 서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 뒤에 그가 나오는 코미디를 비디오로 몇 편 본 듯도 하지만
나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던 그..
근래에 주성치매니아들이 많다는 소문을 듣곤 했지만
그는 이미 나에게는 잊혀진 추억의 배우였는지도 모른다

이제 소림축구를 통해 오랫만에 다시 만나게 된 주성치..
예전보다 조금 나이가 들어보이기는 하지만
일단 그의 얼굴을 오랫만에 보는 것 자체가 반가움에 야릇한 기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 만의 트레이드마크인 수퍼울트라패러디허풍과장황당무계유치찬란개그는 역시 녹슬지 않았던 것이다!
아니 녹슬기는 커녕 오히려 첨단 영상기술과 결합하여 진보성숙했다고나 할까..

그 만의 독특한 색깔,,그 만의 향기...
과연 그 어느 누가 주성치같은 독특한 개그를 꾸준히 변치않고 펼치는 이가 있단 말인가
그 것도 10년이 넘는 세월을 자기만의 색깔을 놓치지않고 꾸준히 유치개그를 연마해온 그..
소림축구에 등장하는, 현대에 맞지않는 소림무술을 현대인에게 전파하고자하는 사제들의 집념
어쩌면 그 것은 남들이 손가락질하는 유치개그영화를 통해
지루한 일상사를 전복하고자하는 주성치 자신의 집념인지도 모른다
그는 진정한 희극배우이자 장인이다

소림축구는 유쾌하다 열라(^^;)
그는 쉴 새 없이 우리를 웃기려 들고 우리는 유치함을 알면서도 웃을 수 밖에 없다
그가 하려는 유치함은 밉지 않다
그의 유치함은 순수하고 악의가 없다
그러기에 우리는 그의 황당무계한 막가파식 질주를 보며 부담없이 밉지않게 웃어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영화를 100% 만끽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성치라는 배우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그의 영화를 본다는 것은 그와 관객간의 일종의 약속이다
나는 유치하고 황당하게 웃길테니,, 관객들은 봐주면서 웃으세요... 라는..
혹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그만의 개그법에 익숙치 않은 사람은
일반적인 기준으로 그를 재단하면서 그의 영화를 100% 즐기지 못하리라

소림축구는 화려하다
소림무술과 축구의 만남...제목만 봐도 기대가 가지 않는가
주성치는 영상에서도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매트릭스와이어액션으로 시종일관 화려한 영상을 선보여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특수효과와 CG와 와이어액션으로 재현한 화려한 영상과 촬영은
예전의 주성치식 슬랩스틱코미디만 상상했던 나로서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머리속의 극대화된 만화적 상상을 화면을 통해 그대로 보는 즐거움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주성치 그가 아니라면 그 누가
이런 유치찬란한 만화적 상상력을 화면으로 그대로 옮길 생각을 하겠는가
물론 군데군데 서투른 듯한 부분도 있지만..(특히 축구공이 호랑이,용으로 변하는 부분)
그것은 오히려 기술력 부족이라기보다는 의도된 바가 크다고 본다
생각해보라.. 완전 깔끔한 특수효과라..과연 주성치에 어울린다고 생각되는가
오히려 완벽한 듯 하지만 보란듯이 군데 군데 촌스러운 연출...
그 것이 바로 주성치의 매력이다

소림축구는
꾸준히 연마해 변치않은 주성치의 개그와
홍콩영화의 진보된 기술력으로 화려한 액션영상이 결합하여
한층 더 증폭된 웃음으로 그를 만날 수 있다

나도 이제 주성치매니아가 되려나보다 ^^;

p.s)요새 볼 영화가 없어 적적했는데
잊었던 주성치를 다시 만나 웃음을 되찾게 해준 시네스트님들 감사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