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 Boys II 전작하고는 다르다. 그러나...

영화감상평

Bad Boys II 전작하고는 다르다. 그러나...

1 치우천황 0 1897 0
익히 알려진 영화의 속편들이 연달아 개봉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데뷰작인 Bad Boys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감독 마이클 베이에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더구나 몸값이 엄청 올라간 마틴 로렌스와 윌 스미스의 시간을 조절하는 것도 골치아픈 일이었을테고 말이다.

아무튼 멍청한 연작 - 아마겟돈과 진주만으로 테크니션 이상의 욕심을 부리면 안된다는 것을 증명한 마이클 베이가 다시 본래 판으로 돌아온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렇다면 무려 8년만에 만들어진 이번 속편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우선 흥미로운 것은 전작하고 이야기상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점이다.

기본 줄거리야 마약전담 형사인만큼 이번에도 역시 마약판매범을 잡는 내용이지만 주인공이 같을 뿐 그 이상의 개연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즉 전작의 내용을 연상시키는 부분도 없고 패러디 비슷한 부분도 없는데 이는 관객들의 기억력 - 전편의 세세한 부분까지 기억하지 못할거라는 판단 때문인 듯 하다.

이는 아예 전작하고 이음새를 끊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면에서 Bad Boys 2는 그리 나쁘지 않다.

액션이 펼쳐지는 장소나 방식에서는 그다지 새롭지 않지만 감독 특유의 현란함과 속도감은 제대로 살아있는 듯 하다.

특히 자동차 추격씬은 CG로 다듬은게 아닌 실제 차를 박살내며 찍었다는데 두 형사의 차, 다른 경찰차, 마커스의 여동생 시드 그리고 범인의 차를 교차하며 짧은 호흡의 컷으로 담아내었다.

그럼에 따라 매우 감각적이고 사실적인 액션 시퀀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적인 면의 강조는 색다른 부분에서도 나타나는데 몇몇 장면에서 잔인한 묘사 - 실제적인 현상이라는 면에서 전작과 분명한 차이점으로 작용한다.

마약을 시체의 몸속에 숨기려한 마약범 타피아의 증거를 잡기위해 마커스와 마이크가 뱃속을 뒤지는 장면이나 총격장면에서 피가 튀는 것의 세밀한 묘사가 그러한 부분들이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이 영화의 장점은 딱 거기까지라는 점이다.

머리굴릴 필요없는 액션영화니까 시원하게 때려 부숴주면 다 아니냐고 하면 할말 없지만 이야기구조가 너무 단순하다.

몸값이 왕창 올라간 두 배우의 쇼맨쉽을 보여주기에도 바빠서인지 몰라도 두 배우외의 인물들은 그저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 심지어는 막판에 쿠바까지 가서 시드를 구해오려는 두 형사의 미친 짓에 껴들어 폼잡는데 희생된다.

FBI도 아니고 일개 마이애미 경찰 둘이서 마약범 잡는답시고 딴 나라에 쳐들어가 총질이라..

이런 말도 안되는 플롯을 정신없는 액션으로 다 메꾸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해 보인다.

영화의 장면중에서 차로 언덕의 주택가를 초토화시키며 내려오는 장면이 있는데 성룡의 영화 폴리스스토리 2편 구룡의 눈에도 같은 장면이 나온다.

폴리스 스토리를 마이클 베이가 봤는지는 모르지만 여기에서 성룡은 범인을 잡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무지막지한 경찰인데 Bad Boys 2의 두 형사들 역시 상태가 비슷하다.

이는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 뭐 그냥 그렇다는 이야기다.

아무튼 지금까지 만든 영화가 열 손가락도 안되는 마이클 베이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액션을 연출하는 재능만큼 다른 부분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롤랜드 에머리히나 얀 드봉같은.. 닭머리같은 시나리오와 매끈한 CG범벅의 불협화음 영화를 만들어내는 감독들과 구분이 지어지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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