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그 새로운 누벨바그...

영화감상평

[메멘토]그 새로운 누벨바그...

1 박진영 10 2795 4
이미 많은 비평가들이 극찬을 하고, 또 한명의 천재감독이 나타났다라는 칭송은 무색해지리만큼 [메멘토]의 작품성은 널리 인정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독특하고 개성있는 영화와 또 한명의 천재감독을 이미 만난적이 있죠.
누벨바그의 선구자 '장뤽고다르'이후로 최고의 데뷔작이라고 불리우는 '쿠엔틴타란티노'감독의 [저수지의 개들('92년작)].

선댄스영화제에 데뷔했을때 전세계의 비평가들의 주목과 극찬을 받았던 [저수지의 개들]..

이 영화는 처음에 하릴없어 보이는 8명의 사내들이 레스토랑에서 농담을하고, 웨이트레스에게 팁을 줘야한다 말아야한다로 말다툼을 하다가 두목으로 보이는 사람(Joe Cabot (로렌스 티어니 분)이 '이제 슬슬 나가볼까!'하는 대사와 함께 일원의 한명의 가슴속에서 총이 스쳐지나가듯 보여지면서 타이틀롤이 올라갑니다.

그후 우리는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영화의 후반부에나 있어야 될듯한 장면을 접하고,그후 갑자기 영화의 시간상 가장 처음이어야 할장면을 접하게 됩니다.
여기서 부터 관객들은 혼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그후 영화의 화면이 어두워질때마다 현재와 과거, 과거와 회상, 현재와 회상..이렇게 장면을 달리하면서 관객들은 잠시도 눈을 뗄수가 없게 됩니다.

한순간을 놓치면 이영화를 모르게되겠구나하는 조바심과 더이상 화면이 어두워지지말기를 바라는 기대심을 가지고 이영화를 다 보게 되었을때는 영화가 끝나고 나서야 이 영화의 내용을 알게될것입니다.

절대로 그렇게 복잡하지 않고 평범한 줄거리인데 우리가 이토록이영화에 열광하는 이유는 바로 그 복잡한 구성에 있습니다.
얼핏보면 지루해질수있는 내용들을 타란티노감독은 그만의 독특함과 개성으로 절대로 지루하지 않고 평범하지 않게 만들어버린것이죠.

타란티노 감독은 시간의 순행을 완전히 무시해버리고,마치 한편의 온전한 영화를 자기 마음대로 해체시켰다가 그 조각들을 퍼즐같이 여기저기 껴맞추어 놓은것처럼 복잡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영화를 다 보고나서 그것이 전혀 복잡하지 않고, 한올도 삐져나오지 않은 잘짜여진 스웨터처럼 편안하게 느낄수있습니다.
그 이유가 바로 타란티노 감독을 천재라고 부르는 이유인것이죠.

그가 컬트영화의 지존으로 불리우는 이유는 결코 화끈한 액션과 황홀한 로맨스가 없더라도, 바로 이런 평범함을 탈피하고 자신만의 특유의 필체로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내는 뉴웨이브의 물결을 만들어내는 데 있는것입니다.

그후 십여년이 지난 지금 저희는 또 하나의 느와르필름을 만났습니다.

[메멘토]..

저수지의 개들처럼 그렇게 명쾌하지는 않지만(이영화 정말 두번이상 봐야지 이해가 가던 영화더군요.레니가 된것처럼..ㅜ.ㅜ), 역시 관객들을 혼동시켜 영화에서 절대로 한눈을 팔지 못하게 하는 시간적 구성은 또한번 비평가들의 시선을 집중시켰습니다.

'크리스토퍼놀란' 감독도 우리관객들에게 시간의 순행을 무시해버린듯, 앞으로 이영화의 전개도 이럴것이라고 암시를 주는듯 폴라로이드사진의 화면은 점차 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사라져버립니다.
역시 영화는 우리에게 영화의 마지막장면 부터 보여주게됩니다.
그후 우리는 주인공 레니(가이피어스분)가 된듯 착각을 하게되죠. '아 저일이 일어나기 10분전에는 무슨일이 있었을까?'하는 물음을 관객자신에게 던지게 합니다.
관객은 레니와 동화가 된듯 불안함을 가지고 단지 10분의 단서밖에 볼수없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그 10분전의 환경을 볼수가 있습니다.
감독은 우리에게 10분전의 상황을 다시 10분동안 보여주는 것이죠. 관객이 그 10분을 보는 동안 다시 우리는 그안의 레니와 동화되어 10분전의 상황을 잊어버리게 될때쯤,10분의 마지막장면에서 다시 감독은 연결고리를 던져주는 것이죠.

