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라인...

영화감상평

스카이라인...

22 박해원 4 7950 0
신선한 듯 하면서 익숙한 영화였습니다. CG와 연출, 사운드 이펙트의 강렬함은 말할 것도 없이
경이롭지만 어디서 본 듯한 요소들로 똘똘 뭉쳐 있다는 것도 느껴지네요. 콘텐츠가 떨어져가고
수많은 영화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왔기 때문이겠지만 이 영화의 익숙함은 21세기형 전개 방식을
따르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덕분에 최신 기술과 가공되지 않은 날것을 함께 느낄 수 있었죠.

이 막강한 무기인 CG와 특수효과를 얘기하자면, 게임 끝입니다. 너무 자연스럽고 유연한 CG의
향연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한가득 화면을 채우더군요. 카메라는 쉴 세 없이 돌아가고 외계
생명체들의 움직임은 덕분에 사실성을 더해갔습니다. 특히 잔인성을 푸른 빛으로 가리고 소름과
오한으로 대체한 연출은 썩 참신하고 색깔 있었습니다.

문제는 전체적인 전개에 있는데요. 꽤 지루할 법한 초반에는 와이드샷을 종종 잡으면서 턱 트인
시야를 제공하더니 외계 공습이 시작되니까 등장 인물들의 폐쇄적이고 밀폐된 시각으로 탈바꿈
합니다. 긴장감과 심리적 압박감을 노렸겠지만 개인적으로 답답함과 속박감을 더 느꼈습니다.
1인칭 시점인 '클로버필드'도 아니고 말이지요. 거기다 종종 흐름이 끊겨서 몰입감도 흐려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개 망상이나 상황에 안맞는 로맨스가 주를 이루기 때문에 상반된 분위기
조성으로 인한 기대감 증폭에는 별로 기여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속편을 일찍이 염두해두고
작업을 해서인지 영화 자체가 모호합니다. 소재가 외계 침공이라는 이유로 확실성은 저 너머에
있고 관객들에게 이렇다 할 설명을 안해줍니다. 상상력을 동원해서 간접적으로 캐치해야겠지요.
이렇게 날것의 단점이 꽤 보이지만 그만큼 간단한 스토리라인이라는 장점만은 지니고 있습니다.
ㅋㅋ

괴물들의 괴성이나 촉수 소리같은 효과음은 소름이 끼쳤지만 음악의 활용에선 좀 애매했습니다.
클럽풍이나 락비트의 음악이 주를 이루었는데도 불구하고 밋밋하거나 지루할 수 있는 영상들을
채우는 데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그 결과 비중이 작건 크건 음악이 쭉 유지됐죠. 정적의 미가
느껴진 장면이 중간에 슬로우 모션 한번뿐이라는 게 안타깝네요.

부족한 것도 많고 어색하거나 무딘 느낌이 있지만 쏠쏠한 재미와 함께 후속편을 기다려볼 만한
영화입니다. 분명 불분명함을 여운으로 승화시키기엔 영화의 전개상 무리가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후속편에서 연출은 유지하되 만족할 만한 정보 제공으로 만회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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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홍성원  
소중한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1 해소년  
나름 만족하면서 본영화이지만, 날카로운 감상평에 한표 올립니다.~
1 wonnuri  
근래( 몇년이내)에 들어 이렇게 형편없는 영화는 첨이다 싶어 일부러 들러서 한자 남깁니다.
형편없는 배우들의 최악의 연기력..짜증나서 죽는줄 알았네요.그 정도의 cg는 이미 매트릭스3편에 가득차 있었습니다만, 어거지설정과 앤딩은 속편을 만들셈인지..쓔레기 같은 영화라는 갠적인 소견입니다.
10 파란하늘o  
속편은 좀더 나은 발전이 있겠져~~~