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영화감상평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G 김수미 6 3347 2
본지는 2주가 넘었는데..
이제야 쓰게 된다...

사연이라면 사연이지만...
이 영화를 같이 보았던 사람 때문인가...
왠지 영화를 보고 나서도....감상을 정리할 수가 없었다.
1년전 우연히 메일친구로 알게 되었고....사랑하게된 사람...
너무나 멀리 있어...우린 만난적도 없었지만...
메일과....편지와 전화로...
그게 전부 였다.

그러나...내가 그 사람을 신용하지 못하고....
내 옆에서 잘해주는 다른 사람을 오히려 믿고....
사랑한다고 맹세를 했던 그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본적도 없으니까....괜찮다고 생각하면서...
그 사람을 떠나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그 사람...미국에 홀로 공부하면서....나에게 기나긴 편지와 이야기를 홈페이지에 글로 적기 시작했다.
홈페이지에는 많은 사람들이 왔다 갔고...
그는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자신을 멀리하여도..
나를 사랑한다고....돌아오면 언제든지 그 자리에 있겠다고...

그리고...기나긴 시간이 흘러...
우린 힘겹게 만났다.
지난번 영화를 보던 날...
그 것이 우리의 첫 만남이였다.

나를 기다려준 그에게 감사하고.....어쩌면 그를 사랑하는데도...
단지 옆에 없다는 이유로...다른 사람에게 갔었던 나이기에...
그에게 돌아갈 수 없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많이 웃고...많이 울었다.
왠지 약간은 나를 닮은....그리고 그를 닮은 자화상이 그 곳에 있었기 때문에...
그냥 3류 코믹 영화라고 할 수도 있었지만...
사람마다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싶다.
재밌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연있는 사람들에게는 나름대로 아름다운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 또한....
이 영화에 대해서는 전과 같이 분석을 하지도....비평을 하지도 않았다.
다만...그냥 감상에 젖어 있었을 뿐이다.
아마도 한동안 이 영화를 떠올릴 때 마다...
아련하게 추억될 왠지 모를 슬픔과....자신의 과오가 두려워질 것 같아서....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보던 그의 눈에 맺혔던 눈물 때문에...더 가슴 아프게 기억될 것 같다.

그 사람의 이야기들이...
올 겨울 책으로 출판이 된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사랑이....

나 또한 영화속의 주인공처럼...
돌아갈 수 있을지...
돌아가고 싶지만...너무 먼 길을 온 것 같아서...

이제 3일 후면....우리가 처음으로 어설픈 영어 편지를 주고 받던 그 날이다.
생각하면 정말 사연도 많았는데....
그가 처음 보냈던 영어편지에 외국인이라고 생각하고...열심히 안되는 머리 굴려서 편지썼던 기억이 난다.
서로에게 하루에 3~4통의 메일과....
우체국에 가서 편지 붙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그 시간들...
전화를 붙잡고 밤을 새던 수많은 나날들...
..........................................
누군가 얼굴도 보지 않고...어떻게 사랑을 시작했냐고 한다면....
그건 글쎄....사랑을 안다면 알 수 있지 않을까....
하긴....나 또한 처음에 그 사랑을 믿지 못했으니까...
그랬다...사랑하지만...두려웠다.
얼굴도 모르고....실제로 본적도 없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이제 다시 공부하기 위해 떠난 그에게...
돌아오라고....사랑한다던 그에게....
이제 혼자이지만.....
그를 사랑한다고 돌아가고 싶다고 대답할 수 없었던 나의 마음을 담아서..
미안하다고...정말 미안하다고....
여기에라도 작은 자취를 남긴다.
그리고 그에게 대답은 안했지만..
그가 돌아오는 날까지....
그가 나에게 듣고 싶었던 대답처럼...
기다리겠다고....이렇게 혼자 말해본다.

기다릴께요.
지금까지 나를 기다려주었던 당신을 위해서...

우리의 사랑과 모든 것을 믿고 홀로 기다렸던 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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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유성훈  
영화보다..님의 사연이 더 감동적입니다..글구 영화 저도 참 잼있게 봤어요..정말 재미있게..^^
1 이병일  
사랑은...아름답지만은 않기때문에...
1 강병일  
윗 님 나랑 이름 같다.......방가~ ^^ ㅋㅋㅋ
G Rock  
수미님의 사연에 감동받았습니다.
1 배재현  
  사랑이라는 행복이 있다면 이별이라는 슬픔이 있는 법이랍니다.
1 신승호  
감동 그 자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