스티븐소더버그감독이 트래픽에서 장소마다 색을 달리하면서 보여준 것과 같이 놀란감독은 컬러와 흑백의 대비를 이루어서 흑백화면이 나올때면 시간이 정상적으로 흐르게 만듭니다. 그리고는 끝부분에서 자연스럽게 컬러화면과 연결되는 뛰어난 연출을 보여주죠.

그가 아내를 인슐린 과다투여로 죽게 할때에도-여기서 화면은 잠시 그가 아내의 허벅지를 꼬집어서 아내가 비명지르는것과 주사기로 찔러서 아파하는것을 교차시킵니다.
그리고 정신병원에 앉아있는 새미의 모습이 레니의 모습과 잠깐 교차되게 보여주죠.그것은 그의 아내가 강간을 당해서 죽은것이 아니라 레니가 죽게 한것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그의 아내를 인슐린투여로 죽게 할때에는 레니의 몸에 문신이 없죠.

레니는 자신이 아내를 죽게 한것이 아니라는 거짓된 확신과 어쩌면 자신이 아내를 죽였을수도 있다는 진실의 혼동속에서 새미잰킨스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몸에 문신을 해서 자신을 정당화시키려고 합니다.

레니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환경적 측면이 있는 것이죠.
새미잰킨스를 정신감정할때 내린결론은 그는 충동적으로 반복해서 행동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레니도 충동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토록 찾아헤메던 '존에드워드게모'가 레니의 충동에 의해 단지 10분 만에 만들어진 기억이란 것은 굉장히 재미있는 설정입니다.

그런 레니의 단기기억상실증이란 환경을 이용해서 다드를 죽이는 나탈리나, 레니를 이용해서 지미를 죽게하고 돈을 벌려는 테디는 끊임없이 레니에게 왜곡된 진실들을 말해주지만-그러나 테디는 진심으로 레니를 도와주려는 마음도 있습니다-레니는 그것들을 자신을 정당화 시키면서 받아들여 결국 왜곡된 결론을 추리해내는 것이죠.

어쩌면 감독은 우리에게 우리자신들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이 모두다 진실인가를 묻는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에 레니가 '내자신에게 거짓말을 해서 행복해질수 있다면 난 뭐든지 할꺼야'라며 아내의 강간범을 테디로 결론지어버리고 죽이는 것은 기록에 의해서만 기억을 하는 레니의 왜곡된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죠.

사실과 기록, 기록과 기억, 훼손되고 왜곡된 기억들이 지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하는것인가, 우리가 기억하고있는 것들은 모두 사실이며 진실인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게 하는것은 과연 우리가 행복하기 위한 이기적인 조건에 지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해보며 메멘토를 추천합니다.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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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bon2  
타란티노의 숨겨진 영화..True Romence를 아십니까?
1 조립공  
각본을 그가 썼지요.  멋진 배우들 득실대는 ^^
1 조립공  
트루 로맨스,  이 영화의 한국판을 아십니까?
1 조립공  
권해효, 박광정, 이호성, 김학철, 명계남, 이경영이 나옵니다.
1 조립공  
트루로맨스 코믹판이라고 해야겠네요.. ^^;;
1 조립공  
전 이영화가 흥행을 못한 이유를 모르겠더군요. ^^
1 정경훈  
토니스코트가 감독이였죠... 재밌는영화.
1 조립공  
아.. 그 한국영화는 "진짜 사나이" 입니다. 강추
1 김현진  
트루로맨스.. 어릴때 보고 이게 먼 영화지? 그랬는데 다시 보니 정말 괜찮은 영화더군요.. 타란티노...
1 bon2  
트루로맨스도 흥행은그저그랬죠..^^..전고2때극장에혼자가서보고느낀짜릿함이아직까지느껴집니다. 영화도좋았지만 음악또한뺄수없는영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