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 킬러 VS 고독한 킬러

영화감상평

<킬러들의 수다> 인간적 킬러 VS 고독한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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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들의 수다> 인간적 킬러 VS 고독한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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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생긴 킬러들의 웃기는
킬러 되기##


우리는 종종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얽히고 설힌 인간 관계 속에서 서로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리고 그 당시엔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어 "그를 죽이고 싶다" 는 생각을
한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영화 속에서는 킬러를 고용하여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많다.그 경우가 개인적인 감정 때문이든 사업상
제거되어야 할 대상이든 킬러는 대가를 받고 의뢰된 상대를 소리소문없이 제거한다.


뤽 베송 감독의 <레옹>에서 우리는 일급 살인 청부업자로 나오는 고독한 킬러 "장 르노"의 열연을 보았다.


짧은 머리에 둥글고 검은 안경을 쓴 "장 르노"는 우유를 즐겨 마시며 작은 화초를 아끼고 12살 소녀
마틸다와 사랑을 나누는 인간적 면모를 보이기도 하지만 살인 청부업을 "Cleaning"이라 칭하며 심각하고
고독한 자신의 세계 속에서 레옹은 "Cleaner"로서만 존재함을 내비친다.


그러나 영화 속 킬러의 세계는 <레옹>처럼 진지하고 냉혹하지만은 않다. 장진 감독의 <킬러들의 수다>에
네 명의 한국인 킬러는 너무나 인간적이고 코믹하다.


네 명으로 조직된 상연, 재영, 정우, 하연은 각자 맡은 분야에 충실하며 의뢰인이 부탁한 장소, 날짜,
시간에 맞춰 피의자의 머리에 총을 겨눈다.


상연(신현준)은 팀 내 맏형으로 의뢰인과의 상담을 통해 모든 사건의 총지휘를 맡은 리더이다. 팀원들에게
냉철한 일 처리를 요구하지만 그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이기에 때론 많이 흔들린다.


백발백중 명사수 재영(정재영)은 팀 내에 없어서는 안 되는 저격수이다. 심각한 상황에서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에 웃음이 묻어난다. 4명의 배우 중 가장 얼굴이 안 알려진 배우이지만 목표물을 조준하는 날카로운
눈매에서 관객들은 그의 이름 석자에 주목할 수 있었다.


정우(신하균)은 폭탄 전문 킬러이다. "거기 폭약 설치한 사람인데요. 아직 안 터졌어요"라고 능청스레
던지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유머러스하고 바람기가 다분한 인간적인 킬러이다.


하연(원빈)은 상연의 친동생으로 컴퓨터를 능수 능란하게 다룬다. 형들과 같이 총을 다루는 진정한 킬러가
되길 간절히 바라는 순수하고 여린 막내킬러이다.


잔인하고 냉철할 것만 같은 전문킬러들이 장진감독의 펜대에 따라 그의 코미디 철학에 의해 웃음을 만들어
낸다. 초호화 캐스팅과 장진 감독의 만남으로 일찌기 화제가 되었던 <킬러들의 수다>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멋지게 폼잡던 잘 생긴 배우들을 작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웃기기 위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들 네 명의 킬러를 쫓던 개성 강한 검사(정진영)에게서 레옹을 쫓던 스탠반장(게리 올드만)의 광적인
카리스마가, 상연을 잡기 위해 열심히 뛰던 그에게서 터미네이터를 쫓던 T-1000(로버트 패트릭)이 떠오르는
것은 정진영의 범상치 않은 연기력 덕분인 것 같다.


레옹다운 고독하고 신비스런 킬러를 기대하셨던 분이시라면 실망스런 부분이 있을 듯하다. 다소 과장된 웃음
연출이 보이기도 하였지만 장진 스타일의 개그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기막힌 사내들>, <간철리철진> 이후
그의 연출력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판단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상황을 재연하며 각기 다르게 움직이는 분할된 화면 안에서 인물들을 섬세하게 묘사한 기법과 하연이 나레이션으로
영화를 이끄는 부분이 인상적인 장진의 장편 3번째 작품 <킬러들의 수다>


네 명의 개성 강하고 코믹한 킬러를 등장시켜 어쩌면 킬러가 필요한 삭막한 세상을 우화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웃음 속에 칼이 있음을 ... 뼈가 있음을 코미디를 통해 보여주었다.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관객의 뒷모습에서 그들이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자신이 죽이고 싶어했던 이름
석자를 훌훌 털어 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


[여울] 01.10.7 ....... 흐르는 곡은 영화 삽입곡 "Bon Jovi - One wild night"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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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파치노  
우왓~ 넘 머찌네요~ ^^
1 이종완  
이거.....태그인가요?
1 전주용  
보면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물론 재미도 있구요 ^^
1 이민  
잼있을거에요...강력히 추천하고픈 영화^^ 나더 보러가야지....
6 신영일  
봤는데요...솔직히...재밌네여
1 윤두현  
웃긴다. 인간적인 킬러란 당신들 상상속에나 가능할 뿐이다. 더구나, '진정한' 킬러라고? 나는 이런 걸 개소리라고 부른다
1 윤두현  
당신들은 죽어도 인간적이고 진정한 킬러에게 죽으면 재밌을테고 마음이 따뜻해지겠나
1 윤두현  
난 영화의 이름으로 이런 불쉿들을 옹호하는 것을 반대한다.
1 여울  
윤두현님~~~"X소리"라~~~살아온 환경과 각자의 가치관과 인생관이 다르기에 어떤 영화를 보건간에 보는 느낌이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자신이 본 영화의 느낌을 남에게 억지로 불식시키고 싶지도 않구요..음..강요하고 싶지 않아요...각자의 느낌은 각자의 느낌대로 간직하고 그것을 나누는것이 우리가 영화를 보는 목적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